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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혈액종양내과] 림프종의 분자생물학 Molecular Biology of Lymphoma

                                                                          

이 승 숙 

원자력병원 해부병리과 과장

실험병리연구실장

Seung-sook Lee, M. D. & Ph.D.

Chairman, Dept. of pathology &

Laboratory of Experimental Pathology,

Korea Cancer Center Hospital

 

 

 

분자생물학의 역할

과거에 사용되어 우리에게 익숙한 NCI Working Formula-tion의 림프종 분류는 종양세포의 크기와 모양 등 조직학적 형태에 근거, 임상적 예후를 반영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최근 전세계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림프종의 REAL(Revised European-American Classification of Lymphoid Neoplasms)과 WHO 분류는, 림프종의 각 아형별 조직형태가 고유의 분자생물학적 특성과 임상적 특징을 보인다는 점을 반영하여, 각 림프종 아형을 개개의 질환(disease entity)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와같은 림프종 분류체계의 대대적인 변화는 생물학적 병인론을 반영하여 질환을 정확히 정의한다는 점에서는 물론 임상적 접근과 치료에 있어서도 혁명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임상의사에게 뿐 아니라 병리의사에게도 매우 복잡하게 여겨지는 새로운 분류체계를 전세계적으로 수용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런 새로운 흐름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림프종에 대한 분자생물학적 지식의 축적이다.  

 

분자생물학의 발전과 이를 바탕으로 한 의학적 연구의 결과 분자생물학적 지식과 방법은 질병의 기전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 중 특히 분자생물학적 연구결과가 가장 빠르게 직접 적용되는 분야가 바로 림프종이다. 림프종에서의 분자생물학적 지식과 방법은 이제 림프종의 분류와 진단 및 예후관측에 있어 필수적 요소로 자리매김하였다. 또한, 림프종만큼 병리학적 아형의 진단이 치료와 예후에 영향을 미치며 임상적 양상을 고려하지 않고는 올바른 병리진단에 이를 수 없는 분야도 흔치 않다. 즉, 임상의와 병리의의 긴밀한 정보교환과 협조가 필수 불가결한 분야로서 분자생물학적 이해와 최신지견의 습득이 절실한 분야이다.  

 

본 글에서는 림프종의 molecular biology를 림프종의 진단과의 연계 선상에서 살펴보고, 이제까지 잘 알려지고 이용되는 분자생물학적 시도를 림프종 각 아형에서의 병인론과 진단에 초점을 맞추어 정리해 보고자 한다. 각각에 대한 세부적인 연구결과보다는, 림프종의 분류 및 현재 이용되는 분자생물학적 내용의 기본적인 개념만 살펴보고자 한다.  

 

 

분자생물학적 접근과 진단

대부분의 림프종은 림프계 세포들이 겪는 정상분화과정의 여러 단계(differentiation stages) 중 어느 한 단계에 고착되어 종양성 증식(clonal expansion)을 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림프종의 진단은 기본적으로 림프계 세포들의 증식과정이 종양성(clonality)인가 하는 점과, 분화단계 중 어떤 항원분포를 보이는 세포들로 이루어지는가에 기초를 두고 있다. 이는 조직형태학적 특징과 함께 분자생물학적 검색의 뒷받침을 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림프종의 진단 및 병인론적 특성을 이해하는데 있어, 분자생물학적 접근에 기초를 둔 것은 크게 세가지 측면으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immunophenotyping이고, 둘째, 병변의 종양성(clonality)을 결정하는 Ig gene rearrange-ment와 TCR gene rearrangement, 셋째, 염색체변이(chromosomal abnormalities) 및 암유전자(oncogenes) 검사이다.  

 

1. Immunophenotyping

림프종세포의 면역표지형 항원을 알아내는 것이다. 실제 림프종의 병리진단 시 가장 실질적이고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이다. 림프세포는 분화단계별로 발현하는 표면항원이 다르므로 어느 단계의 세포가 종양으로 되는지가 그 종양의 아형으로 결정된다. 기본적으로는 T-세포인지 B-세포인지를 세포표면항원에 대한 항체반응으로 면역조직화학염색을 통해 현미경으로 확인한다(Fig. 1).

