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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터뷰2] “공공정책수가 이유로 지방의료원 외면 말아야”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 조승연 회장

코로나19 초기 코로나19 환자 대다수를 지방의료원 등 공공병원이 수용해 진료하면서 지방의료원과 공공병원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지방의료원에서는 작은 병원 규모와 낙후된 시설, 의료인력 부족, 적자 문제로 오랫동안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최근 대형병원인 서울아산병원에서 간호사가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지방의 필수의료에 대한 심각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현재 정부에서는 ‘공공정책수가’ 도입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코로나19 전후로 지방의료원 운영에 어떤 문제점이 발견됐고 어떻게 개선이 필요한지, 그 외 지방의료원과 공공의료 향상을 위해 어떤 사안에 대한 논의 등이 필요한지 등을 알아보고자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 조승연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우리나라 지방의료원 및 공공의료에 대해 간략히 평가한다면?

A. 공공병원 중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 지방의료원들이 현재 전국에 35곳이 있다. 전국에 35개니까 언뜻 많다고 생각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적은 숫자다. 

단적으로 얘기해서 일제시대 때 일본 사람들이 만든 자혜의원이라는 공공병원이 전국에 42개 정도가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 적십자사에서 운영하는 병원 6곳과 지방의료원을 합할 경우 우리나라에 있는 공공병원의 수는 일제 강점기 때와 다르지 않다는 사실만 하더라도 얼마나 적은 숫자인가 알 수 있다.

인구로 보더라도 3배 이상이 늘었고, 병원 숫자도 어마어마하게 팽창된 이런 시대에 있어서 공공병원인 지방의료원 숫자가 35개, 적십자병원을 합쳐도 41개라는 얘기는 공공병원의 역할이나 숫자에서 볼 때, 의미가 없다고 볼 수가 있다. 

Q. 코로나19 팬데믹 전후 및 정권 교체 전후 지방의료원과 공공의료 관련 정책을 평가한다면?

A. 팬데믹은 그동안 계속 있었다. 신종플루, 메르스, 사스 등을 겪으면서 공공보건 의료가 필요하다는 얘기는 똑같이 계속 해왔다. 메르스 당시에 한번 기사를 리뷰해보면 알 수 있는데, 메르스를 지우고 코로나19로 바꾸면 똑같다.

쉽게 말해 지금부터 7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변한 게 없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우리나라 공공보건의료 자체도 변한 게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지금 코로나19 팬데믹 전과 후를 비교해 보는 게 사실은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 과연 대한민국이 공공보건의료를 키워나가고 국민들의 건강권을 지켜줄 의지가 있느냐 하는 문제에서 접근해야 할 것 같다.

코로나19가 굉장히 의미가 있는 것은 그동안 정말 말로만 했던 공공보건의료 위기가 닥쳐왔다는 것에 있다. 메르스 같은 경우는 사실은 몇몇 의료기관에 한정됐고 희생자 수도 생각보다는 적은 경우여서 전체적인 국가의 문화를 바꿀 정도의 사건은 아니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초창기에 우리나라 병상 수가 OECD 평균의 2배가 훨씬 넘는 숫자인데도 불구하고 병원이 없어서 입원하지 못해 돌아가시는 분들이 발생하는 21세기에 있어서는 안 되는 사건들이 발생했다.

심지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사용해 확산을 극도로 억제한 상태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졌던 것으로, 이것이 원인이 되어 재난 때 동원할 수 있는 가용할 수 있는 공공보건의료 인프라가 너무 취약했다는 것을 모든 국민이 뼈저리게 깨닫게 됐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많은 정책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지만, 사실은 이루어진 게 거의 없다는 것에 있다. 사실은 지금 정부가 바뀌어서 정책이 바뀌었다기 보다는 그게 대한민국 보건의료 정책의 실력 같다.

시대가 바뀌려면 어떤 정책적 방향이라는 것이  대를 이어갔으면 좋은데, 우리나라 정치적 상황이나 여러 가지 상황들이 그런 것들을 지속하게 하기에는 아직까지는 성숙하지 않았던  단면이 드러난다.

