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로서 안정된 삶보다는 장애인과 독거노인, 노숙인 등을 위해 의료봉사와 복지사업을 펼쳐온 ‘갈 곳 없는 이들의 벗’ 갈거리사랑촌 곽병은(남, 60세) 원장이 제25회 아산상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곽 원장은 지난 22년 동안 복지공동체 ‘갈거리사랑촌’을 운영하면서 장애인과 독거노인을 돌봐왔고, 무료급식소 ‘십시일반’과 ‘원주노숙인센터’ 등을 열어 노숙인들의 자립을 위해 앞장서왔다.
곽 원장은 “무척 큰 상이고, 상금도 2억원이나 돼서 놀랐다. 이런 상을 받을 만큼 일을 했나, 이 많은 돈을 어디에 쓰나, 두렵다. 한편으론 봉사의 꿈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기도 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하라는 지원과 격려로 받아들이고 있다. 수상금은 공적인 곳에 잘 사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오는 11월 25일(월) 오후 2시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내 아산생명과학연구원 1층 강당에서 제25회 아산상 시상식을 개최한다.
대상인 아산상을 비롯해 의료봉사상, 사회봉사상, 복지실천상, 자원봉사상, 청년봉사상, 재능나눔상, 효행가족상, 다문화가정상, 특별상 총 10개 부문에 대해 시상 한다.
대상인 아산상 수상 단체에는 상금 2억 원, 의료봉사상, 사회봉사상, 특별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억 원 등 27명(단체 포함)의 수상자에게 총 7억3천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올해로 25회째를 맞은 아산상은 1989년 재단 설립자인 아산(峨山) 정주영 초대 이사장의 뜻에 따라 불우한 이웃을 위해 헌신해왔거나 효행을 실천해온 개인이나 단체를 찾아 격려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의료봉사상에는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 전 세계 저개발 32개국에서 실명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에게 안과 수술로 시력을 되찾아준 국제실명구호단체 ‘비전케어(이사장 김동해)’가 선정됐다.
‘비전케어’는 저개발국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안과 의료봉사에 그치지 않고, 현지 안과 의료기반 구축 사업, 의료진 한국 초청교육 등을 통해 저개발국 시각장애인들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꿔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김동해 이사장은 “궁극적인 목표는 비전케어가 더 이상 봉사활동을 다닐 필요가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의료봉사에 그치지 않고, 현지 의사들을 훈련시키고 장비와 시설을 갖춰 자립하도록 돕고 있다. 하루 빨리 모두가 함께 보는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말했다.
사회봉사상에는 지난 23년간 외국인노동자, 결혼이주여성, 한센인의 대변인으로 그들의 복지향상과 인권보호 등 권익 향상을 위해 꾸준히 힘써온 이정호(남, 56세) 성공회 신부가 선정됐다.
남양주시외국인복지센터 관장을 맡고 있는 이정호 신부는 한센병 환자촌 ‘성생마을’의 사제로서 소외받은 한센인들을 보살폈고, ‘성생마을’ 안에 외국인노동자를 위한 ‘샬롬의 집’을 세워 운영하면서 그들의 인권, 노동권 향상을 위해 헌신해왔다.
이정호 신부는 “훌륭한 분들이 많을 텐데 상을 받게 되어서 부끄럽다. 1990년 이곳에 들어온 뒤 줄곧 약자들을 위해 살아온 데 대한 격려라고 생각한다. 성공회에서 말기암과 중증 치매환자를 위한 호스피스병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아산상 상금은 이곳에 사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특별상에는 ARS 모금방송으로는 국내 최초로 정규방송으로 편성되어 지난 16년간 장애인, 저소득층, 노인의 의료비, 생계비 등을 지원해 소외계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소액 기부문화 확산에 기여한 ‘사랑의 리퀘스트’가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