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카레를 이용한 획기적인 유방암 예방법을 제시해 국내외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항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카레의 주성분 커큐민을 유관에 직접 주입하는 것으로 동물실험을 통해 암 예방 효과가 있음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가천대 길병원 외과(유방클리닉) 전용순 교수는 카레의 노란색을 나타내는 주성분 ‘커큐민’을 유방 내에 직접 투입해 유방암을 예방하는 새로운 방법을 4월 26~27일 개최된 제29차 한국유방암학회에서 발표했다.
전 교수는 ‘유방암 동물실험 모델에서 나노커큐민 유관내 주입을 통한 유방암 예방법-유방암 고위험군에 대한 화학예방법으로서의 의미’ 발표에서 동물실험을 통해 커큐민 및 나노커큐민(커큐민을 체내 흡수 및 분포가 쉬운 나노입자로 만든 형태)의 유관 내 주입이 유방암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음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실험은 발암물질 주사를 주입해 유방암 발생을 유도한 실험쥐를 대조군, 커큐민을 먹인 쥐(경구투여군), 커큐민 유관내 투여군, 나노커큐민 유관내 투여군 등 총 4군으로 나누어 관찰했는데 그 결과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대조군 실험쥐와 비교해 커큐민을 먹이거나 유관 투입한 쥐의 유방암 발생 빈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구투여군에 비해 유관내 투여군의 경우 약 20배 정도 투여용량을 감소시킬 수 있음을 관찰했다. 특히 나노커큐민 투여는 커큐민에 비해 종양의 크기가 유의미하게 작아지는 것도 확인했다.
즉 같은 유방암 예방 효과를 얻기 위해 커큐민을 섭취할 경우 유관내 투입하는 경우보다 20배 이상의 용량을 섭취해야 한다는 결과다.
그동안 커큐민은 암 예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단순히 섭취를 통해서는 체내 흡수 및 분포가 치료 농도에 미치지 못하는 단점을 갖고 있어서 실용화가 어려웠으나 이번 동물실험으로 커큐민을 나노입자로 바꿔 유관내로 주입해 유방암을 예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 교수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한 임상연구를 계획 중이다.
전용순 교수는 “유방암은 가족력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유방을 절제하거나 장기복용 시 부작용 우려가 큰 호르몬제를 먹는 방법은 추천할 만한 예방법이 아니었다”며 “자연에서 얻은 물질인 커큐민의 경우 부작용이 적어 임상시험을 통해 유방암 예방 효과가 있음이 입증된다면 획기적인 유방암 예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의 이 논문은 SCI급 국제학술지 Carcinogenesis 2012년도 11월호에 게재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