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위축된 영업환경 속에서도 매력을 갖춘 제품은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빛을 냈다.
출시 1년만에 리딩품목으로 자리매김하거나 시장에 선보인지 6개월 밖에 되지 않은 제품이 블록버스터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들의 특징은 간단하다. ‘좋은’ 제품을 그간 쌓아온 영업노하우를 바탕으로 단기간 내 시장에 안착시켰다는 점이다.
◆올해의 오리지널-베링거인겔하임·릴리 ‘트라젠타’
베링거인겔하임, 릴리, 유한양행이 손잡고 시장에 야심차게 내놓은 ‘트라젠타’는 국내사가 다국적사의 품목을 도입해 성공한 또 다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자누비아’와 ‘가브스’가 버티고 있는 DPP-4억제제 시장에서 트라젠타는 발매 3개월만에 월 처방액 10억원을 돌파하며 수직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매출은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트라젠타의 성공적인 시장진입에는 유한양행의 영업력이 한 몫 했다. 앞서 베링거인겔하임의 ‘트윈스타’를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성장시킨 저력을 재차 입증한 셈이다.
트라젠타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트라젠타’의 성공을 위해 국내 시장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차별화된 영업능력을 쏟아 붓겠다. 이번 베링거, 릴리, 유한의 제휴가 잘 됐다는 평가를 분명히 받아내겠다”고 자신했던 김윤섭 사장의 의지도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트라젠타는 국내 발매된 DPP-4 억제제 중 유일하게 1일 1회, 5mg 단일 용량으로 신기능, 간기능에 따른 용량조절이 없이 처방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처럼 제품력과 영업력을 갖춘 트라젠타가 내년 목표 매출액인 300억원도 돌파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올해의 개량신약-한림제약 ‘리세넥스엠’
개량신약 가운데는 한림제약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월 1회 복용’ 비스포스포네이트-비타민D 복합제 ‘리세넥스엠’의 성장이 주목된다.
기존 골다공증치료제 제품들이 매일복용 및 주 1회 복용제제였다는 점과 비교하면 리세넥스엠은 복약편의성 측면에서 강점을 갖는다. 또 ‘비타민D보강’을 통해 약물순응도면에서도 차별화를 내세우고 있다.
제품력을 바탕으로 한림제약은 올 한해 병원부문에서만 1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반기부터 출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빠른 속도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한림제약 관계자는 “골다공증치료제 분야에서 그간 쌓아온 영업노하우를 통해 앞으로도 안정적인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며 “내년에는 병원부문에서 올해 매출의 3배 이상인 30~4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리세넥스엠은 코마케팅을 통해 한미약품에서 ‘리도넬디’라는 브랜드로도 판매되고 있다. 한림제약은 주요 대학병원 및 100병상 이상의 병원 중심으로, 한미약품은 100병상 미만의 병·의원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올해의 천연물신약-안국약품 ‘시네츄라’
지난해 10월 출시된 후 1년 만에 시장 선두를 차지한 안국약품의 ‘시네츄라’는 최근 가장 화려하게 데뷔한 제품으로 꼽힌다.
시네츄라의 3분기 누적 처방액은 약 248억원으로 집계됐다. 계절적 영향을 많이 받는 진해거담제 시장의 특성상 비성수기인 3분기를 지나 4분기에는 처방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올해 매출액은 400~4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3년 안에 진해거담제 시장(2300억원 규모) 20% 이상을 점유하겠다던 안국약품의 목표가 출시 1년여만에 이뤄진 셈이다.
시네츄라는 황련과 아이비엽에서 추출한 유효성분 조합의 천연물신약으로, 국내 6개 종합병원에서 급성상기도감염 및 만성염증성 기관지염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결과 아이비엽 단일제제 대비 동등 이상의 효과를 나타냈다.
안국약품 관계자는 “제품의 효과가 우수하다는 점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며 “까다로운 호흡기분야 의사들에게 안전성이 입증된 효과를 제시했던 점이 매력을 끄는 강력한 무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의 제네릭-한미약품 ‘팔팔정’
치열한 전쟁이 예고됐던 비아그라 제네릭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 한미약품의 ‘팔팔정’은 올해 가장 주목받은 제네릭으로 손색없는 실적을 보였다.
팔팔정의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은 IMS데이터를 기준으로 200억원에 이른다. 다만 이 수치는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물량 전체가 포함된다는 점에서 증권가 및 관련업계는 실제 올해 매출액을 이보다 적은 120억원 가량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시장에서의 뜨거운 반응이 반영됐다고 보여진다. 당초 올해 매출 목표였던 100억원대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팔팔정의 우위 선점은 비아그라 대비 1/5 수준의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출시 초기부터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폈던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한미약품은 용량(100/50/25mg), 제형(정제/츄정), 포장규격(30T/24T/8T/4T) 등 단기간 내 ‘팔팔’의 다양한 제품라인을 선보이면서 환자 특성별 맞춤형 처방이 가능토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