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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보수적·경직된 조직문화…병원 혁신 걸림돌”

경영진 자세, 의사 참여부족, 비합리적 의료정책도 문제


병원 종사자들이 생각하는 ‘병원 혁신을 가로막는 4가지 걸림돌’은 무엇일까?

서남의대 명지병원이 주최한 ‘HiPex 2015’에 참가한 300여 명은 특유의 조직문화, 경영진의 자세, 의사의 참여부족, 비합리적인 의료정책 등 4가지를 대표적인 혁신의 걸림돌로 꼽았다.

이 행사에서 사흘째 오전에 진행된 토론에서 패널과 참가자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설문과 현장 발의 등을 통해 ‘병원 혁신의 걸림돌’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으며, 이 중 자유토론과 투표 등을 통해 최종 4가지로 의견을 모았다.

그 결과 ▲안전과 전문성이 중시되는 병원 특유의 보수적이고 경직된 조직문화 ▲최고 경영진의 리더십 부족과 혁신의 방향성 부재 ▲직원들의 동기 부족, 특히 의사들의 참여 부족 ▲규제 중심의 의료정책과 저수가 기반의 의료 환경 등이 가장 큰 걸림돌로 선정됐다.

‘HiPex 2015’(HiPex: Hospital Innovation and Patient Experience Conference)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된 국내 유일의 ‘환자 경험’과 ‘서비스 디자인’ 컨퍼런스로 지난 9월 16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고양시 서남의대 명지병원에서 진행됐다.

지난해 보다 일정이 하루 더 늘어나고 메르스 관련 특별 세션도 추가된 이번 행사에는 전국 97개 기관(75개 병원, 22개 기관·기업)에서 300여 명이 참가했으며, 참가신청자 300명이 사전등록으로 마감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HiPex 2015의 주요 연자는 명지의료재단 이왕준 이사장을 비롯해 다음소프트 송길영 부사장, 더랩 에이치 김호 대표, 연세대 보건대학원 이상규 교수, 전 제주MBC사장 차인태 아나운서, KPMG 박경수 실장, 위아카이 노미경 대표, B&S커뮤니케이션즈 임소라 대표 등 병원 혁신의 대표 주자들로 구성됐다.

이왕준 이사장은 개막 강의에서 ‘병원 혁신, 파괴적이고 창조적으로’란 주제로 “관찰하고 성찰해서 새로운 내용을 만들어내야 한다. 혁신은 부수적인 것이 아니라 필수”라며 “절박한 사람만 혁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소프트 송길영 부사장은 ‘상상하지 말라, 그리고 관찰하라’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질문보다는 관찰해야 환자가 원하는 것을 알 수 있고, 환자가 원하는 것을 주려고 해야 살아남는다”고 말했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이상규 교수는 “병원 경쟁력으로 고객 만족을 내세우는 시대는 지났다”며 “고객만족도보다 환자들이 실제로 원하는 것은 강렬한 만족이기 때문에 만족도 조사에서 5점 만점을 찍는 열렬한 추종자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명지병원이 몇 년 전부터 시도해 어느 정도 결과를 낳기 시작한 다양한 혁신의 ‘실험’들을 특별한 필터링 없이 진솔하게 소개하고 공유하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다.

또 혁신의 과정을 참가자들이 직접 체험하고 연습해보는 워크숍은 각자의 병원에서도 ‘환자공감’과 ‘서비스 디자인’을 통한 혁신을 시도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참가자들은 입을 모았다.

명지병원뿐만 아니라 대형병원인 서울아산병원과 중소병원인 부민병원 등의 혁신사례도 소개되어 병원 특성에 맞는 혁신의 노력을 공유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특히 HiPex 2015는 당초 6월로 예정됐다가 메르스 사태로 연기된 점을 고려해 메르스 세션이 추가됐다. ‘메르스 사태, 지역사회병원은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하나’를 주제로 메르스 사태의 경험과 위기관리 및 트라우마 회복 등에 대한 폭넓은 내용이 다뤄졌다.

또 명지병원 예술치유센터장 이소영 교수가 진행한 예술치유 소개와 예술치료를 받은 환우들의 특별 공연은 참가자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으며, 예술 치유 체험 워크숍에서 힐링 경험을 고백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이와 함께 2일 차 오후에는 그룹 동물원의 가수 김창기 씨의 특별 미니콘서트로 마련됐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이왕준 이사장은 “병원과 의료는 궁극적으로 환자에서 시작해서 환자로 끝난다. 새로운 시대와 변화된 환자에 대응하는 새로운 개념이 필요하다”며 “어떻게 통합적이며, 포괄적이며, 전인격적인 의료를 제공할 것인가? 가 혁신을 향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의 유명병원들은 병원혁신에 관한 컨터런스를 주기적으로 개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명지병원 HiPex 역시 여기서 모티브를 얻어 시작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메이요 클리닉은 지난 2010년부터 혁신센터 주관으로 ‘Transform’이라는 이름의 컨퍼런스를 개최했으며 같은 해, 클리블랜드 클리닉도 비슷한 성격의 컨퍼런스를 ‘Patient Experience: Empathy + Innovation Summit’이라는 이름의 열었다.

둘 다 크게 성공했고, 규모가 점점 커지며 매년 개최되고 있다.

HiPex는 ‘한국판’ ‘환자 경험과 서비스 디자인’ 컨퍼런스로 ‘한국의 생생한 실제 사례’들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으로 명지병원과 청년의사, KPMG가 주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