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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기초의학과] 림프종의 병리 Pathology of Lymphoma

                                                                       

김 철 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병리학교실

서울대병원 병리과, 서울의대 암연구소

Chul-woo Kim, M. D. & Ph.D.

Dept. of Pathology

Cancer Research Institute,

Seoul National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림프종은 백혈병(Leukemia)과 함께 대표적인 혈액암 중 하나이다. 백혈병은 골수에서 종양이 시작하여 전신에 파급되는 반면 림프종은 림프절 또는 전신의 어느 장기에서나 발생할 수 있고 대부분 종괴를 확인할 수 있다. 유형에 따라 다양한 임상 예후를 보이는 등의 소견들로 백혈병과 구분되지만 결국에는 골수, 간, 비장 등을 침범하여 백혈병과 유사한 증상과 소견을 보일 수 있다.

 

종양세포의 기원 측면에서 보면 백혈병 종양세포는 골수 및 흉선 등에서 미성숙 혈액세포가 성숙세포로 단계적 분화(differentiation)과정 중 염색체 변이 등에 의해 유발되지만 림프종은 림프절 내의 분화 단계 뿐만 아니라 특이 항원에 대한 활성(activation) 과정 중에 종양성 증식이 유발된다. 이러한 림프종 발암과정의 특수성은 면역적 스트레스를 일으킬 수 있는 내인적 혹은 외인적 환경 요인과 림프종 발생의 관련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서구의 통계에 의하면 림프종은 피부의 흑색종과 폐암 등과 더불어 발생 빈도가 가장 급속히 증가(매년 3∼4%)되고 있는 암종 중 하나이다. 또한 림프종은 세계적으로 지역에 따른 발병 아형(subtype)의 차이가 매우 큰 특징적 종양으로 알려져 있다.

 

림프종의 병리조직학적 진단은 다음의 몇 가지 이유로 인하여 임상의들이나 병리의들 모두에게 매우 까다로운 분야로 인식되고 있다.

첫째, 과거부터 다양한 분류법이 사용되어 분류 자체에 혼선이 있었던 점.

둘째, 림프절 및 림프기관 등의 구조가 형태적으로 비교적 단순하지만 기능은 매우 다양한 점.

셋째, 림프구들은 단계적 분화와 동시에 활성 과정을 거침으로 소세포로부터 대세포까지 크기의 변화가 다양한 점.

넷째, 양성 종양에 가까운 성향에서부터 극히 예후가 불량한 암종에 이르기까지 생물학적 특성이 다양한 점.

다섯째, 정확한 진단을 위하여 면역학적 혹은 분자생물학적 보조 검사가 필수적인 점.

여섯째, 림프종의 이해에 면역학, 분자생물학적 지식 및 림프구 순환-생리학적 지식이 요구되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본고에서는 림프종의 병리조직학적 분류의 시대적 변천과정과 최근 진단에 적용되는 생물학적 특성에 관해 언급하고 , 최근 진단 통계에 따른 한국인에서 발생하는 림프종의 특성에 대해 간략히 서술하고자 한다.

 

1. 림프종의 병리조직학적 분류

1970년대까지 림프종의 진단에 Rappaport 분류가 가장 널리 적용되어 임상의와 병리학자의 호응을 받아왔는데 이의 장점으로는 결절형(nodular type)이 미만형(diffuse type)보다 예후가 좋고, 소세포형(lymphocytic)이 대세포형(histiocytic) 보다 예후가 좋다는 림프종 진단의 형태학적 황금률(golden rule)을 제시하고 이를 입증한 점이고, 림프종의 진단에 특별한 보조 검사법을 이용하지 않고 일반적인 Hematoxylin & Eosin 염색 슬라이드 만으로 진단이 가능한 점 등이다.

 

하지만 면역학적 지식이 발달함에 따라 결절형은 정상 림프절의 여포(germinal center)의 종양성 대응(counterpart)이라는 것과 조직구형(histiocytic)은 대형림프구형(large lymphocytic)으로 수정되어야 함이 밝혀졌다. 1983년에는 미국 국립암연구소 후원아래 병리의와 임상의들간에 많은 증례의 추적관찰 결과로 실용공식(Working Formulation)이 제시되었다(Table 1).

 

이는 분류법이라기 보다는 여러 분류법들을 서로 통할 수 있게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WF은 임상예후에 따라 3등급의 군으로 묶어 임상의가 치료기준으로 삼는데 매우 유용한 분류이기도 하다.

1970년대 중반 이후 단클론항체 생산으로 면역학의 발전이 급속도로 진행되었다. 림프종 분야도 다양한 표지의 이용으로 종양의 기원세포를 추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까지의 수많은 연구에 힘입어 림프구의 분화단계에 따른 특정 표지자들 그리고 각 분화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림프종을 그림으로 그려보면 <Fig. 1>과 같다.

