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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대형병원 쏠림현상, 결국 환자에게 불이익”

노환규 의협회장, 의료계 전체 ‘동반성장’ 강조


“대형병원 쏠림현상은 환자에게도 이롭지 못하다. 중소병원과 대형병원, 그리고 의원급의료기관까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의료계 전체의 ‘동반성장’을 이뤄내야 한다.”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사진)이 동반성장연구소(이사장 정운찬 전 총리)가 주최하는 ‘제6회 동반성장 정기포럼’에 초청연자로 나서 동네의원에서도 제대로 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밝힌 대로 현재 동네의원과 대형병원의 격차는 심각하다.

연간 건강보험료 지출현황에 따르면, 지난 2002년 병원과 의원이 의료기관 분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50.69%, 49.31%로 비슷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격차가 벌어져 지난 2012년에는 각각 57.69%와 32.31%를 차지해 병원과 의원의 매출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노환규 회장은 “의료계에서도 양극화와 불공정한 경쟁의 문제가 심각하다”며 “타 산업분야에 비해 의료분야의 불공정한 경쟁이 더욱 심각한 것은 의료공급자 뿐만 아니라 국민의 피해를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의료기관 양극화 현상은 상급의료기관에 이르면 더욱 심각해진다. 의원급에서부터 상급종합병원까지 3만여 개에 이르는 전체 의료기관 중 불과 44개에 불과한 상급종합병원에 지급되는 비용이 전체의 23%를 차지한다.

특히 44개 상급종합병원 중에서도 빅5라고 일컬어지는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학교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5개 의료기관이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35%를 차지한다.

노 회장은 “이같은 의료기관 양극화 현상은 결국 의료인력 구조에도 영향을 미쳐 5개 한 해 수천 명의 간호사를 채용하는 5개 상위 상급종합병원과 대부분의 지방병원들은 간호사를 뽑지 못해 낮은 간호인력등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대형병원집중 현상이 초래하는 문제로 ▲일차의료기관(동네의원) 붕괴 ▲중소병원 및 지방병원의 도태 ▲의료접근성 저하 및 의료의 질 저하 ▲대형병원과 중소병원 및 병의원간 부익부빈익빈 현상 심화 ▲1,2차 병원에 비해 진료비가 비싼 상급종합병원 방문으로 인한 의료비 상승 등을 지적했다.

또 대형병원 집중현상과 의료기관 간 무한경쟁이 벌어지는 현재의 기형적인 의료구조가 탄생하게 된 원인에 대해 무엇보다 “잘못 설계된 원가이하의 낮은 의료수가와 대형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많이 볼수록 수익이 많이 발생하고 중증질환을 많이 볼수록 손실이 발생하는 비효율적인 건강보험제도 때문”이라고 밝혔다.

선택진료비와 차등수가제, 병상총량제 및 의료전달체계 강화정책 도입 거부 등 정부 정책의 실수도 지적했다.

특히 선택진료비에 대해서는 “낮은 의료수가를 보존할 수 있도록 병원에만 ‘일종의 편법’을 허용한 것”이라며 “이는 결국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해 환자의 부담으로 작용해 정작 중증질환이 생기면 환자의 본인부담이 크고 의료비 때문에 재정파탄에 빠지는 일이 늘어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노환규 회장은 의료계 동반성장을 위해 ▲건강보험료 적정 수준 인상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선택진료비 급여화 및 의원급의료기관 확대 ▲행위별 수가개선 ▲병원급의료기관 외래진료 억제책 도입 ▲상급병원 단순환자 비율 상한제 ▲재정지원 확대 ▲병원외래에 차등수가제 도입 ▲정부의 불필요한 규제 철폐 등을 제시했다.



노환규 회장의 강연이 끝나고는 권용진 서울시북부병원장의 논평이 이어졌다.

권용진 원장은 “사실 의료계는 상급종병부터 동네의원까지 다 어려우며 이는 결국 우리나라 산업전체의 어려움에서 비롯된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의료공급자들 스스로 분배규칙에 합의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무작정 의료에 대한 정부의 규제를 철폐하기 보다는 필요한 규제는 강화하고 불필요한 규제는 없애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며 “의료선진국의 경우에도 의료에 대한 규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며 필요에 따라서는 강력한 제재를 가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네의원의 질 관리도 잘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며 동반성장 지원을 위한 제도구축을 통해 국민들이 동네의원을 믿고 찾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권 원장은 “병원급의료기관은 인증제와 질관리 등이 잘 이루어지는데 동네의원은 아직까지 질관리를 시스템이 돼있지 않다”며 “동네의원도 만성질환자 진료는 상급종합병원보다 잘 본다고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의료수가 계약과 관련, 건정심구조에 대해서는 “계약당사자간 계약관계가 민주적 절차측면에서 상당히 후진적”이라고 지적했다.

권용진 원장은 특히 “모든 의사가 잘 살아야 한다는 주장은 동반성장이 될 수 없다”며 “의료계도 노동강도를 낮추고 의료의 질을 높이며 수익은 좀 덜 가져가는 시스템에 스스로 합의해 국민의 동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