전국의사총연합은 SBS 8시 뉴스기사에 대해 비판하며 보험사들이 영수증만으로도 보험료를 지급하게 하거나, 일본처럼 발급서류 비용을 보험사가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성명을 냈다.
지난 12일 SBS 8시 뉴스는 입·퇴원확인서에 대해 “서민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20만 원 미만의 소액 보험금을 청구할 땐 서류 떼는 데 돈이 안 들도록 재작년 중반부터 시행된 제도”라고 설명하며 “푼돈 벌이 서류장사 꼼수나 부리는 병원의 행태에 환자들의 입맛은 씁쓸하다”고 의료계를 비난했다.
그러나 전의총은 제도에 대해 “지난 2010년 5월 보험금청구서류를 표준화·간소화하고, 청구절차를 개선해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고, 보험산업 이미지를 제고할 필요성에 따라 금융감독원 생명보험서비스국보험영업감독팀에서 마련한 ‘보험금 청구서류 간소화 방안’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간소화 방안에 대해 “20만원 이하의 보험금 청구 시에 병명이 기재된 입퇴원 확인서로 대체 가능하다고 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또 금융감독원의 ‘보험금 청구서류 간소화 방안’에 대해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첫 번째로 이 방안은 보험가입자의 권익과 보험사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하나의 방안에 불과하다는 것. 또 이 방안을 수립할 때 “금융감독원이 의료계와 아무런 협의도 거치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두 번째로 지적한 것은 원래 병명을 기재하지 않던 입퇴원 확인서나 통원확인서, 진료확인서, 소견서 등에 만약 병명을 기재한다면 이는 진단서와 동일한 법적인 효력을 발휘한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근거로 "문서의 명칭이 소견서로 돼 있더라도 그 내용이 의사가 진찰한 결과 알게 된 병명이나 치료기간 등의 건강상태를 증명하기 위해 작성된 것이라면 진단서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지난 2007년 서울고등법원의 판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또 “보험회사 등에서 진단서 발급비용 납부를 회피하기 위해 ‘소견서’ 발급을 요청하는 경우, 이는 ‘진단서’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 것이므로 일반 진단서 발급비용과 동일하게 청구할 수 있다”라고 밝힌 지난 2006년 4월 7일 보건복지부 의료정책팀 인터넷민원회신을 예로 들기도 했다.
세 번째는 금융감독원의 이 방안은 오로지 보험 소비자의 권익 보호와 보험사의 이미지 제고만 중요시한 반면, 실제 보험사 제출서류를 발급해야 하는 의사와 병원들의 입장은 전혀 반영하고 있지 않다“라고 성토했다.
또 민간 보험회사와 보험가입자 사이에서 병명이 기재된 서류를 요구하는 이유에 대해 “보험금 지급 또는 거절을 위해서, 즉 돈이 오고 가는 중요한 문제이고 이것을 증명해 주는 것이 바로 의사의 진단명이 기재된 서류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험회사로서 병명이 기재된 서류를 통해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사유가 있을 수도 있어 이는 곧 회사의 경제적 이득이 될 수 있고 환자 역시 병명이 기재된 서류 발급을 통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라며 “이처럼 환자와 보험회사의 경제적 이득이 발생할 수 있는 중요한 서류를 발급해달라고 하면서 ‘무료’로 해주기를 원하는 것은 무슨 심보인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보험사들이 진단명을 요구하는 것은 환자들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우려해서 라며 “의사들은 보험사와 어떤 계약도 맺은 것이 없는데 왜 의사들이 보험사의 업무 효율을 위해 무료 봉사해야 한단 말인가? 병원이 보험회사를 위한 무료 대서소에 불과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전의총은 보험사들에 대해 “진단명 수집을 위해 보험사 스스로가 확인해야할 업무를 가입자를 꼬드겨 부려먹고 그것도 부족해 의사-환자 간의 신뢰를 깨뜨려 진료결과에 악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서슴치 않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또 일본의 사례를 들며 “현재 일본 생보업계에서는 계약자가 보험금 청구 시 필요한 진단서 발급비용을 생보사들이 대신 부담하고 있다”라며 “여행자보험에 가입한 한 한국인이 일본에서 치료 받은 후 치료비 6000엔에 대한 보험금 청구를 하려고 우리나라에서처럼 서류발급을 요청해 6300엔이란 거금이 나왔는데 일본과 달리 본인이 발급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며 항의하는 글에서 보듯이, 한국 보험회사들은 의사들을 이용해 손 안대고 코를 푸는 영업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전의총은 “의사들은 보험사가 요구하는 진단명이 기재된 서류가 아니라면 기꺼이 저렴한 가격에 발급해줄 의향이 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보험사들이 진정 금감원의 ‘보험금 청구서류 간소화 방안’의 추진 의지에 충실하고자 한다면 “20만원 이하의 소액 청구금에 대해서는 영수증과 함께 진단명이 필요 없는 입·퇴원 확인서 또는 통원확인서만으로도 보험금을 지급해줘야 한다”라며 “일부 외국계 보험회사는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전의총은 뉴스에서 인터뷰한 보건복지부 의약정책국 서기관 역시 “현재 입·퇴원 확인서 등 의료기관에서 발급하는 각종 수수료에 대한 강제조항 법률적으로 없는 상황이다”라고 발언했음에도 불구하고, SBS 뉴스가 ”의술은 사라지고 푼돈 벌이 서류장사 꼼수나 부리는 병원의 행태에 환자들의 입맛은 씁쓸합니다“라고 일방적으로 의사들과 병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와 정정보도를 강력히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또 기사를 보도한 해당기자에 대해서도 “기자가 정말 국민들의 이익을 위한다고 한다면, 그리고 정말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자라면 소액 청구금에 대해서는 보험사들이 영수증만으로도 지급하게 하거나, 일본처럼 발급서류 비용을 보험사가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어야 한다”라고 지적하며 성명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