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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난자공여자에게 150만원씩 제공했다”

노성일 이사장, 황 교수와 상의없이 단독결정


“난자 기증자가 없어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동안 윤리논란을 빚었던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연구가 또다른 난관에 부딪혔다.
 
황우석 교수 팀과 공동으로 배아줄기세포를 연구해온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줄기세포 연구용 난자를 기증한  여성들에게 보상금을 줬다”고 토로했다.
 
이는 연구용 난자 채취시 금전적 보상을 금지하고 있는 생명윤리법이 발효되기 이전에 이뤄진 것으로,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가성이 있는 난자를 이용해  줄기세포 연구를 했다는 윤리적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노 이사장은 이날 오후 2시 강서미즈메디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난자 의혹에 대한 대국민 발표문’을 통해 “의사로서 연구에 깊숙이 참여했는데도 불구하고 많이 밝히지 못한 것은 의사의 윤리규정과 현행법을 어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황우석 교수팀에게 난자를 제공해 온 미즈메디병원의 입장을 솔직히 밝히고 국민에게 이해를 구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노 이사장은 “2002년 후반 황 교수의 요청을 받고 막상 연구를 시작하려고 하니 성숙하고 싱싱한 난자를 기증받기가 어려웠다”면서 “연구에 필요한 난자 숫자를 채우려면 어느 정도의 보상을 전제로 난자를 기증받아 채울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황 교수가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인류의 가장 큰 염원인 난치병 치료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 황 교수와 상의 없이 혼자서 책임지기로 결정했었다”고 말한 뒤 “황 교수도 (오늘 발표로) 이제는 알게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발표문 낭독 후 이어진 일문일답에서 “어제와 그제 황 교수와 만나 모든 사항을 다 얘기했다”며 “의사를 은퇴하고 싶을 정도라는 얘기를 황 교수에게 전했다”고 말하며 여운을 남겼다.
 
또한 “모든 논란이 종식된 후에 황 교수와의 연구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 것을 생각할 정도로 비통한 심정이다”고 전했다.
 
노 이사장은 “난자 공여자에게는 매일 과배란 주사를 맞으면서 지낸 15일을 보상하는 차원에서 20여명에게 150만원 정도의 실비를 각각 제공했었다”면서 “이 돈은 연구비가 아닌 개인 돈으로 지출했다”고 말했다.
 
정자 공여자에게는 10만원이 사례비로  지급됐다는 게 노 이사장의 설명이다.
 
전체 난자 공여자수에 대해 그는 “보상금을 지급한 20명여명 외에 황 교수의 소개로 온 경우 보상금을 받지 않고 순수하게 기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명시화된 생명윤리법이나 윤리규정도 없었던 당시 상황을 연구 후에 만들어진 지침으로 단죄하거나 비윤리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면서 “교통비와 생계에 지장을 초래한 기회 비용 상실을 보상하는 차원에서 적정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노 이사장은 이와 함께 “기증자에게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라며 “의사로서 기증자의 아픈 마음을 헤아릴 수 없었다”고 말해 일부 기증자 가운데는 금전적 도움을 받기 위해 기증에 참여했을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이 같은 금전적 대가 지불이 미국의 경우 3000~5000달러, 대만은 300만원 정도에 합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난자 기증자에 대한 보상은 2002년부터 시작해 2003년 말까지 이뤄진 것”이라며 “첫 논문발표 이후 난자기증 자원자가 많아져 올해 사이언스지에 실린 논문에서는 난자 기증자들에 대한 금전적 보상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밖에 노 이사장은 불임 환자로부터 채취한 난자를 환자 동의없이 연구에 전용한 적이 없으며, 임신에 성공하고 남은 냉동 배아는 적절하고 합법적으로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노성일 이사장의 대국민 발표문 이후 논평을 통해 “노 이사장은 의사로서 난자를 매매하는 비윤리적인 행위를 했음에도 오늘까지 이러한 사실을 부정하며 국민을 속여왔다”고 비난했다.
 
민노당은 노 이사장 이번 발표로 그동안 난자 확보에 문제가 없었다고 호언장담했던 한양대 기관윤리위원회(IRB) 박문일 당시 위원장과 역시 윤리적 문제가 없었다고 했던 서울대 수의대 IRB(위원장 이영순) 역시 거짓말을 한 셈이라며, 명백한 의혹 해결을 촉구했다.
 
문서첨부: 난자 의혹에 대한 대국민 발표문
 
조현미 기자(hyeonmi.cho@medifonews.com)
2005-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