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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우리는 다시 진주의료원으로 돌아가고 싶다”

진주의료원 강제 퇴원 환자·유가족 기자회견


진주의료원 폐업으로 인해 강제 퇴원한 환자와 유가족이 9일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진주의료원을 강제 폐업한지 1년이 넘은 상황. 그 동안 보건노조와 경남도민을 비롯해 시민단체들이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강력하게 요구했으나, 경남도는 여전히 묵묵부답인 상황이다. 이에 진주의료원에서 강제 퇴원 당한 환자와 유가족들이 직접 자신들의 입장을 표명했다.

<기자회견 전문>
진주의료원만이 유일하게 몸을 의탁할 수 있는 병원 이었던 환자와 가족들에게 진주의료원 폐업은 지금도 믿기 힘든 일입니다.

한 해 동안 진주의료원을 이용했던 20만 명의 환자 중 3만 명이 얼마 전 언론에도 보도되었던 ‘돈 안되어 병원에서 잘 받아주지 않는 환자’인 ‘의료 급여환자’라는 통계가 아니더라도 진주의료원에 입원 해 있던 환자들은 다른 병원에서 받아주지 않거나 받아주어도 병원비가 너무 비싸 가기 어려웠던 환자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환자들에게 공공병원인 진주의료원은 몸을 의지할 수 있는 ‘기댈 곳’ 이었습니다. 그런데 홍준표 도지사의 말 한마디에 환자를 강제로 내보내기 위해 약품 공급을 끊어버리고, 의사 계약도 해지하고, 공무원을 동원해 퇴원을 강요하던 그 때의 불안함은 지금도 가슴 떨리는 일입니다.

그 불안과 두려움은 결국 40여명의 환자가 돌아가시는 것으로 나타났고 국가 인권위원회에서는 그 과정을 명백한 인권침해로 결론 내렸습니다. 그리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과 국회까지 나서서 진주의료원을 재개원 하라고 했고 우리는 다시 진주 의료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지내왔습니다.

하지만 홍준표 지사는 진주의료원을 다시 열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고, 오히려 진주의료원을 도청 서부청사로 사용하려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정말 이럴 수는 없다. 도지사 한 명 잘못 뽑았다고 도민에게 이런 가혹한 고통을 강요할 수는 없다”는 생각만 들 뿐이었습니다.

병원에서 강제로 쫓겨나고, 가족을 잃은 유가족에게 진정어린 사과 한마디라도 했다면 이렇게 억울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홍준표 지사에게 진주의료원의 환자는 진주의료원 폐업을 밀어붙이는 데 단지 ‘걸림돌’이고 ‘치워야 할 대상’일 뿐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온갖 방법을 동원 해 환자를 내쫓고 퇴원을 거부하던 환자에게 ‘진료비 청구 소송’을 하던 사람이 도민을 보살펴야 할 도지사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따름입니다.

지난 해 5월 진주의료원 폐업을 둘러싼 논란의 중심에 있을 때 홍준표 지사가 학생들과의 대화 자리에서 도지사 역할이 “가장 보람 있는 일”이라는 대답을 하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환자와 유가족은 홍준표 지사가 또다시 경남지사 후보로 나서서 진주의료원 폐업을 잘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도민에게 다시 표를 달라고 하는 모습을 가슴 떨리는 분노로 지켜봐야 하는 고통 속에 있습니다.

홍준표 지사는 권력과 입, 욕심으로 도민의 생명을 빼앗은 사람입니다. 우리는 이런 사람이 도지사가 되겠다고 도민 앞에 얼굴을 내미는 사실 자체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돈 없고 약한 환자도 경남도민 아닙니까? 공공병원이 얼마나 절실하게 필요한지 도민 여러분께서도 한 번만 더 생각 해 주시기 바랍니다.

도민들께 호소 드립니다.
우리는 진주의료원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퇴원 환자 97%가 진주의료원으로 돌아가길 원하고 있습니다.

자신 스스로 “지방선거에서 심판을 받겠다”고 한 만큼, 우리 도민의 이름으로 도민의 생명을 빼앗은 홍준표 지사를 심판합시다. 그래서 병원은 도민 곁으로, 환자는 병원으로, 직원은 일터로, 홍준표는 자기가 그렇게 가고 싶어 하는 서울로 하루빨리 돌아가서 모두 제자리를 찾아가는 시간이 돌아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