이외에 각 분화단계별로 여러 종류의 면역표지항원 (Ki-1, CD5, CD10, CD4, CD8, CD23, CD21, CD43, CD56, TdT 등)이 림프종 아형별 감별진단에 쓰인다(Fig 2).  

 

실제 림프종 아형을 결정하는 예를 들어보자. 정상 림프절구조가 파괴되고 미만성으로 소세포가 증식되어 림프종으로 생각되는 조직을 만났다고 하자. 감별진단으로는 B-CLL, mantle cell lymphoma, follicular lymphoma with diffuse areas, lymphoblastic lymphoma, peripheral T-cell lymphoma 등이 있다. 우선, T-세포와 B-세포 항원염색을 시도한다. T-세포에 양성인 경우 TdT 염색을 하여 양성이면 T-lymphoblastic lymphoma로, 음성이면 peripheral T-cell lymphoma로 볼 수 있다. 만일 B-세포에 미만성으로 양성인 경우, CD5, CD10, CD23, CD43 염색을 하면 <Table 1>에 따라 감별진단할 수 있다.

 

 

CD5와 CD43에 양성이고 CD10과 CD23에 음성으로 나왔을 때, mantle cell lymphoma로 예상되며, 뒤에 언급할 cyclin D1의 존재를 확인함으로써 확진할 수 있다. 

 

Immunophenotyping은 유세포측정(flow cytometry)으로도 가능하나 이는 많은 양의 신선조직이 필요하다는 어려움이 있고, 조직진단용으로 포르말린에 고정된 일반 표본에서도 쉽게 검사할 수 있는 면역조직화학염색이 훨씬 편리하게 일반적으로 쓰인다.  

 

이제 immunophenotyping 없이는 객관적으로 설득력 있는 림프종 진단을 말할 수 없을 만큼 일상적으로 진단에 이용되는 필수항목이 되었다. 현재, 각 병원마다 보유한 항체의 종류에 다소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의 병원 병리과에서 이러한 검사가 진단에 도움을 준다.    

 

2. Clonality- Molecular Genetic Basis of Antigen Receptor Gene Rearrangement 

분자생물학적 방법을 적용한 림프종 진단에 있어 가장 주된 기여는 역시 병변의 종양성(clonality) 여부를 판단하는 gene rearrangement이다.  

림프종은 B-세포 혹은 T-세포 계열의 림프계 세포로부터 발생한다. B-세포는 세포막이나 세포질에 면역글로불린을 지니고 있고, T-세포는 T-세포막 표면에 T-세포 수용체 (T-cell receptors)를 표현하는데 이들은 항원수용체들이다.

 

개개의 림프구는 정상적으로 분화의 초기과정 중 항원수용체 유전자 재배열(antigen receptor gene rearrangement)을 일으킨다. 반응성 증식(reactive condition)에서는 여러 단계의 세포들이 공존하므로 각기 다른 유전자 재배열로 germ line band를 보이는데 반해, 한 세포로부터 기원한 단클론성의 림프종 세포들은 동일한 유전자가 재배열되어 하나의 뚜렷한 band가 관찰된다. B-세포 림프종에서는 단클론성 면역글로불린 유전자 재배열(monoclonal Ig gene rearrangement)이 관찰되고 T-세포 림프종에서는 T-세포 수용체 유전자 재배열(TCR gene rearrangement)이 관찰된다(Fig. 3).

 

여러 종류의 림프구가 혼재되어 있어 immunophenotyping 만으로는 반응성인지 종양성인지 결정짓기 어려운 경우와, B-세포 림프종인지 T-세포 림프종인지의 확인이 필요한 경우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방법으로는 Southern blot analysis가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지만 시간과 기술, 그리고 많은 양의 신선조직이 필요한 작업이고, polymerase chain reaction(PCR) 방법은 파라핀에 포매된 조직에서 소량의 DNA로도 신속하게 결과를 얻어낼 수 있어 최근에는 주로 PCR의 방법이 이용된다. 

