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국민에게 머리숙여 사죄

메르스 감염·확산 막지 못해 너무 큰 고통 드려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 확산을 막지 못해 국민에게 너무 큰 고통을 안겨드렸다. 유명을 달리하신 환자분과 유가족들에 대해 죄송하다. 머리 숙여 사죄한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23일 오전 11시 서초사옥에서 직접 대국민 사과를 했다.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확산 진원지로 지목받는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은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메르스로 인해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과 유족분들, 아직 치료 중인 환자분들, 그리고 예기치 않은 격리조치로 불편을 겪으신 분들께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신의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오랫동안 병석에 누워있는 것과 관련해 “저의 아버님께서도 1년 넘게 병원에 누워 계시기 때문에 환자 및 가족 분들께서 겪은 불안과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이 메르스 환자 치료와 사태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사태 종료 이후 삼성서울병원을 대폭 개편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은 “저희가 환자 분들을 저희가 끝까지 책임지고 치료해 드리겠다”며 “관계 당국과도 긴밀히 협조해 사태가 최대한 빨리 해결되도록 모든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신뢰에 미치지 못해 참담한 심정이고,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사태 수습 직후 병원을 대대적으로 혁신하는 한편 사태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이번 일을 계기로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응급실을 포함한 진료환경을 대대적으로 개선하고 부족했던 음압병실도 충분히 설치해 환자들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물론 감염 질환에 대처하기 위해 예방 활동과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적극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부회장은 “한달 이상 치료에 헌신하고 있는 의료진에게 많은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15일 개최된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임시이사회에서 부친인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된 바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설립, 운영하고 있는 병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