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인터뷰

건강서 ‘잠의 힘’ 통해 정확한 수면 정보 확인하세요

정기영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정기영 교수가 25년간의 임상 경험으로 쌓아온 수면에 대한 지식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누구나 매일 경험하는 ‘잠’의 중요성을 재조명하며, 건강한 수면습관 형성을 독려하고자 마련하기 위해 집필한 일반인을 위한 건강서 ‘잠의 힘’이 출간됐다. 

이번 신간은 최신 연구 결과 및 임상 경험을 토대로 한 실질적 조언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독자들이 건강한 수면 생활의 첫 걸음을 딛게 하는 ‘수면 지침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이에 메디포뉴스에서는 정기영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대한수면연구학회 회장)을 만나 일반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수면 지침서가 될 ‘잠의 힘’을 마련하게 된 이유와 담고 있는 내용으로 무엇이 있는지, 일반인들이 참고하면 좋을 수면에 대한 꿀팁은 없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일반인을 위한 건강서 ‘잠의 힘’ 발간 소감과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원래는 일반인을 위한 건강서 ‘잠의 힘’를 1년 안에 완성해 출간하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여러 현안에 밀려 3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일반인을 위한 건강서 ‘잠의 힘’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원래 일정보다 늦게 나왔지만, 그래도 저로서는 ‘잠의 힘’을 완성했다는 것과 무엇보다 제가 25년 동안 임상 수면 환자들을 살피면서 연구한 여러 경험과 노하우, 연구 논문들도 상당 부분 녹아들어 있는 책인 만큼, 감회가 굉장히 깊습니다. 

또, ‘잠의 힘’에 대해 자랑하자면 책에 있는 모든 내용들은 최신 논문들을 중심으로 100% 다 출처가 달린 내용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약 100여개에 가까운 참고 문헌들이 실렸고, 그림 하나하나도 다 출처를 다뤘기 때문에 내용의 진위 여부에 대한 확인이 가능합니다.

제가 심사숙고하면서 정확한 정보가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한 이 책을 통해 수면 부족·장애로 힘들어하시는 국민들이나 환자분들한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 어떠한 계기·이유로 일반인을 위한 건강서 ‘잠의 힘’ 만들게 되셨나요?

A. 제가 실제 임상에서 많은 수면장애 환자들을 보면서 느낀 점이 있는데, 그건 바로 기본적인 수면 규칙을 잘 지켜야 치료 이후에 수면이 좋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환자분들을 살펴보면 수면 생활습관을 고치지 않으시면서 수면제만 먹고 잠을 잘 수 있게 해달라고 하십니다. 

문제는 그렇게 하면 수면제의 약효에 의해 잠깐은 숙면에 들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수면 습관이 해결되지 않아 수면의 질이 좋아지지 않음은 물론, 점점 더 약에 대한 의존성이 생기고 상태가 더 나빠지게 됩니다.

이를 방지 및 최소화하기 위해 저희 의료진들은 환자분들에게 계속 설명도 드리고 자료도 만들어서 제공해 드리고 있으나, 수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하시고, 이해가 부족해 동기가 부여되지 않아 당장 자고 싶은 분들이 많아 이러한 환자들을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또한, 최근 유튜브 영상이 굉장히 다양해지고 많아졌으나,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부분들이 꽤 있습니다.

정확한 팩트 및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서 정보가 제공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부분들이 있어 수면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잠의 힘’을 만들게 됐습니다.



Q. 일반인을 위한 건강서 ‘잠의 힘’은 어떠한 내용을 다루고 있나요?

A. ‘잠의 힘’은 ▲1장: 안녕히 주무셨나요 ▲2장: 잠에 관한 몇 가지 이야기 ▲3장: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을 때 생기는 일들 ▲4장: 슬기로운 수면생활 ▲5장: 몇 가지 오해와 진실, 이상 5개의 파트로 나눠 수면과 관련된 모든 이슈를 다루고 있습니다.

1장에서는 우리나라의 수면 실태를 공개하며 잠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합니다. 내용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세계 여러 국가를 비교하는 수면시간을 비교했더니 우리나라 국민들이 다른 나라보다 적게 주무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동일한 기간 동안 동일한 설문지를 갖고 이뤄진 것이 아니라 각 나라에서 나온 데이터를 모아 정리한 것이므로 매우 정확한 데이터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전체적인 경향을 살펴봐도 우리나라 국민들의 수면시간이 적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 4만명을 대상으로 매 10분마다 활동을 측정하는 ‘한국인 생활시간조사(Time Use Servey)’에서도 나타났는데, 조사 결과 다른 나라에서 나온 데이터에 비해서 거의 한 시간 정도 우리나라 국민들이 적게 자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이 ‘잠의 힘’을 통해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가 수면 문제에 대해 다른 나라보다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수면에 대한 중요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우리가 24시간 생활하는데 수면 시간을 우선순위로 두지 못하는 것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 원인으로는 수능이나 공무원 시험 등을 준비할 때 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그런 의미로, 잠을 줄여서 공부해야 성공한다는 뜻을 가진 ‘사당오락’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면 시간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해 수면 시간을 남는 시간 또는 아까운 시간으로 생각하는 정서가 있다고 느끼는데요.

