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사 산하 7개 혈액원 노조가 2일로 예고했던 전면파업이 일단 유보 됐으나 여전히 대형병원의 혈액공급 사정은 원활하지 않아 수술 지연 등의 사태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혈액원 노조는 비정규직의 단계적 정규직화, 인력 충원을 통한 주5일제 실시 등을 요구하며 준법 투쟁을 벌이고 있어, 전국적으로 혈액 수급량이 15% 정도 감소했다.
이 때문에 일부 의료기관들은 다량의 수혈이 요구되는 수술을 불가피하게 미루거나 특정 질환에 대한 수술만을 시행하고 있다.
경북대병원의 경우 대구지역 의료기관 중에서 혈액 부족으로 인한 진료 차질이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다량의 수혈을 요하는 흉부외과 수술환자의 경우 아예 입원을 시키지 않고 있으며, 당일 혈액 부족분에 대해서는 응급환자의 보호자를 혈액원으로 보내 지정수혈을 하거나 직원들을 대상으로 긴급헌혈을 받고 있다.
계명대 동산의료원은 지난 30일 군부대(K2 공군기지)로 헌혈차를 급파. 장병들로부터 채취한 혈액을 비롯 의대생들과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자체 헌혈로 당일 필요량을 유지하고 있다.
충남대병원은 당일 공급되어야 할 혈액량이 하루씩 미뤄서 다음날 공급되면서 수술이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으며, 현재 빈혈과 백혈병 환자의 수술을 우선으로 혈약을 공급중이다.
단국대병원은 인근병원과 협력을 맺고 수혈이 급하게 필요한 병원에 각 병원이 보유하고 있는 혈액을 투입하기로 했다.
한림대 춘천성심병원의 경우 혈액수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응급환자나 급한 수술 환자 위주로 혈액이 제공됐다.
병원들은 원활하지 못한 혈액 수급이 지속될 경우 혈액이 많이 필요로 하는 응급환자나 대형사고가 발생하면 환자들을 제대로 치료를 하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적십자사 수급관리팀 관계자는 “1일 각 지역 혈액원에 공문을 보내 긴급하게 혈액이 필요한 병원이 발생하면 재고량을 우선적으로 공급하도록 했다”며 “현재 헌혈량이 증가하고 있어 하루나 이틀이 지나면 적절한 혈액량이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혈액원 노조는 대구·경북, 인천, 경기, 충북, 대전·충남, 경남 등 6곳에서 준법 투쟁을 벌이고 있다.
조현미 기자(hyeonmi.cho@medifonews.com)
2005-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