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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서울의료원, ‘보호자·간병인 없는 병원’ 돌입

환자 7명당 간호사 1명으로 180병상 17일부터 운영


서울시 서울의료원이 보호자 없는 병원을 오픈하고 17일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김민기 서울의료원 원장은 17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서울의료원이 간병이 필요한 환자와 그 가족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신체적 부담을 낮춰줄 ‘환자안심병원’을 오픈한다고 밝혔다. 전체 다인병상인 466병상 중 39%인 180병상(45 * 4병동)규모다.

‘환자안심병원’에선 병원 책임 하에 간호사가 다인병상의 간호·간병 서비스를 24시간 전담하고, 사회복지사도 투입돼 환자들에 대한 심리·경제 상담 등의 서비스도 제공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간병인을 두거나 보호자가 직접 보호하지 않고도 환자가 입원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환자안심병원’은 이러한 간병서비스 비용을 추가로 내지 않기 때문에 하루에 6만원 이상, 부대비용까지 포함하면 한 달에 200만원 수준인 간병료가 절약된다.

17일(목) 2개 병동 90병상 우선 가동, 나머지는 3월초 시작
서울시는 공공병원인 서울의료원에 환자안심병원 운영을 위한 서비스를 갖추고 우선 17일에 2개 병동 90병상에 대한 가동에 들어간다. 나머지는 3월 초에 서비스를 시작한다.

서울시는 간병이 주는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단순히 간병인 수를 늘리거나 간병비를 지원하는 제도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해 공공병원인 서울의료원이 선진모델을 제시하게 됐다고 추진배경을 설명했다.

서울시는 1인 가족 증가 등 사회구조 변화로 간병에 대한 사회적 문제제기가 그동안 수차례 제기됐지만 여전히 간병이 사적영역으로 남아있어 이에 박원순 서울시장, 김민기 서울의료원장, 김경호 복지건강실장을 중심으로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회의과정을 약 1년에 걸쳐 심도있게 진행, 환자안심병원 운영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지난 해 12월, 보호자없는 병원에 대한 숙의가 진행됐고 7월에는 ‘건강 서울 36.5’를 발표했다. 여기에 보호자 없는 병원 운영게획이 포함된 것이다. 8월부터는 자문단 회의를 진행했다.

간호사 79명 신규충원, 1인당 환자 비율 7명까지 줄어
환자안심병원에 투입되는 전문 인력은 총 173명으로 간호사 144명, 병원보조원 24명, 사회복지사 등 5명이다. 1개 병동 당 간호사 6~7명과 병원 보조원 1명이 한조를 이뤄 3교대(주간·저녁·밤)로 간병에 나선다.

이에 앞서 서울의료원은 간호사 79명을 신규충원해 기존 간호사 1인당 환자비율을 평균 17명에서 평균 7명으로 대폭 줄여 보다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 의료서비스 수준의 질 높은 간호·간병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급성기 병상 당 간호사 수는 OECD국가 중 최하위로, 부족한 간호인력을 대신해 보호자 상주 및 사적 간병인 고용이 관행인 실정이다. 급성기병상이란, 낮 병상과 장기요양병상을 제외한 병상으로, 주로 단 기간 30일 이하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병상을 말한다.

주사, 욕창 등 전문 간호와 식사운동보조 등 간병, 사회복지사 상담도
환자안심병원의 간호사는 하루 24시간 의학적 수준을 요구하는 주사, 기도관리 간호, 단순드레싱, 욕창 간호 등 전문 간호 영역뿐만 아니라 개인위생, 스스로 식사가 어려운 환자의 식사보조, 운동보조 등의 간병서비스까지 제공한다.

병원보조원은 간호사와 함께 간병서비스를 수행하고, 사회복시사는 사무실에 상주하며 환자들의 심리사회적 상담·경제적 상담·퇴원계획상담·재활상담 등을 담당하게 된다.

의사판단따라 최대 33일 이용 가능, 소아·산모·정신질환자 등은 제한
환자안심병원 이용은 진료 시 의사판단에 따라 결정되고 입원일로부터 15일까지 가능하다. 또 의사판단에 따라 일주일 연장이 가능하다. 환자가 많은 경우는 대기 순서에 따라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

다만 소아, 산모, 정신질환, 장기재활,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한 자, 기타 보호자 상주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환자 등은 의사판단에 따라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

한편, 서울의료원은 사적 간병인을 고용해야 하는 환자나 가족에겐 높은 간병비가 진료비만큼 큰 경제적 부담이 되고 있는데 특히 어려운 가정일수록 치명적인 부담이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가족 중 입원환자가 생기는 경우 72.9%가 가족이나 친척이 간호·간병하는 것으로 조사(2010년 보건의료노조)됐고 개인 간병인을 이용하는 환자의 월 소득은 200만원 이하가 69%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서울의료원은 무리한 간병으로 도리어 간병하는 사람이 병을 얻기도 하고, 질환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한 일반인이 간호함으로써 환자상태가 악화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민기 서울의료원 원장은 “공공병원인 서울의료원이 신체적·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는 시민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환자안심병원 운영을 시작하게 돼 기쁘다”라며 “이 사업이 간병에 따른 사회적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실질적 모델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김경호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긴 병에 효자 없듯 긴 간병으로 가족들의 생계마저 위태로운 것이 현 주소”라며 “환자안심병원 제도를 잘 정착시켜 간병이 주는 각종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영상축사를 통해 “간병비 부담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데 특히 저소득층일수록 부담이 더 크다. 이번 환자안심병원 오픈으로 서울시민들이 이런 어려움을 덜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또 ‘함께 누리는 서울’이라는 취임 모토를 강조하며 “환자안심병원“은 행복한 서울만들기의 를 실현하는 프로젝트”라며 “서울시민들이 진심으로 행복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