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보건복지부 국감에서 야당의원들이 ‘싼얼병원 불승인 사태’와 관련해 “복지부가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강하게 압박했지만 복지부는 “책임없다”는 자세로 일관해 양측간 설전이 벌어졌다.
보건복지부 세종시청사에서 13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작된 진행된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은 지난 9월 15일 복지부가 제주도에서 요청한 싼얼병원 사업계획서를 논란 끝에 불승인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복지부가 지나치게 청와대 눈치를 보고 있다“라고 강하게 몰아붙였다.
이에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불승인 결정은 주한 중국대사관의 현지조사 결과와 제주도가 제출한 ‘외국의료기관 싼얼병원 사업계획서 보완계획’을 종합 검토한 결과로, 사업자인 CSC 측이 ▲투자자 적격성 ▲응급의료체계 ▲줄기세포 시술 보완 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최 의원은 “복지부는 불승인 발표에 앞서 싼얼병원건이 언론에 먼저 보도되자 8월말 싼얼병원으로부터 공식적인 포기 의사를 받지 않았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며 “이는 곧 복지부가 청와대나 기재부의 눈치를 지나치게 보고 있다는 증거”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형표 장관은 최 의원이 제기한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문 장관은 “투자적격여부를 판단하고 있던 중 언론이 자체적으로 조사해 보도된 것”이라면서 “배포한 보도자료는 싼얼병원이 포기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이다”라고 밝혔다.
인재근 새민련 의원 역시 “싼얼병원 사태는 복지부의 졸속 완결편”이라고 비판하면서 “복지부가 갑작스럽게 입장을 바꿔 싼얼병원 승인을 포기한 배경에 대해 소상히 설명하라”고 압박했다.
이에 문형표 장관은 “당초 산얼병원을 허용한다고 한 적은 없고 정부정책에 따라 결정한 것도 아니다. 다만 산얼병원 자체에 투자적격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승인을 불허한 것”이라고 같은 입장을 계속 유지했다.
하지만 인 의원은 물러서지 않고 “복지부와 기획재정부, 제주도가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국가적 망신을 초래한 것에 대해 다른 기관이라면 몰라도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복지부 장관은 당장 사과해야 한다”고 재촉했다.
끊임없는 야당 의원들의 의혹제기와 사과요구에 문 장관은 “주무장관으로서 산얼병원 건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말해 마지못해 사과하는 뉘앙스를 다소 풍겼다.
하지만 곧이어 “정부정책기조에 따른 결정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사업체의 재정적격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의해 평가내린 것은 분명하다”라고 재차 강조하면서 이후에도 불승인에 대한 결정적 책임이 복지부에 있지 않다는 입장을 시종일관 유지했다.
새민련 김용익 의원은 싼얼병원 사태와 관련해 복지부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미리부터 인지하고 있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김 의원은 “복지부는 의혹이 불거지자 뒤늦게 싼얼병원을 불승인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해 싼얼병원 그룹 회장의 비위행위를 인지하고 제주도에 확인을 요청한 것이 포착됐다”고 꼬집었다.
이에 문 장관은 “싼얼병원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파악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공식적인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불승인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싼얼 측이 제주도와 복지부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는 ‘자가줄기세포 이식’과 같은 줄기세포 시술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나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주식회사 CSC 정관 상 의료업이 규정되지 않아, 사실상 의료업을 할 수 없었음에도 복지부와 제주도 모두 이를 방치해왔다”면서 “이는 제주도의 무지때문인가? 싼얼병원의 사기인가? 아니면 복지부의 책임방기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문 장관은 “당시 CSC가 싼얼병원 투자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었고 재정적으로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나지 않아 이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고 책임의 문제가 아님을 거듭 주장했다.
새민련 김성주 의원은 “싼얼병원 설립주체인 주식회사 CSC는 당초 땅장사를 위해 제주도에 설립된 법인인 것으로 드러났다”강조하며 “이는 싼얼병원 측의 재산, 정관 등 기본적인 사항조차 확인하지 않고 졸속으로 추진한 것을 의미한다”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계속된 문형표 장관의 의혹 부정에 “지금까지 장관이 한 말을 종합하면 ‘문제가 있어 유감이지만 내 책임은 없다’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렇게 언론에 보도돼도 되겠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싼얼병원 사태는 결국 복지부와 제주도가 성과에 집착해 무리하게 병원 설립을 밀어붙인 결과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