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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외상환자에 종합적 대응하는 '외상센터' 필요

김종대 이사장, 환자 발생에서 처치-재활까지 책임져야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종대 이사장이 독일의 외상치료전문병원을 견학하고 한국에 돌아와 우리나라도 독일처럼 ‘지역별 외상센터’ 건립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베를린 외상치료전문병원인 ‘Trauma Hospital Berline’을 견학하고 20일 돌아와 자신의 페이스북 홈페이지에 후기를 남겼다.

그에 따르면 ‘Trauma Hospital Berline’은 ‘산재전문병원’이면서, 병원에만 응급헬기를 두 대나 갖춘 ‘응급전문병원’이다. 외상환자는 주로 산재와 교통사고 등 응급상황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2대의 헬기가 2010년 한 해 동안 909번의 응급환자를 실어 날랐는데 이는 한 헬기 당 하루 2.5회 꼴이다.

‘Trauma Hospital Berline’은 외상환자의 수술 후 재활을 돕는 ‘재활전문병원’이기도 하다. 놀이 재활-목공예를 활용한 공작 재활-수영 등 스포츠 재활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늘 일산병원의 재활센터에 자부심이 있었지만 ‘Trauma Hospital Berline’은이보다 최소 5배 이상의 규모였다”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결론적으로 ‘Trauma Hospital Berline’은 외상환자의 발생(산재와 응급사고)-처치(수술ㆍ외상치료)-사후 관리(재활)를 책임지는 종합적인 대응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이사장에 따르면 독일에는 이러한 병원이 9개나 있어 독일 전역을 구역별로 담당하고 있다.

우수한 응급의료체계에 감탄한 김 이사장은 “우리나라도 지역별 ‘외상센터’ 건립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Trauma Hospital Berline’의 우수한 응급의료체계 뿐만 아니라 병원재정 운용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이사장에 따르면 ‘Trauma Hospital Berline’은 각각의 공공부분이 자신의 역할에 맞게 재원을 분담하고 있기 때문에 환자 본인 부담금이 거의 없는데도 지난 1997년 개원 이래 15년 동안 적자가 난 적이 한번도 없다.

병원 재정은 ▲보험자(질병금고)에서 받는 급여비 ▲산재보험 급여비 ▲응급의료기금 ▲베를린정부 보조금 ▲비정기적으로 특정장비구입 시 노동조합(우리로 말하면 한노총, 민노총)에서의 지원금 등 크게 5가지를 재원으로 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Trauma Hospital Berline’의 재정 분담 체계가 공공병원의 모델병원인 일산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건보공단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다.

매년 일산병원의 흑자ㆍ적자를 걱정해야 하고, 또 공단이 병원에 재정보조를 할 수 있는 것인지, 또 한다면 어떤 명분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해 ‘Trauma Hospital Berline’의 사례는 참고할 가치가 큰 것으로 보인다는 것.

한 가지 더 특이한 점이 있다면 ‘Trauma Hospital Berline’은 공공병원인데도 불구하고 기준 병실 또한 우리나라 민간병원에서도 볼 수 없는 2인실이다. 1인실도 있기는 하지만, 의사의 판단에 따라 사용하게 된다.

또 모든 환자는 간호사가 보호를 하고 우리처럼 간병인이 따로 있거나 환자 가족이 간병을 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환자 가족이 환자를 간병하기 위해 병원에서 자려면 호텔비 만큼의 돈을 지불해야 한다. ‘보호자 없는 병원’인 셈이다.

김 이사장은 “보호자 없는 병원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간호사가 많아야 하는데 ‘Trauma Hospital Berline’은 550병상 규모에 간호사는 700명이다”라고 전했다.

반면 일산병원은 754병상에 간호사가 500명이다. ‘Trauma Hospital Berline’은 일산병원에 비해 병상은 200병상 적고, 간호사는 200명이 많은 셈이다.

김 이사장은 여러 가지 면에서 ‘Trauma Hospital Berline’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며 좋은 서비스는 많은 비용을 전제로 한다고 강조했다.

‘Trauma Hospital Berline’과 같은 독일의 질 높은 보건의료 서비스를 위해 독일 국민들은 우리보다 많은 건강보험료를 지불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소득대비 건강보험료 비중은 5.8%인데 반해 독일 국민들은 15.5%의 보험료를 내고 있다.

김 이사장은 “재원 조달에 있어 공공이 각각의 역할에 맞게 부담하는 체계 등을 우리가 참고할 만하다”며 “향후 우리의 보건의료체계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좋은 사례 연구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건보공단 김종대 이사장은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5박7일 일정으로 독일과 스위스를 방문했다. 출장 중 국제사회보장협회(ISSA) 집행이사회에 참석해 주요 사업계획 및 정책을 의결하고, ‘Trauma Hospital Berline’을 방문하여 제도조사 및 시설견학을 한 것이다. 또 국제보건기구(WHO)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