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후 대학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마치고 퇴원을 앞둔 주씨(남,38세).
골절은 수술을 통해 치료받았지만, 정상보행은 아직 어려운 상태다. 사고 전과 마찬가지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고 싶지만, 일상으로 복귀는 요원한 상태. 주치의는 재활병원에서 2~3개월가량 전문재활치료를 권유한 상황이다. 하지만 주씨는 재활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검색해보기도 하고 주변의 지인들에게 알아보기도 했지만, 어떤 병원을 선택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주씨 처럼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전문재활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은 한해 평균 1만 6천여 명에 이른다. 이중 1~3급 장애인은 약 400여명, 4~6급 장애인이 370여명, 7~10급 장애인이 1,300여명, 11~14급 장애인은 1만4,700여명에 달한다.
대학병원에서 급성기 치료를 마친 후 재활병원을 선택할 때 몇 가지 고려해야할 사항이 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운영 국립교통재활병원 김윤태 진료부원장(재활의학과 전문의)과 함께 재활병원 선택요령에 대해 알아봤다.
전문 인력, 치료실 많을수록 다다익선
재활병원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할 사항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인력’이다.
재활의학과 전문의, 재활치료사(물리/작업/언어치료사 등), 간호사 등 전문 인력이 많은 병원을 찾아야한다. 전문의 한명당 환자 수는 적을수록 좋다. 또한 재활치료사가 많아야 1:1 재활치료가 가능하며, 치료실에서 치료를 받을 때 불필요한 대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 입원 병실에서도 간호사가 많아야 제 때 간호를 받을 수 있으며, 상처치료나 건강 교육을 받기에도 용이하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재활치료실을 운영하는 재활병원을 찾는 것도 주요 고려 사항이다. 대부분의 재활병원에서 운동치료나 작업치료, 열전기 치료실, 언어치료실 등을 갖추고 있지만 로봇재활치료실, 수치료실, 가상현실치료실, 운전재활, 스노즐렌 등 최첨단 장비를 활용한 치료실을 구비하기가 어려운 상황. 보다 다양한 재활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특수치료실이 준비된 병원을 선택해야 효과적인 전문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치료실간 이동이 용이한 병원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가급적 재활치료실이 한 층에 있거나, 동선이 짧아야 치료실을 이용하는데 편리하다.
또한 치료실 공간이 넓어야 한다. 여러 사람이 한 번에 치료를 받기 때문에 휠체어로 이동 시 번잡스럽지 않아야 한다는 것.
쾌적한 환경, 치료효과 높여
재활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대게 2~3개월 입원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쾌적한 환경을 갖춘 병원을 찾는 것도 고려해야할 포인트다.
병원 주변에 공원이 있거나, 자연환경이 뛰어난 병원을 선택하면 치료시간 이외에도 바깥바람을 쐬며 보행 훈련을 할 수 있다. 사고 후 신체의 부자유스러움에 대한 불만 때문에 스트레스에 쉽게 노출될 수 밖에 없다. 자칫 스트레스로 인해 원래 받아야할 재활치료의 효과가 경감되기도 하는 만큼 가급적 쾌적한 환경을 갖춘 병원을 찾거나 병원 인근에 자연환경이 뛰어난 곳을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협진과 다학제 진료 가능한 병원 찾아야
재활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단순 손상이 아닌 복합적이고 다발성 손상을 받은 환자가 많기 때문에 다양한 합병증을 호소할 수 있다. 대부분 환자들이 후유장애 때문에 운동능력이 떨어져 소화불량이나 식도염을 호소하기도 하며, 불안감이나 우울증을 겪기도 한다. 여기에 방광염이나 요로감염 등과 같은 비뇨기과 질환을 호소하기도 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내과, 정신건강의학과, 신경외과, 비뇨기과 등의 진료과와 유기적으로 협진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또한 입원부터 퇴원 때까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재활치료법을 모색할 수 있는 다학제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선택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도 재활의학전문의 뿐만 아니라 재활치료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영양사 등과 함께 팀을 이뤄 환자의 상태에 따라 맞춤형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김 부원장은 “시의적절한 재활치료를 통해 후유장애를 예방하고 손상된 기능을 최대한 회복시켜 일상생활로 복귀시키는 것이 재활치료의 목표인 만큼 수술치료 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면서“재활치료를 위해 병원을 선택할 때는 가급적 전문 인력이 많고, 다양한 치료실과 쾌적한 환경을 구축한 병원을 선택해 치료받는 것이 일상으로의 빠른 복귀를 돕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