 

3. Chromosomal Translocations and Oncogenes 

조직형태와 위의 두과정을 통해 림프종임이 확인되고 T-세포와 B-세포의 계열이 나뉘어지더라도 림프종 아형의 최종결정에 있어 세포유전학적으로 각 아형에 특징적인 염색체변이(chromosomal abnormalities)의 검출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염색체변이를 검사하거나, 염색체변이로 인해 활성화되거나 비정상적으로 융합된 암유전자(c-myc, bcl-2, cyclin D1, p80npm/alk)를 분자유전학적으로 찾아내는 방법이 있다. 이들의 검출이 진단에 직접적인 방법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주로는 각 아형별 림프종의 병인론을 밝히고 이해하는데 더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방법으로는 Southern blot hybridization, PCR, FISH(Fluorescence in situ hybridization) 등이 있다. 림프종 연구에 있어 이러한 방법들은 흔히 사용되지만 병원에서의 진단업무에서는 실제 유전자변이 검사가 가능한 기관은 국내에 불과 몇 기관에 지나지 않는다. 염색체변이나 암유전자의 산물인 단백발현을 진단용 파라핀 포매조직에서 면역조직화학적 염색으로 검색하는 방법이 일반적으로 쓰인다. 염색체나 유전자의 변이와 단백발현 간에는 다소의 차이가 있어, 이에 대한 해석은 연구 중이다. 

 

 

림프종 아형별 유전자변이 및 예후인자 

종양이란 기본적으로 유전자의 이상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나 그 유전자의 이상이 확실하게 밝혀진 종양은 많지 않다. 현재 유전자 진단법이 이용되는 림프종이나 혈액종양은 대부분 염색체의 이상, 특히 전위(translocation)의 형태로 두 유전자가 재배열되는 것이 가장 흔하다. 림프종의 종양세포들은 각 아형별로 고유의 clonal chromosomal abnormalities를 가지며 이러한 유전자 특징이 진단과 예후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염색체전위의 기전은 알려져 있지 않다. 림프종 아형별로 특징적인 염색체  전위는 주로 B-세포 림프종에서 밝혀져 있다.

각 림프종 아형별로 잘 알려진 염색체 전위는 다음과 같다(Table 2).  

 

1. Burkitt’s Lymphoma and the c-myc oncogene 

Burkitt 림프종은 면역글로불린(Ig) heavy chain locus와 c-myc 암유전자 간의 재조합에 관여하는 염색체 전위를 가지고 있다. Burkitt 림프종의 거의 모든 예에서 8번 염색체의 c-myc 암유전자와 14번, 2번, 22번 염색체의 면역글로불린 유전자가 서로 전위되어 재배열되고 t(8;14)를 가장 흔히 갖는다(Fig. 4).

 

 

때로 c-myc 유전자의 돌연변이도 동반된다. 이것은 Burkitt 림프종 발암과정의 중요한 기전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c-myc 단독으로 종양을 일으킨다기 보다는 다른 유전자들의 이상이 c-myc의 종양생성 능력을 가속화시킨다는 설명이다. 즉, c-myc의 과다 발현이 세포주기 진행(cell-cycle progression)을 촉진시키고, 다른 유전자 이상(bcl-2, pim-1, raf-1)이 세포고사를 억제함으로써 종양이 발생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Burkitt 림프종은 endemic과 sporadic 이라는 두가지 역학적, 임상적 형태로 대별되지만 이 두 형태 모두 동일한 전형적 염색체 전위를 보인다. 다만, 전위를 일으키는 방식에 있어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이지만 염색체 전위의 형태는 거의 일정하다.  

 

2. bcl-1/cyclin D1 Gene Rearrangement and Mantle Cell Lymphoma 

Mantle cell lymphoma에서는 염색체 전위 t(11;14)가 흔하게 일어나는데, 11q13에 위치하는 cyclin D1 유전자는 bcl-1 locus 근처에 위치하며 bcl-1 oncogene으로 이해된다. 이로 인해 bcl-1이 전사하는 cyclin D1 단백의 발현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여 정상적인 세포주기 조절을 방해함으로써 mantle cell lymphoma를 발생케 하는 하나의 기전으로 생각하고 있다. Mantle cell lymphoma의 75% 가량에서 bcl-1 rearrangement와 cyclin D1의 단백발현이 관찰되며 mantle cell lymphoma의 진단에 있어 가장 신뢰성 있는 증거로 진단에 이용된다. 

