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부터 의사국가시험에 실기시험을 도입하기 위한 로드맵이 제시됨에 따라 실기시험센터를 유치하기 위한 각 의과대학 및 대학병원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대부분 의과대학들은 의사국시 실기시험 도입이 아직 확정된 상태가 아니라는 점에서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의 확정안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으나 일부 대학들은 실기시험센터 유치를 위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A의대의 경우, 의대생들의 실기평가를 위해 OSCE를 실시·운영하고 있는 임상시험센터를 의사국시 실기시험센터로 전용해 이용한다는 방침이며 2008년 3월경 신축되는 신관 암센터에 또다른 실기시험센터를 유치해 2개의 센터유치를 계획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학 관계자는 “우리 대학에서는 이미 5년여전부터 임상시험센터를 설치해 문제없이 학생들을 평가하고 있다”며 “예정대로 될 경우 2008년 새로 짓는 암센터에 동일한 센터가 들어서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앞으로 도입되는 실기시험에 가능하면 이들 두 센터를 실기시험센터로 선정되도록 할 예정”이라며 “현재의 시설이나 장비는 최고 수준으로 아직 기준안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시험센터 기본시설·장비 예비안에서는 13㎡(4평) 규모의 시험방을 연속배열배치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이 대학은 권고안보다 넓은 4.8평으로 모니터실, 통제실, 대기실 등 전반적인 여건을 충족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한 B의대는 최근 개소·운영중인 임상수기훈련센터를 국시 시험센터로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 의대 관계자는 “직접 활용될 수 있을 지는 기준이 나오지 않아 잘 모르겠다”면서도 “선정된다면 현재 있는 센터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의 C의대 관계자는 “현재 임상시험센터는 운영 중이지만 이사회의 승인이 있어야 하는 사안이라 아직 국시에 대한 방침이 나오지는 않았다”고 말하면서도 “정부가 확정안을 발표하면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해 실기시험센터 유치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밖에 D의대의 경우는 올해 설립한 임상시험실습실이 국시에 활용할 목적으로 마련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 규모가 다소 부족할 것으로 보여 약간의 투자와 주위 시설의 용도변경을 통해서라도 가능하다면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실기시험 도입 로드맵에 따르면, 국시원은 정부의 의사실기시험 시행결정 발표 후 국시원장이 센터 시설 및 장비 기준 등 표준안을 각 의과대학에 제시하고 각 대학의 시설 확보 등 준비기간을 거쳐 대학으로부터 지정 신청을 받아 현장 실사 후 최종 실기시험센터를 결정하게 돼 있다.
특히 수도권(강원·제주 포함), 충청·호남권, 영남권 등 3개 권역별로 나눠 총 25개의 실기시험센터를 운영한다는 안이 현재로서는 채택 가능성이 높아 41개의 의대가 현존해 있는 현재로서는 유치를 위한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차후 실기시험센터 유치 및 보유여부가 의대의 위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대간의 무한경쟁이 예고된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의과대학에서도 실기시험센터 유치에 긍정적인 분위기다.
한 의과대학 관계자는 “국가시험 시행장소로 선정된다면 의대로서는 좋은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라며 “지금이야 이렇다 할 기준이 없고 어느 것도 확정된 것이 없어 선뜻 추진하지 못하고 있지만 지침이 마련되면 센터설치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시원 예산기획과 김선호 과장은 “실기시험센터는 국시원이 의대나 대학병원으로부터 시설을 임대받는 형식이라고 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히고 “현실상 41개의대 중 25개를 선정해야 한다는 면에서 결과적으로는 탈락하게 되는 학교도 있겠지만 크게 경쟁까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런 전망을 내 놨다.
그러나 한 의대 관계자는 “기존 임상훈련센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의대의 경우 엄두도 못낼 일”이라며 “정부에서는 25개를 설치할 예정이지만 지금 현재로서는 12개의 시험방과 5개의 준비시설 등을 갖춘 곳이 10개도 안 될 것”이라고 말해 정부의 확정안이 나와 의료법이 개정되는 2006년에는 센터보유 의대와 미보유 의대간의 유치 경쟁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류장훈 기자(ppvge@medifonews.com)
2005-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