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들은 다 예상했던 것들이다. 후회는 없다”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이 의협 회장으로 취임한 지난 2012년을 돌아보며 담담하게 자신의 심정을 밝혔다.
12일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신년하례식에 내빈으로 참석한 노환규 회장은 “의협은 포괄수가제 도입을 밀어붙인 정부에 반발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탈퇴했지만 현재는 정부와 대화를 통해 관계를 개선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2012년을 돌아보며 “항상 최선을 다했지만 최고의 선택을 했는지는 의문이다. 후회는 없다. 사실 모든 일들은 계획된 일이었고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성과 역시 충분히 예상했던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 회장은 포괄수가제 도입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아쉬움이 남는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나타냈다.
그렇지만 곧 이어 “다만 의료계를 무시한 정부정책은 어떠한 경우라도 성공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정부에 전달한 것에는 만족한다”며 “이에 따라 현재 의료계는 이전보다 좀 더 격상된 위치에서 정부와 대화할 수 있게 됐다”고 새로워진 의정관계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2012년 분만차등수가제 인상, 태아수축검사 수가산정, 고위험 산모 가산제, 마취 초빙료 현실화 등 역사상 최대의 성과를 이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산부인과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산부인과가 이룩한 결실은 크게 축하할 일”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 완전한 정상화가 된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 사회에서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여전히 큰 문제”라고 어쩔 수 없는 한계를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현재 모성사망률은 지난 2007년에 비해 두 배로 증가했다. 이에 노 회장은 “경제는 점점 발전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모성사망률은 오히려 두 배로 늘어났다는 것에 대해 정부는 크게 반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현명한 정치인은 불행이 닥치기 전에 예방하는 정치인이다. 그러나 현명하지 못한 정치인은 불행이 닥친 후에나 미봉책을 내놓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산부인과 현실에 대해 의사들도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동안 의사들이 산부인과 정책에 있어 전문가로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2013년에는 의사들이 모든 자원을 결집시켜 전문가들로서의 의견을 관철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대한의사협회가 좋은 의료정책을 만드는 의약중심단체로서 확고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