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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 공공의료 비중 낮더라도 집중지원해야”

<인터뷰>공공의학회 홍인표 이사장(전 NMC진료부원장)


“현재 우리나라 공공의료 비중이 약 7%밖에 안된다고 하지만 현 상황에서 7%만이라도 확실히 지원한다면 민간의료가 할 수 없는 공공의료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한공공의학회 홍인표 이사장(사진)은 최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립중앙의료원 진료부원장을 역임한 성형외과 전문의인 홍인표 이사장은 지난 11월 29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개최된 2013 대한공공의학회 정기총회에서도 제8대 이사장으로 선출되어 차기 공공의학회를 이끌어가게 됐다.

지난 12월 3일에는 서울시의사회와 한미약품이 공동제정한 제12회 한미 참의료인상을 선한의료포럼(이사장 박한성)과 함께 공동수상했다.

지난 1986년부터 지금까지 28년간 국립중앙의료원 성형외과에 재직하며 구순·구개열, 화상흉터,귀·손·발 기형 등으로 고통 받는 3000여명의 국내외 저소득층 어린이들에게 무료 수술을 진행하는 등 인술을 베풀어온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홍 박사는 지난해에도 공공의료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의사협회로부터 공직의사 봉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틈만 나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무료의료봉사에 나서는 것으로 유명한 홍인표 박사는 한미 참의료인상에서 받은 상금 1500만원 역시 무료의료봉사활동 자금으로 쓸 것이라고 밝혀 보는 이의 마음을 한층 더 훈훈하게 했다.

메디포뉴스는 “현재의 우리나라 의료의 7% 비중을 차지하는 공공의료라도 확실히 키워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는 홍인표 박사가 진료하고 있는 국립중앙의료원을 찾아 공공의료에 대한 그의 생각과 비전을 들어봤다.

최근 한미참의료인상 수상을 축하드린다. 수상배경에 대해 설명해달라.
사실 지난해에 이미 수상 후보로 선정돼 그동안의 무료봉사 활동 내역을 보내달라고 연락이 왔다. 그러나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감 이틀을 남겨놓고 일부 실적만 제출해서 그런지 선정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올해 취합이 정확히 되어서 그동안의 무료의료봉사 실적 등이 인정되어 수상자로 선정된 것 같다.

최근 공공의학회 차원에서도 의료봉사를 다녀오지 않았나?
지난 9월에 몽골 아르항가이를 다녀왔다.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9시간이나 떨어진 지역으로 국립병원에서 의료봉사를 진행했는데 현지 사정이 매우 열악해 병원 입원실에 임시로 꾸린 숙소도 더운물이 나오지 않았고 변기도 깨져있었다.

한미의료인상 상금을 또다시 의료봉사에 쓸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안다.
그렇다. 중국으로 의료봉사를 한번 가는데 보통 2700만원 정도 드는데 이를 충당하기가 매번 어렵다. 무료진료를 하는 회원들도 각각 어느 정도 회비를 부담해 봉사를 떠난다. 사실 원래 상금은 3000만원인데 이번에 공동수상하면서 반으로 깍였다. 그래서 조금 아쉬운 면도 있다.

중국에서 무료의료봉사를 하는데 특별히 어려움은 없었나?
구순구개열(일명 언청이)수술을 위해 지난 1998년까지는 보건복지부로부터 매년 2700-3000만원 정도를 사회복지기금으로 지원받아 전국 보건소에도 공문을 돌려 진행했다.

그러나 1998년 후반부터 지방자치제가 도입되면서 복지부로부터 사회복지기금 지원이 중단되고 환자들이 무료로 수술을 받을 수 없게되자 더 이상 국립의료원을 찾지 않게 됐고 각 지자체 지원으로 해결하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 동포들이 살고 있는 중국 동북 3성 쪽으로 눈을 돌려 중국 심양시 심양구강병원에서 부터 무료수술을 시작하게 되었다.

2004년부터는 (사)한중문화경제교류회의 지원을 받아 진행했으며 5일간 20명의 언청이 어린이들을 수술했다.

매번 수술 시 현지 병원의 병실료, 마취,주사, 투약,식사비 등으로 2700만원이 소요되었는데, 입술갈립증은 100일 때, 입천정갈림증은 돌 때 수술하게 되므로 아기들에 대한 전신마취의 위험성이 늘 상존하여 중국정부와 긴밀한 협조하에 수술을 진행했다.

국립의료원은 NATIONAL MEDICAL CENTER 라고 영문표기하여 중국 정부에서도 대한민국이 보증하는 국가병원으로 크게 신뢰했다.