감염병이 진보냐 보수의 정권을 보고 오는 게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런 정책들이 정치적 성향에 따라 좌지우지된다는 것은 그게 우리나라 실력이라고 생각을 하며, 우리 국민들이 감수해야 할 내용으로, 그런 것들을 잘 정리를 해서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Q. 최근 공공의료 및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정책으로 ‘공공정책수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공공정책 수가가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고, 현 정부에서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데, 아직은 실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구체적인 내용이 나와봐야 하겠지만, 한계가 존재한다.

일단 공공 필수 의료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공공의료 분야에 충분한 보상을 해주겠다는 개념 자체가 당연히 쌍수를 들어 환영할 만한 내용이지만, ‘수가’라는 말 자체가 건강보험을 의미한다.  즉, 건강보험 수가를 가지고 하겠다는 것이다. 

공공보건의료는 건강보험 수가로 하는 게 아니라 재정으로 해야 한다. 건강보험이라는 것은 국민들의 주머니 에서 모은 돈인데, 그걸로 무슨 공공보건의료를 할 수 있겠나?

그리고 우리나라 건강보험 제도는 행위별 수가로 되어 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주사를 놨을 때 500원을 준다든지 하는 것처럼 진료행위를 할 때마다 돈을 준다는 것으로 그 한계가 너무나도 명확하다.

따라서 행위별 수가보다는 전체적인 가치 기반 수가로 가야 한다.  강원도 영월에 산부인과 의사가 필요하면 한 달에 분만이 5건밖에 없어도 5건에 대한 수가가 아니라 산부인과에 대한 운영 경비를 지원해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공공정책수가를 건강보험 재정을 가지고 운영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문도 있다.

원래 20% 정도를 건강보험 재정을 지원해주게 돼 있는데, 지금 14% 정도를 지원하고 있는 정부 재정 보조금 일몰 여부에 대한 얘기가 정확히 나오지 않아 이마저도 지금 없어질지 모르는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20% 정도를 건강보험 재정에 지원하라는 것은 20% 정도는 무조건 공공의료에 쓰라는 얘기다. 재정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안들이 나와봐야 알기는 하겠지만 그런 한계들을 가지고 있다면 그건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심각하게 우려하는 것 중 하나가 지방의료원이나 거점병원들을 육성하는 계획들이 뒤로 쳐지지 않겠느냐 하는 우려다.

그동안 어쨌든 지방의료원을 중심으로 한 공공병원을 확충하고 강화하는 데 예산을 쓰기로 정부에서 많이 추진해왔다. 

문제는 공공정책수가 대상의 경우 민간과 공공을 막론해서 누구나 주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는 것으로, 이를 잘 다듬어서 오히려 공공의료를 강화시키는 쪽으로 이런 재정 투입 부분을 만들어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Q. 그 밖에 정부 또는 지자체 의료계 등을 향해서 우리나라 공공보건의료나 아니면 지방의료원 관련에 대해 제언한다면?

A. 이상한 의료 행태를 바로잡는 게 공공의료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의료를 이끌어 가겠다는 건지 거기에 대한 계획도 별로 없고, OECD와 외국의 평균을 본다면 재정, 공공병원 수, 의료전달체계, 의사·간호사 인력 등 여러 가지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처진 부분이 많다. 때문에 이것들을 정상화시키는 게 공공의료라고 생각한다.

공공보건의료의 지향점은 아주 쉽다. 그냥 다른 나라처럼 하면 된다. 의사 인력 부족하면 의사 인력을 늘려야 되고, 의료전달체계가 엉망이면 각 병원의 임무들을 잘 분리해야 하며, 수가가 문제가 되면 행위별수가의 단점들을 보완해서 수익은 올리면서도 일상적인 과잉근무를 줄여 의료진들이 적정진료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 된다.

지방의료원이 튼튼해지고 의사들이 가서 근무하고 싶은 병원이 된다면 우리나라 공공보건의료가 정상에 가까워졌다고 할 수 있으므로 정부가 노력해서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고 사랑하는 수준 높은 지방의료원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