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구호개발 NGO 굿피플(회장 김창명)이 지난 7일(수)~8일(목) 양일간 강원도 윌리힐리 파크에서 ‘밀알 사랑의 캠프’에 참가하는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을 위한 사랑의 의료봉사를 펼쳤다.
이 날 굿피플 ‘사랑의 의료봉사’가 펼쳐진 ‘밀알 사랑의 캠프’에서는 지난 4월 7일(일) 발대식을 가진 굿피플의사회(회장 최경숙) 의료진 20여명이 의료봉사에 나서, 캠프에 참가하는 장애인과 비장애인들 670명을 대상으로 내과, 안과, 정형외과, 한방, 가정의학과, 치과 등 무료 진료를 펼쳤다.
‘밀알 사랑의 캠프’는 33회를, 함께 펼쳐진 굿피플 ‘사랑의 의료봉사’는 1,239차를 돌파했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로 연합할 수 있는 나눔의 장이 되었다.
이 날 치과, 한방과, 가정의학과 진료를 받은 신지은씨(여, 32세)는 “몸이 불편해서 병원에 가는 게 쉽지 않았는데, 오늘 굿피플 사랑의 의료봉사를 통해 치과 치료를 받을 수 있어서 좋아요”라고 말했다.
신지은씨는 18세 때 오토바이 사고로 머리를 다쳐 식물인간 판정을 받은 후 2년 후에 의식을 차렸지만, 고등학교 3년 간의 기억을 잃었다. 현재 뇌병변 장애 1급 판정을 받은 채 살아가고 있다.
그는 “그 동안 아팠던 곳들을 오늘 한꺼번에 진료받을 수 있는 것만 해도 감사한데, 앞으로 어떻게 몸을 관리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는지 정확히 알려줘서 더 좋아요. 내년에 또 만났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밀려드는 환자들을 한 명 한 명 보살피며 사랑의 인술을 펼치던 의료진 중에도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시각장애인 이종익 한의사다.
이종익 한의사는 3살 때 앓은 열병으로 시신경이 마비되어 시력을 잃었다.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는 한의사의 꿈을 가졌던 이종익 한의사는 비장애인들보다 훨씬 많은 노력이 필요했고, 인형 모형을 손 끝으로 만져가며 한방학을 배웠다.
한의사가 된 이후로 지난 26년 동안 무료 의료봉사를 펼쳐 왔으며, 11년 전부터는 1년에 한 달 씩 미용팀과 지압팀을 꾸려 전국 도서지역과 농어촌 지역을 방문해 자비량으로 봉사하고 있다.
이종익 한의사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아직도 장애인을 동정이나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분들도 많다”며 “그런 분들에게 ‘장애인도 할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의료 봉사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귀로 들을 수 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서 감사하다”며 “장애인들의 아픔을 치료할 수 있는 것도 감사하고, 특히 그들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는 것이 더욱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굿피플의사회 최경숙 회장은 “장애를 가진 분들은 대부분 거동이 불편하고 사회의 편견과 잘못된 시선 때문에 제때 치료받지 못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오늘 굿피플 사랑의 의료봉사를 통해 장애인들이 의료혜택과 더불어 마음의 상처까지 치료받을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사랑의 의료봉사’는 지난 1999년부터 실시해 온 굿피플의 대표적인 보건의료사업 중 하나로, 이동진료차량(일명 사봉이)을 이용해 국내 의료 혜택이 미치지 못하는 산간벽지의 독거노인과 조손 가정 및 외국인 근로자, 장애인, 노숙인들을 방문하여 매주 무료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1,238차 봉사횟수를 돌파했으며, 함께 참여한 의료인은 2만여명, 진료 횟수는 60만여건에 이른다. 지금까지 사봉이가 달려온 거리를 계산하면 무려 지구 다섯바퀴(20만km)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