중국에서 주로 어느 사람들이 구순구개열 수술 대상이 되나
사실 조선족 동포는 많이 없고 한족이 많아지는 추세다. 구순구개열은 사실 영양이 부족해 생기는 후진국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조선족이 중국에서는 비교적 잘 살고 영양상태가 좋기 때문이다.

현재도 봉사계획이 잡혀있나?
일단 내년 3월에서 5월 중 라오스로 떠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오는 12월 18일부터 22일까지 라오스 비엔타인으로 신영성 (사)한국다문화연대 이사장, 이장호 행복한 사과나무 회장, 국립중앙의료원 산부인과 정의식 과장 등 6명이 함께 답사에 나설 계획이며 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각각 일정액을 부담해 떠난다.

현재처럼 공공의료기관 관계자뿐만 아니라 민간의료기관 관계자도 공공의학회 회원이 될 수 있도록 학회 정관을 개정할 것이라고 공약한 것으로 안다.
지난해 초 공공의료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민간의료기관도 공공의료를 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국공립병원이나 보건소 관계자 뿐만아니라 공공의료를 하고 싶은 사람은 모두 회원으로 받자고 제안했다. 사실 도티병원이나 녹색병원처럼 공공병원보다 더 공공의료를 열심히 잘 하는 민간병원들도 많지 않은가?

공공의학회 회원 구성은 어떻게 되나?
학회의 총구성원은 1만5545명 정도이나 등록회원은 850명 정도된다. 국공립병원 회원들이 가장 많고 보건소 회원들도 포함된다. 공중보건의도 있지만 잘 알다시피 신분특성상 활동의 연속성을 보장하기는 어렵다.

사실 이사장이 되고 나서 회원정보를 파악하려 하다보니 제대로 정리되지 않아 곧 정리작업에 들어가려 한다. 공중보건의는 이미 복무가 끝나 연결이 안되고 보건소장이 정년퇴임한 경우도 있으며 각자 휴대폰 번호도 바뀌어 연결이 안되는 경우가 많았다.

춘계학술대회 2학점, 추계학술대회 6학점으로 학술대회에 총 8학점이 부여되는데 등록비가 춘계에는 1만원, 추계에는 2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 앞으로 등록만 하고 오지 않는 회원들 현황을 파악하고 평생회비, 연회비, 학회등록비를 받을 예정이다.

사실 의협에서 많이 도와준다. 일년에 1800만원 정도 지원해주는데 올해는 의협도 회비가 잘 걷히지 않아 1260만원으로 지원액이 줄었다. 그러면서도 질 높은 연자를 학술대회에 초청해 연제비를 주고 학회책자도 만들고 나면 항상 학회운영은 적자다. 그래서 회비를 처음으로 받아 재정난을 일부라도 타계하려 하는 것이다.

이사장을 연임하게 됐는데?
공공의료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한 번 더 이사장직을 맡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회칙개정 등 중요한 과제들을 마무리 짓겠다고 사람들을 설득했다. 현재 회칙상 이사장 2년을 하면 회장을 2년 하도록 돼있는데 이 역시 회칙을 개정해 이사장을 한 사람은 회장을 할 수 없도록 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공공의료의 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앞으로 공공의료는 민간병원이 할 수 없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사실 민간의료병원이 공공의료를 더 많이 하고 있어 공공의료에 민간병원의 참여를 제한할 필요는 없다.

최근 학술대회에서 지방의료원은 왜 다 변두리에 위치해 있냐는 말도 나왔다. 내가 몸담고 있는 국립중앙의료원도 지금은 서울 중심에 있지만 곧 원지동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행려환자나 저소득 계층의 접근성이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개선해야 한다고 적극 주장 했다.

민간에서 못하는 것을 공공의료가 해야 한다. 지금처럼 행려자 노숙자만 보면서 공공의료라고 하면 안된다. 감염병 치매, 노인요양, 희귀난치성질환, 호스피스 등은 당장 돈이 되지 않더라도 치료할 수 있는 길을 공공의료가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래야 갑작스런 비상사태에 대비할 수 있다. 착한 적자라고 할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인정하고 의사, 간호사를 구하지 못하는 지방의료원들도 확실히 지원해줘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는 대부분이 민간의료로 공공의료 비중은 단 7%를 차지한다. 공공의료의 비중을 무조건 늘릴 수도 없는 상황이니 지금 있는 7%만이라도 확실히 키워주면 공공의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