 

동시에 분자생물학적 기법들의 발달로 림프종 아형들의 생물학적 특성에 대한 지식이 축적되었고, 이에 따른 분류가 임상 예후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임으로 형태학적 기준과 더불어 면역지표 발현양상, 분자유전학적 특이변이, 특정 바이러스 연관성 및 개념적(conceptual) 특성에 따른 악성 림프종 분류가 제기되었다(REAL, WHO Classification, Table 2). 

 

2. 새로운 WHO 분류법의 특징

림프종의 새로운 WHO 분류는 면역학적 혹은 분자생물학적 방법을 모두 동원하여 종양세포의 기원을 확인하고 그에 따른 각각의 아형을 분류하려 노력하였다.  또한 특정분자유전학적 이상을 보이는 순수 그룹 등을 모두 아형으로 분리하였다.

 

따라서 그룹별 예후는 <Fig. 2∼5>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차이들을 보인다. 반면 임상의 편에서는 다소 산만한 분류법으로 인지되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특징은 비호즈킨 림프종 군을 크게 B- 및 T- 세포군으로 나눈 점이다. 이미 많은 보고들에서 T-세포 림프종이 B-세포 림프종보다 예후가 좋지 않음이 보고되고 있어 타당한 시도로 보인다. 또한 Pre-B와 Pre-T 종양군을 림프종 분류에 포함시켜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과 림프종 간의 경계가 모호한 질환군의 분류가 가능하게 하였다. 다음은 지금까지의 림프종 분류에서 언급되지 않았던 몇 가지 아형에 대해 간략히 기술하겠다.

 

3. Marginal zone 림프종

과거에 인지되지 못하였던 개념의 림프종 아형으로 nodal 및 extranodal marginal zone 림프종이 독립된 entity로 분류되었다. Extranodal marginal zone 림프종은 Isaacson이 제기한 MALT(mucosa-associated lymphoid tissue) 기원의 림프종으로 위에 발생하는 H. pylori 관련 림프종이 대표적인 예이다. 갑상선과 침샘 기원 림프종도 Hashimoto염이나 Sjogren병 등과 관련성이 깊어 이러한 아형의 림프종 발생에 자가면역 기전이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림프절 이외의 장기에서 호발하는 이 아형은 림프절 기원 림프종과 달리 국소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성장하며 오랫동안 저악성도를 유지하고 있어, 과거에는 흔히 가성림프종(pseudolymphoma)으로 진단된 병변이다.

 

하지만 초기 병변에서부터 유전자 재배열 등의 검사 상 면역글로불린 유전자의 단클론성 증식이 확인되고 특히 병변이 진행됨에 따라 고악성 림프종으로 전환됨이 알려져 현재는 진정한 종양으로 인정되고 있다. 일단 고악성 림프종으로 전환시에는 미만성 대형 B-세포 림프종(diffuse large B-cell lymphoma)으로 진단명을 사용하기로 하였다. 저악성 extranodal marginal zone 림프종도 follicular lymphoma처럼 grading system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였으나 현재로서는 검증된 grading system이 없으므로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합의가 이루어졌다. 또한 저악성 종양에 커다란 종양세포가 판상배열을 하는 부위가 존재하면 고악성 림프종으로 전환된 것으로 진단하기로 하였다.

 

4. Mantle cell 림프종

림프절 여포를 둘러싸는 소형 림프구의 띠를 mantle zone이라 하고 구성세포는 mantle cell이다. Mantle cell 림프종은 미만성으로 균질한 종양세포의 증식이 관찰되며 염색체의 특정부위 t(11;18)의 전위(translocation)에 의해 cyclin D1이라는 세포주기 활성물질이 과다 발현되고 이로 인해 세포의 종양성 증식이 시작된다고 알려졌다. 종양세포의 크기가 작고 형태적으로 여포내의 소형 cleaved cell을 닮아 과거에 저악성 림프종으로 분류되었으나, <Fig. 2∼5>에서 알 수 있듯이 장기간의 추적관찰에 따르면 가장 예후가 불량한 아형으로 인정되고 있다. 따라서 mantle zone 림프종의 정확한 진단은 환자의 치료방침 결정에 매우 중요하다. 아직 임상적 의의는 확실하게 밝혀져 있지 않으나 향후 연구를 위하여 cytologic (blastoid, pleomorphic, monocytoid), architectural pattern (mantle zone)에 따라 분류하여 진단에 추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다.

 

5. Extranodal NK/T- cell 림프종, nasal type

Rappaport 분류나 WF 등에서 언급되지 않다가 REAL 분류에서 angiocentric lymphoma로 정의했던 아형으로 모든 경우에서 angiocentricity가 나타나지는 않으므로 종양세포의 면역표현형과 호발장소를 강조한 병명으로 분류하였다. 이 종양의 특징은 종양세포의 기원이 NK-세포 계열이어서 CD56에 양성이며 T-세포 표지인 CD3는 세포질 내에서만 양성이고 T 세포 수용체 유전자 재배열 등은 음성이라는 점이다. 또한 비인후강(Nasal NK/T-cell 림프종)에서 호발하며 과거에 polymorphic reticulosis로 진단되던 증례들이 이 유형에 속하고 피부, 소화기관, 폐, 생식기관 등(Nasal-type NK/T-cell 림프종) 림프절 이외 기관에서 주로 발생한다. 우리나라를 위시하여 홍콩, 대만,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빈도가 높고 비인후강 병변에서는 Epstein-Barr virus 관련성이 거의 100%, 그리고 기타장기 발생 병변에서도 80% 이상의 관련성이 보고되고 있다. 종양세포의 혈관 침윤성이 두드러져 허혈성 괴사가 조직병변의 특징으로 종괴 형성보다는 조직 파괴를 보여 진단에 어려움이 따르는 아형이다.

