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원협회(회장 윤용선 이하 의원협회)가 65세 이상 노인 외래본인부담 정액제를 개선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노인 외래본인부담 정액제는 65세 이상 노인이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외래진료 시, 총 진료비가 1만5000원 이하면 1500원을, 이를 초과할 경우는 총진료비의 30%를(정률제) 본인부담금으로 내도록 하는 제도이다.
의원협회는 65세 이상 정액제에 대해 “그동안 노인층의 외래진료비를 경감시켜 의료이용의 접근성을 강화하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진료수가가 소폭 인상되어 왔던 것에 반해 정액구간 상한액은 13년 동안 1만5000원으로 동결된 것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의원협회는 “지난 2001년 7월 정액구간 상한액이 1만5000원으로 조정된 이후 전혀 변동이 없어, 갈수록 어르신들의 본인부담금이 비싸지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정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민주당 최동익 의원실에서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외래진료 총진료비가 1만5000원을 초과한 65세 이상 노인은 지난 2008년 340만 명에서 2012년 430만 명으로 26.5%나 증가했다.
2014년 진료수가는 3% 인상됐다. 초진료는 전년보다 390원 오른 1만3580원, 재진료는 270원 오른 9700원으로 책정됨에 따라 초진 진료 후 주사를 처방하거나 재진 후 물리치료만 시행해도 본인부담금이 4,500원 이상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의원협회는 작년과 비교해 별다른 의료행위의 변화 없이 본인부담금이 1500원에서 4500원 이상으로 3배 이상 많아지므로 어르신들이 마치 의사들이 폭리를 취하는 양 오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원협회는 “어르신들 입장에서는 노인정액제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2014년 새해들어 전국의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어르신들과의 마찰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환자들이 의사들을 날도둑 취급한다거나, 진료비를 접수실에 던지고 나가거나, 심지어는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1500원만 지불하고 간다는 등 회원들의 민원이 의원협회에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다.
일부 의사들은 이러한 항의에 지쳐 총액을 1만5000원 이하로 맞추기 위해 주사나 물리치료를 무료로 시행하거나, 아예 필수적인 처방을 줄이거나, 또는 불법인줄 알면서도 본인부담금 자체를 감면하기도 하는 실정이다.
의원협회는 “환자들을 치료하는 병원에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모든 원인은 자와 의사가 싸우도록 이간질하고 정작 자신들은 뒤로 빠지는 정부 탓”이라고 말했다.
의료계가 수년 동안 정액제 문제점 개선을 요구했음에도 이를 외면하고 보험자와 피보험자와의 마찰을 교묘하게 공급자에게 돌렸다는 것.
의원협회는 13년 동안 변하지 않은 정액제로 인해 비싸진 본인부담금으로 의사-환자 간의 신뢰관계를 회복불능상태로 파괴시켜 제대로 된 치료를 불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비싼 본인부담금으로 경제력이 취약한 어르신들의 의료이용을 억제시키고 의료의 접근성과 형평성을 악화시켜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게 해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유발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원협회는 65세 이상 정액제에 대해 “정부의 어르신들을 홀대하는 대표적인 의료정책으로 소액진료 내에서 충분하지 못한 진료로 인한 어르신들의 추가적인 외래방문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의사 입장에서도 되도록 상한액을 넘지 않도록 투약이나 검사, 처치 등을 기피하게 되는 등 의료이용의 왜곡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의원협회는 정부에 대해 “정액구간을 확대하던, 정률제로 전환하던 65세 이상 정액제를 즉각 개선할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또 “지금이라도 당장 전국의 어르신들에게 총 진료비가 1만5000원을 초과하면 본인부담금이 3배 이상 비싸진다는 점을 널리 홍보하라”고 촉구했다.
의원협회는 정부에 대해 “이 같은 요구에 불응한다면 정부의 무책임한 정책에 의해 본인부담금이 인상됐다는 것을 어르신들에게 알리고 환자들이 직접 정부에 항의하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노인 복지를 주장하며 출범한 현 정부가, 의사와 어르신들이 싸우게 만드는 후진적 제도에 기대어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행태를 보인다면 이는 반드시 비판받아야 할 것”이라며 “의사들은 어르신들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