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6 (월)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병원/의원

간병인 대책, 포괄형 간호체제가 해법

안형선 교수, 원내 의료서비스 종사자 원칙으로 개선해야

간병인을 사적으로 고용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괄간호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안형식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 교수는 20일 열린 ‘포괄간호시스템 도입을 통한 입원서비스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양질의 간호서비스를 제공하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포괄형간호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포괄형간호시스템이란 간병서비스를 제도화하는 것으로 간호사와 보조인력을 분리시켜 환자에게 간병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재 우리나라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가족 또는 간병인 중심의 간병형태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문화이다. 인구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재의 간병형태는 많은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안 교수가 밝힌 포괄형간호체계는 의료기관에서 제공되는 모든 의료서비스는 의료기관 종사자로부터 이루어져야한다는 원칙을 기본으로 한다.

이를 위해 적정 간호인력을 배치해 병동 내 모든 환자에게 보호자의 상주가 필요없는 포괄적 간호·간병 서비스를 제공하며 간병인의 사적 고용없이 병원에서 고용한 간호인력에 의해 일체의 간호행위가 이루어지게 한다는 것이다. 특히 보호자의 거주도 소아 청소년 등 일부 환자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제한한다.

안 교수에 따르면 전체 규모로 봤을 때 4조 정도의 돈이 간병비로 지출되고 있다. 우리나라 급성기 병동에서 간병을 하고 있는 간병인 숫자는 15%, 보호자는 30~40%정도이며 요양병원은 간병인이 90% 이상으로 전체 간병인은 약 5만5000명으로 추산된다.

그는 우리나라 간호사 인력부족이 심각한 문제라며 우리나라 환자 한 명당 간호사 숫자는 10명에서 20명 수준으로 일본의 1인당 7명, 미국의 1명당 5명에 비해 심각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특히 간호사가 간병인을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간병업무 중 의료행위도 포함돼 있는 경우도 있고 간병 인력이 공식화된 인력이 아니어서 일부 병원에는 무자격 간병인들도 있다.

또 병원에 보호자나 간병인이 상주해 쾌적한 병원환경을 해치고 감염우려까지 있다고 말했다. 간병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어 불필요한 의료비가 지출된다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포괄적 간호시스템에 따라 적정 간호인력 배치기준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간호사 한 명이 약 4.5명에서 6.4명을 케어하는 것이다. 또 종합병원은 5명에서 7.6명, 병원급은 5.7에서 8.7, 요양병원은 5.5에서 9명을 제시했다. 간호보조인력 역시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5.6에서 32명까지 제시했다.

간호업무 역시 의료법에 규정된 간호사 업무 외에 신체청결까지 포함시켰다. 보조인력은 환자의 일상생활을 수발하는 것으로 치료행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제시됐다.

이에 따라 필요병동 시설을 확충하고 보조인력에 대해 소정의 기본교육과 필요에 따라 병원에서 추가교육을 실시할 수 있게 하는 등 포괄적간호서비스를 위한 많은 방책을 제시했다.

안 교수의 기조발표가 끝나고 많은 이들의 평이 이어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재와 같은 간병형태에는 문제가 있어 개선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했다. 하지만 재원문제와 간호사를 대소변 등 신체청결 업무에 투입해 전문인력을 낭비하는 것 등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었다.

안 교수는 포괄간호서비스 모형을 소개하면서 간병서비스 수요가 많은 대규모 병원을 우선적으로 포괄간호병원으로 운영하되 중소병원으로 점차 확충하여 2023년까지 전 병원을 포괄간호병원으로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지금까지 정부 주도로 몇 차례 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을 실시했지만 안 교수가 제시한 포괄적 간호서비스 모형은 새로운 방안이어서 실현될 수 있을지, 또 앞으로 이에 대해 어떤 의견이 각계에서 나올 지 추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