 

6. Anaplastic large cell 림프종, T/null cell

이 아형은 CD30(Ki-1)이라는 활성인자가 양성이며 종양세포의 역형성(anaplasia)이 심한 종양군으로 REAL 분류에서부터 새롭게 제시되었다. 전신적인 유형과 피부에 원발하는 유형을 분리하여 분류하였는데 이는 예후에 차이를 보이고 임상상도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Systemic form인 경우도 ALK[anaplastic large cell lymphoma kinase, t(2;5)] 양성 군과 ALK 음성 군 사이에 향후 예후인자로서의 가치를 정하고자 ALK 단백에 대한 면역염색을 증례마다 시행할 것을 권장하였다.

 

7.  Hodgkin 림프종

새 WHO분류법에서는 Hodgkin 림프종을 전형적인 Reed-Sternberg cell이 관찰되지 않고, 여러 실험적 근거상 B-세포 기원의 종양으로 인정하고 있는 nodular lymphocyte predominace Hodgkin 림프종(NLPHL)과 classical Hodgkin 림프종의 2가지 유형으로 대분류하였다.  Classical Hodgkin 림프종은 과거와 같이 nodular sclerosis, lymphocyte-rich, mixed cellularity, lymphocyte depletion 등 4가지 유형으로 재분류하였다.

 

8. 한국인에 발생하는 림프종의 특성

앞에 언급하였듯이 림프종은 지역에 따라 발생 아형이 매우 상이함이 잘 알려져 있다. 한국인에서 발생하는 림프종의 유형도 서구인의 그것과 매우 다르다. 우선 Hodgkin 림프종과 follicular 림프종의 빈도가 매우 낮아, 각각 전체 림프종의 5∼6% 내외가 된다. 서구에서는 Hodgkin 림프종이 약 1/4 follicular 림프종이 1/3 정도의 빈도를 보이는데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고악성 림프종의 발생이 한국인에서 높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인에서는 림프절 기원보다 림프절 이외의 장기 특히 소화기관에서 림프종이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조직유형으로는 미만성 대형 B-세포 림프종이 호발하여 거의 50% 이상의 빈도를 보인다. 비인후강에 호발하는 NK/T-세포 림프종을 위시하여 T-계열 세포 림프종이 서구인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호발하며 이 또한 고악성 림프종 발생 빈도가 높은 현상에 일조를 하고 있다.

 

9. 향후 림프종의 분류에 고려되어야 할 인자들

최근 인체 게놈 지도가 거의 완성된 시점에서 당면한 과제는 수많은 유전체의 기능을 어떤 방법으로 신속히 밝혀나가느냐에 모아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이 나노 수준의 micro화와 반도체 칩 제작 기술을 원용한 multi-array chip의 제작이 가능해진 때 부터이다. 유전체의 기능 분석을 위하여 수백개부터 수십만개의 DNA를 작은 공간에 넣어 시료와 hybridize 시킴으로 Southern과 Northern blot, 돌연변이 검색 그리고 DNA sequencing 등을 대체하여 많은 양을 빠른 시간 내에 검색할 수 있다. 개발이 시작된 지 5∼6년 만에 다양한 종류의 DNA chip들이 개발되어 주로 유전체 기능 연구에 이용되고 있다. DNA chip은 질병의 진단에도 매우 강력한 유용성을 보일 수 있음이 최근에 제시되고 있다.

 

악성 림프종은 각 아형에 따라 분자유전학적 이상이 많이 밝혀져 있고, 종괴내 구성 종양세포가 비교적 균질하여 앞으로 진단 및 예후 추정을 위하여 DNA chip이 활발히 이용될 분야 중 하나일 수 있다. 이미 미만성 대형 B-세포 림프종 증례들을 DNA chip으로 검색해 여포 중심 관련 유전체 발현군과 활성 특이 유전체 발현군으로 분류하고, 이 둘 사이에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한 임상예후의 차이를 관찰한 보고가 있다.

또한 이와 유사한 개념으로 protein chip, oligonucleotide chip 등이 개발되고 있고, 많은 조직 표본을 이용하여 동일 검색을 시행할 수 있는 tissue array의 제작도 활발하다.

 

악성 림프종은 다른 종양들과 비교할 때 학술적 이론이나 기술이 가장 먼저 제시되고 응용되는 분야인 만큼, 최신의료 지식을 이해하고 적용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출처 : CDMC Vol.2, N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