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의료지원단, 의협의료지원단 소식] 본지는 7일 스리랑카에서 진료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서울대병원 재해의료지원단 서길준단장과 인도네시아 아체지역에서 진료활동을 막 전개하려는 의협의료지원단 박윤선 의협기획실차장에게 각각 전화인터뷰를 통해 현지 진료상황 소식을 긴급 입수했다.
<스리랑카> 5일 서길준 단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현지 의사수가 너무 부족하다. 장비 역시 턱없이 부족해 제대로 진료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며 현지의 어려움을 전했다.
서 교수는 아직까지는 콜레라 등의 전염병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며 “언론에서 보도 된 것과는 달리 치안유지도 비교적 잘 되고 있고 안전에는 커다란 문제가 없다”고 밝혀 그간의 우려를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 했다.
서울대병원 재해의료지원단은 의사 11명과 간호사, 약사, 응급구조사 등 20명으로 구성, 30일 스리랑카에서도 피해가 심한 남부지역 마타라에 캠프를 차리고 매일 현장을 찾아다니며 진료를 하고 있다.
서단장은 지난 2일 아그라보디 사원에 텐트 2동을 설치해 첫 진료에 들어갔으며 이후 미리사 공공도서관, 위라바 승가대학 등으로 캠프를 옮기며 매일 350~470명에 이르는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장인 서길준 교수를 비롯한 의료진은 매일 밤 늦게까지 강행군을 펼치고 있지만 몰려드는 환자들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하루에 환자 30여명을 수술하고 있지만 일손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뼈에 금이 가거나 타박상을 입거나, 이재민수용소에서 병균에 감염되는 등 캠프를 찾은 환자들은 많지만 모두 돌보기에는 인력과 장비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영호 교수는 “갑작스런 재난으로 인해 외상 환자들이 많아 간이 수술실을 설치해 하루에 30여 명을 수술하는 강행군을 펼치고 있지만 밀려드는 환자를 모두 감당하기 어렵다”며 “재해의료지원단이 매일 이동하기 때문에 수술경과를 지켜볼 수 없고 특히 주변환경을 비롯한 수술환자들의 위생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심정을 전해왔다.
마음 같아서는 한곳에 머물러 환자를 깊이 있게 진료하고 싶지만 피해지역이 넓어 한 사람이라도 더 진료하기 위해서는 캠프를 옮겨야 한다고 했다.
정제현 간호사는 “큰 재난이 일어났고 아픈 몸에도 불구하고 이곳 사람들은 진료가 끝나면 ‘코리아 땡큐’하며 웃음을 건낸다. 불과 며칠이지만 친절한 이곳 사람들에게 정이 들었다. 빨리 피해가 복구되길 바란다”고 얘기했다.
정 간호사는 “스리랑카에 간다고 하니까 식구들을 비롯해 주변 사람들이 많이 걱정하고 나도 두려웠다. 하지만 이곳 진료가 시작되면서부터 너무나 많은 환자를 돌보느라 바쁘고 정신없어 그런 생각할 틈 없이 바쁘게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진해일이 남아시아 수만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곳곳을 폐허로 만든 가운데서도 스리랑카 콜롬보 남쪽의 갈레에 위치한 중앙병원에서는 신생아가 태어났다. 대자연의 재앙 속에서도 희망의 꽃은 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 희망의 꽃을 서울대병원 의료진들이 피워나가고 있다.
지원단은 11박 12일의 의료지원 활동을 마치고 10일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창환 기자 (chlee@medifonews.com)
2005-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