특히, WHO 수면 시간 데이터를 보면 동양권 또는 유교문화권이 전반적으로 수면 시간이 좀 적은데, 잠을 줄여서 열심히 일하는 것을 미덕으로 아는 전통·문화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하며, 이로 인해 우리나라가 커피 소모량이 전 세계적으로 수위권에 들어갈 정도로 카페인 없으면 졸린 나라가 되어버린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좋은 잠의 요소와 건강한 수면을 만드는 방법·Tip

수면이 부족해지면 낮에 졸리고, 피로해지며, 의욕과 집중력 및 판단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만사가 귀찮고 잠을 자고 싶어집니다. 또, 성격이 까칠해지면서 신경질적으로 변하게 되고, 우울해집니다. 신체적·정신적·인지적인 측면에서 모두 영향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밤에는 잠에 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는 등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만약에 이러한 증상이 있다면 수면부족 및 좋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좋은 잠의 요소로는 우선 수면의 시간이 충분해야 합니다. 사람은 제시간에 자서 제시간에 일어나야 합니다. 그런데 여러 이유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거나 또는 늦게 잔 다음에 원래대로 일어나게 되면 수면시간이 부족하게 됩니다.

둘째로 수면의 질이 좋아야 하며, 셋째로는 수면 타이밍이 맞아야 합니다. 아무리 수면 시간이 충분해도 수면의 질이 좋지 않거나 수면의 질이 아무리 좋아도 타이밍이 안 맞으면 수면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건강한 수면을 그럼 만드는 tip을 말씀드리자면 규칙적인 생활이 매우 중요합니다. 어려운 것은 없습니다. 단지, 우리가 상식적으로 다 아는 건데 잘 못 지키는 것일 뿐인데요. 

주중·주말 상관없이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지만, 수면의 일주기 리듬이 맞혀지고 수면의 질도 담보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 일정해야 합니다. 

저녁에 자는 것은 업무 등으로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일어나는 것은 반드시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야 다음 날 규칙적으로 생활할 수 있습니다. 늦게 잤다고 늦게 일어나는 것은 그 순간부터 규칙적인 수면 리듬이 깨지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아침에 햇빛을 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며, 가급적이면 낮에 활동하시고 밤에는 주무시는 것이 좋은 수면을 이루는 것에 도움이 됨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잠과 관련된 오해

제일 대표적인 오해로는 ‘수면시간 8시간’이 있습니다. 반드시 8시간을 자야한다고 강박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 8시간은 평균적인 수치에 불과하며,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부분은 바로 본인에게 알맞은 수면시간을 찾아 지켜야 합니다.

특히, 노인분들은 생리적으로 노인성 변화에 의해서 6시간만 자고 일어나시게 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분들 중에서는 6시간만 자고 일어나도 아무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8시간을 자려고 노력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심지어 수면제 먹고 2시간을 더 채우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러한 행동은 빈대를 잡으려다가 초가삼간을 태우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수면시간과 관련된 연구논문들을 살펴보면 수면 시간이 적정 시간보다 많아도 사망률이 올라갑니다.

따라서 본인이 필요한 수면량보다 너무 많이 자려고 하거나 수면시간 8시간에 얽매일 필요가 없음을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더불어 부모님들께서 흔히 아이들 자랄 때 이제 성장호르몬 성장호르몬이 10~12시 사이에 나오니까 해당 시간대에는 무조건 자야 된다고 알고 계시는데, 성장호르몬은 깊이 잠든 시점으로부터 1~2시간 안에 나오게 됩니다. 

따라서 청소년들이 12시 전에 자는 게 더 좋긴 하지만, 어떤 특정 시간대에 잠드는 것보다 숙면을 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Q. 향후 계획 및 국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없으신가요?

A. 수면이 우리 삶에서 낭비되거나 여벌로 있는 시간이 아니라 우리 삶에 있어 생명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시간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수면을 최우선적으로 중요시해야 한다. 충분히 자고 맑은 정신으로 공부·업무를 해야 한다는 것이 제가 국민들에게 드리고 싶은 메시지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중·고등학생들의 수면시간은 5~6시간 밖에 안 됩니다. 이건 정말로 잘못된 겁니다. 밤에 5~6시간만 잔다는 것은 수면시간이 2~3시간 정도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부족한 수면시간은 낮에 학교·학원에서 졸면서 채우게 됩니다.

우리가 잠을 충분히 못 자면 짜증나고 불행을 느끼게 됩니다. 오히려 충분히 자고 맑은 정신에 낮에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행복합니다. 따라서 수면 건강은 정신 건강 못지 않게 중요하며, 우리가 충분히 잠을 자야한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강조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제가 하지불안증후군에 관한 책을 집필하고 있습니다. 해당 책은 제가 그동안 수없이 많이 봐왔던 하지불안증후군 환자 사례를 비롯해 임상에서 쌓은 노하우와 최신지견을 담아낸 책으로, 올해 안에 책을 내려고 합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