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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삼성병원, 삼성그룹에서 완전히 분리 못하나?”

김용익 의원, 메르스 특위서 삼성병원 저격수로 떠올라

“삼성병원을 삼성그룹에서 완전히 해방시킬 수는 없는 겁니까?”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이 14일 개최된 국회 메르스 대책 특위에서 삼성병원과 삼성그룹의 저격수로 떠올랐다.

이날 특위에는 메르스 2차 감염의 최대 진원지가 된 삼성서울병원 송재훈 원장과 윤순봉 지원총괄사장이 증인으로 참석해 여야 의원들의 날선 질의에 진땀을 흘렸다.

김용익 의원은 윤순봉 사장에게 “사실 삼성서울병원의 모 재단인 삼성생명공익재단의 이재용 이사장이 오늘 증인으로 참석하면 묻고 싶었던 것이 있었지만 참석하지 않아 대신 당신한테 묻겠다”면서 “삼성병원을 삼성그룹에서 완전히 해방시킬 수 없나?”라고 물었다.

김 의원은 “부자가 병원에 투자하는 일은 미국에도 많은데 그 대표적인 예가 우리나라 세브란스병원”이라면서 “세브란스는 19세기 미국의 대부호였지만 (병원 설립을 위한 자금을 기부만 했을뿐)세브란스병원 운영에는 한번도 관여한 적이 없다”고 우리나라 재벌병원의 상황과 대조시켰다.

그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 삼성병원이나 아산병원은 완전히 입장이 달라 삼성그룹이나 현대그룹의 하나로 위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서울병원이 표면적으로는 삼성생명이 공익사업을 위해 출연한 삼성생명공익재단에 의해 설립됐지만 공익사업보다는 이윤을 추구하는데 열중하고 원격진료 등 의료영리화의 첨병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특히 김용익 의원은 “삼성그룹이 추진 중인 5대 신수종사업 중 2개 부문이 의료기기와 의약품 제조 및 연구개발, 임상 부문으로 바이오헬스와 직접 연과된 분야인 것이 이를 증명한다”면서 “이 때문에 삼성서울병원이 마치 삼성그룹의 의료서비스 사업회사처럼 인식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삼성의 이런 이윤 추구적 성격이 이번 메르스 사태를 촉발했다는 시각도 있다”면서 “삼성이 의료수입을 놓치기 싫어 사태 초기 잘못을 숨기기에 급급하고 안전대책에도 소홀한 모습을 보인 것이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용익 의원은 “결국 메르스 사태에서 이런 삼성의 자만심이 표출되어 정부와 갈등을 일으킨 것”이라면서 ‘삼성의 엘리트 주의’를 지적했다. 삼성이 국가를 초월하는 힘을 갖고 있다는 자만심을 갖고 있어 메르스 사태에서도 정부와 제대로 협조하지 않고 역학조사 등에서 끊임없이 갈등을 일으켜 사태가 더 커졌다는 것이다.

이에 윤순봉 사장은 “메르스 사태에서 우리의 잘못이 너무나 많아 뭐라 할말이 없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예방의학 의사 출신인 김용익 의원은 같은 서울의대 선후배 관계인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을 향해서도 날카로운 질의를 가했다.

김 의원은 “삼성서울병원은 빅5 중 하나로 불리는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대표 대형병원인데 규모나 인력 면에서 비교도 되지 않는 국립중앙의료원이나 서울의료원 등으로 환자를 전원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삼성병원이 과연 이런 일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공병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송재훈 삼성병원장의 생각을 물었다.

이에 송 원장은 “매우 참담한 심정”이라면서 “김용익 의원의 말씀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해 공공병원 강화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르스 사태로 실손보험 환자 줄어…삼성생명의 이익 아닌가?
김용익 의원은 메르스 사태로 메르스 사태로 인해 삼성서울병원은 분명히 큰 손실을 입었지만 이로 인해 삼성생명은 오히려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민건강보험의 낮은 보장성으로 인해 국민의 50% 이상이 실손보험에 가입돼있는 현실에서 우리나라 최대 생명보험 회사인 삼성생명은 실손보험 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메르스 여파로 전체 의료기관 이용이 급감해 실손보험 지급액 역시 줄어들었기 때문에 모 재단인 삼성생명 입장에서는 더 큰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것.

김 의원은 “병원협회 추산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사태로 864억원의 손실을 입었고 이로 인한 간접 손실까지 합치면 970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삼성병원뿐만 아니라 전체 병원계의 손실액은 앞으로도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모 재단이 삼성생명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메르스 사태로 전체 국민의 의료기관 이용이 급감했지만 그만큼 삼성생명의 실손 보험 지급액도 줄었다. 이로 인한 삼성생명의 이익이 상당하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윤순봉 삼성서울병원 사장은 상당히 당황한 기색을 드러내며 머뭇거리다가 “죄송하지만 제가 과문한 탓인지 그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면서 “워낙 메르스에 정신을 쏟다보니 정확한 손익도 계산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다만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삼성생명의 소유는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고 덧붙였다.

삼성과 정부의 커넥션 있는 것 아닌가?
김용익 의원은 삼성과 정부의 커넥션 의혹도 제기했다.

송재훈 병원장은 지난 6월 17일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만나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감염 최대 진원지가 된 것에 대해 고개를 숙이며 사과함과 동시에 병원 외래가 폐쇄되어 병원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는 외래환자들을 위해 한시적으로 원격진료를 허용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고 이는 당장 받아들여졌다.

삼성서울병원장이 박 대통령을 갑작스럽게 만나 사과를 하고 원격진료 허용으로 이어진 것이 결국 삼성과 정부의 특별한 밀월관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우선 김 의원은 송재훈 원장에게 6월 17일 오송에서 갑작스럽게 박 대통령을 만나게 된 배경을 물었다. 하지만 송 원장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김용익 의원은 다시 “6월 17일 송 원장이 박 대통령을 만난 다음날인 18일 삼성그룹 사장단이 대국민 사과를 하고 바로 그 다음날인 19일에는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송 원장이 오송에서 대통령을 만난 이후 삼성 측이 연거푸 대국민 사과를 한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그는 “삼성그룹 대표자가 이렇게 한꺼번에 대국민 사과를 하는 모습은 생전 태어나 처음 본다”면서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의문점이 남는다. 과연 삼성의 사과인가 아니면 대통령의 사과인가”라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에 윤순봉 사장은 “메르스 문제가 너무나 심각해 삼성 사장단 회의에서 논의한 끝에 국민들에게 사죄의 말씀을 올린 것일뿐”이라면서 다른 뜻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