 

3. t(14;18), the bcl-2 Oncogene and Follicular Lymphoma 

t(14;18)(q32;q21)는 림프종 중에서 가장 흔한 염색체 전위로서 여포성 림프종(follicular lymphoma)의 약 85%에서 나타난다. 약 20∼30%의 대세포 B-림프종 (diffuse large B-cell lymphoma)에서도 여포성 림프종의 특징인 t(14;18)를 보이며 bcl-2 단백을 발현하는데, 이러한 종양들은 여포성 림프종이 진행한 것으로 여겨진다.  

 

4. t(3;22) and bcl-6 gene rearrangement 

t(3;22)(q27;q11)은 대세포 림프종의 일부 예에서 처음 밝혀졌다. 3번 염색체의 breakpoint를 bcl-6 유전자라 명명하고, bcl-6 gene rearrangement는 diffuse large B-cell lymphoma의 약 30% 가량에서 발견되며 여포성 림프종에서도 발견된다. 최근 임상적 추적관찰로 bcl-6 rearrangement가 좋은 예후를 나타내는 지표로 보고되고 있다.  

 

5. t(1;14), bcl-10 Gene Rearrangement and MALT Lymphoma 

최근 세포유전학적 기법의 발달로 t(1;14)가 MALT 림프종에서 발견되었는데, MALT 림프종의 발생에 역할을 하며, 더 나쁜 임상적 행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논의되고 있다. 

 

6. t(2;5) and Anaplastic Large Cell Lymphoma 

2번 염색체의 ALK 유전자와 5번 염색체의 NPM(nucleophosmin) 유전자의 fusion으로 chimeric fusion protein인 NPM-ALK 단백을 생성하는데, Ki-1 양성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anaplastic large cell lymphoma)의 특징으로 호즈킨병과의 감별진단에 도움이 된다.  

 

7. 호즈킨병 

호즈킨병에서만 항상 발견되는 유전적 표지자는 없다. 최근 FISH 방법으로 t(14;18)이 호즈킨병에서도 관찰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Epstein-Barr Virus가 발생기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8. Gene Mutations 

림프종에서의 유전자변이(gene mutation)에 관한 연구는 암억제유전자(tumor suppressor gene)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point mutation이 가장 흔한 기전으로 알려져 있다. 암억제 유전자는 세포증식조절에 관여하는 단백을 코드하여 세포증식을 막음으로써 세포주기를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암억제 유전자가 불활성화되면 세포의 증식이 과다해진다. 림프종에 관련되어 있는 암억제유전자는 Rb, p53, p16, p21 등이며, p53이 가장 잘 알려져 있기는 하나 전체 림프종의 약 10∼15%에서만 변이되어 있고, Burkitt 림프종에서 가장 높은 비율로 보고되어 있다(약 40%). 이는 저등급 림프종으로부터 고등급으로 전환하는데 역할을 하리라고 본다.  

 

9. New Biological approach 

최근 많은 유전체 기능을 손쉽게 검색하기 위해 개발된 DNA chip이 diffuse large B-cell lymphoma의 분류에 시도되어 성과를 거두고 있다. 향후 림프종의 진단에 있어 이제까지의 DNA검색 방법보다 효과적으로 이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림프종에서의 molecular biology의 발전은 1990년대 활발히 연구 진행된 종양학 분야의 생물학적 이해에 가장 괄목할 만한 분야의 하나이다. 이로 인해 림프종 발생의 기본 기전이 일부 설명되고 이러한 지식의 축적은 림프종 각 아형을 하나의 질환으로 이해하고 림프종의 진단과 예후예측 및 치료에 있어 필수적 요소로 적용되고 있다. 결국 이러한 molecular genetics의 발전은 림프종 각 아형의 결정, 진단 및 이에 따른 치료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며 향후 이것이 잘 정립된 질환군에 대한 올바른 치료방침을 결정하는데 결정적인 정보로 작용할 것이다. 

 

[출처 : CDMC Vol.2, N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