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30 (화)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병원/의원

국내 최초, 혈액형 불일치 2차 신장이식 성공

서울성모병원, 거부반응 높은 장기이식 성공

첫 번째 신장이식 실패로 인한 항체 형성(감작상태)으로 이식 거부반응이 매우 크며 동시에 혈액형까지 일치하지 않는 말기 신부전 환자의 신장 재이식이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케이스로 장기 이식에서 가장 까다로운 두 조건인 ‘감작’과 ‘혈액형 불일치’를 극복해 국내 장기 이식의 발전을 한 단계 끌어 올린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양철우 교수(신장내과)와 문인성 교수(이식외과)팀은 지난 10월 19일 20년전 첫 번째 신장이식 이후 만성거부반응으로 인해 이식신장의 기능을 상실하고 항체가 높게 형성된 O형 혈액형 환자(41세, 여성)에게 혈액형이 맞지 않는 B형 공여자(언니)의 신장을 이식해 성공했다고 밝혔다. 수혜자와 공여자 모두 건강한 상태로 퇴원하였다.

이번에 신장을 재이식해 성공한 환자는 1989년 모 병원에서 첫 번째 신장이식을 한 후 만성 거부반응으로 이식 신장이 더 이상 기능을 할 수 없게 되자 지난 2007년 11월부터 혈액투석을 시작했다.

재이식을 하려 했으나, 당시 기증의사를 밝힌 환자의 언니(44세)가 혈액형 호환이 불가한 B형인 관계로 적합한 혈액형을 찾아 교환이식 프로그램에 등록해 이식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적합한 혈액형을 가진 공여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환자의 경우 첫 번째 이식으로 인해 과량의 항체가 몸 안에 형성되어 있는 ‘감작’ 정도가 83%로 매우 높아 이식이 불가능하였다.

2009년 7월 서울성모병원에 방문한 이 환자에게 양철우 교수팀은 철저한 사전 검사와 탈감작 치료를 시행했다.

환자는 체내의 항체를 제거하기 위해 이식 1개월 전 입원해 B 임파구에 대한 항체주사를 투여 받은 후 퇴원했으며, 이식 2주전 다시 입원하여 혈장반출과 면역 글로불린을 이틀에 한번씩 6회 받은 후 이식을 받았다.

이후 이식 신장의 기능이 일주일 만에 정상으로 회복됐으며, 약 1개월 경과하는 동안 급성거부반응 없이 정상적인 이식신장의 기능을 유지(혈청 크레아티닌 0.66 mg/dl)하고 있다.

또한, 신장의 공여자와 수혜자간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는 체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항 ABO 항체가 이식된 신장을 공격하게 되어 심각한 급성 거부 반응이 발생하게 되므로 이식의 금기로 여겨져 왔다.

2000년 이후 일본과 미국을 중심으로 혈액형 불일치 이식이 활발히 시행되고 있으나, 국내의 경우는 극소수의 센터에서만 제한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케이스는 항체가 높게 형성돼 있을 뿐만 아니라 혈액형 불일치로 인한 거부 반응의 위험성까지 있는 면역학적으로 매우 어려운 신장 이식. 국내 최초로 장기이식의 큰 장벽인 “감작”과 “혈액형 불일치”를 동시에 극복한 성공 사례로 볼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장 양철우 교수(신장내과)는 “이번 환자의 경우 급성거부반응의 위험부담이 매우 높았으나 충분한 전 처치를 통해 항체를 적절히 제거해 이식에 성공한 것”이라며 “향후 이와 같이 적극적인 이식 방법을 더욱 발전시켜 혈액형이 맞지 않거나 감작된 경우 등 고난도의 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