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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소화기내과] 급성 A형 간염의 가족내 전염

                              

      

                   안 병 민

 

       부평세림병원 소화기내과  

 

 

     Byung-min Ahn, M.D & Ph.D.

     Dept. of Internal Medicine,

     Bupyong Serim Hosiptal.

     E-mail : hepatox@paran.com 

 

 

  서  론

A형 간염 바이러스(HAV)는 picornaviridae에 속하는 껍질이 없는 직경 27~33nm 크기의 구형에 가까운 내열성(thermostable),내산성(acid-resistant) RNA 바이러스로써 단일 혈청형이지만 4가지 유전자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Table 1). HAV는 섭씨 100도에서 약 20분 정도면 불활성화하며 건조한 상태에서는 섭씨 160도에서 60분 정도 경과되어야 불활성화 한다. 입자의 크기가 다양한 것처럼 완전히 성숙한 virion 입자들과 불완전하게 성숙된 provirion이 혼재되어 있는데 이들을 구성하는 polypeptide의 조성상에도 차이가 있다. 또한 감염력이 없는 procapsid 입자는 속이 빈 HAV 입자로서 provirion과 유사하게보이지만 HAV RNA가 들어있지 않다. Provirion은 완전히 성숙한 virion에 비해 감염력이 약하며, 증식에 돌입하는 시간도 지연되는데 감염 시에 이들이 하는 역할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아직까지 알려져 있지 않다. HAV의 증식은 간세포 내에서만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HAV RNA는 positive sense의 단쇄선상 7.5kb 길이이다. HAV가 경구로 감염되면 장관의 상피를 통과한 뒤 문맥 순환계로 유입되는데 장관 내에서 상피세포를 통과하여 문맥혈액 쪽으로 다시 나오는 경로의 매개체는 알려져 있지 않다. 단, 간세포는 세포표면의 수용체를 통해 HAV를 uptake하는 것으로 보인다. HAV는 간세포와 같은 permissive한 세포 주에서는 세포병독(cytopathic effect)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HAV 주들(strains) 중에는 세포병독이 있는 것도 발견된다. 그렇지만 세포의 살해는 세포병독이라기 보다는 apoptosis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HAV는 간세포 내에서 증식하여 담즙을 통해 대변으로 배설되기 때문에 전형적인 대변-구강 경로의 전염을 일으킨다.(Fig. 1)

 

잠복기 중에 즉, 간염증상이 나타나기 약 2주전부터 환자의 대변에서는 바이러스가 검출되기 시작하나 황달과 간 기능 장애가 나타날 무렵쯤이면 입원할 무렵이 되지만 대변에서는 바이러스의 검출이 희박해진다. 대개 이때쯤이면 혈청에서 IgM HAV 항체가 검출되기 시작하여 급성 A형 간염을 진단할 수 있게 된다. 급성 A형 간염은 대부분 별다른 후유증 없이 완전히 회복되긴 하지만, 식욕 상실이나 피로감을 비롯하여 발열, 복통, 설사, 일시적인 백혈구 및 혈소판 감소증 등 다양한 증상들을 동반하고 전신증상이 비교적 심한 편이어서 입원치료가 흔히 요구된다. 역설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청년기의 급성 A형 간염 발생빈도는 환경위생이 훨씬 나아진 요즘 오히려 위생수준이 열악했던 과거보다 더 문제될 수 있다. 급성 A형 간염의 증상은 어린 나이일수록 불현감염(inapparent infection)이 흔하여 본인도 모르게 면역항체가 형성되는 예가 흔하다, 따라서 환경위생이 열악하고 수인성 전염병이 창궐하면 오히려 유, 소아기에 불현감염을 거쳐 면역항체가 형성되는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들이 청년기에 접어들면 이들에게서 발생하는 급성 A형 간염의 빈도는 오히려 줄어들게 된다.

사실, 국내에서 1980년대 이후 아파트에서 태어난 세대들은 아스팔트나 콘크리트로 포장된 지면 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청년기에 접어들어 토양접촉을 통한 불현감염의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일부러 예방백신을 접종 받지 않는다면 청년기에 접어들어 급성 A형 간염에 이환될 위험성이 높다. 근래 조사한 연령별 면역항체 보유율을 살펴보더라도 예방백신의 필요성을 이해할 수 있다. 면역항체 보유율은 1~15세까지는 10% 이하이고, 16~20세까지가 약 30%이며, 20대는 약 70%, 30대 이후는 90% 이상이다. 

전염경로 및 임상경과

현재 한국에서는 급성 바이러스 간염의 원인으로 HAV가 가장 흔한 원인이 되었으며 전국 각지에 토착화하여 연중발생하고 있다. 미국 전염병관리국에 발표된 자료에서의 발생빈도는 준고도(high intermediate prevalence)의 수준이다.(Fig. 2)

HAV는 환자의 대변으로 배설된 후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을 통해서 전염된다. 따라서 오염원으로는 끓이지 않는 물이나 익히지 않은 음식을 섭취하게 되는 상황을 의심해 볼 수 있다. A형 간염의 전염원으로 설정할 수 있는 국내의 상황으로는 무엇보다 끓이지 않은 식수로서 대장균이 검출된다면 가능성을 들 수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HAV는 내열성이어서 섭씨 100도에서 최소한 20분 이상 끓여야 한다. 따라서 대장균이 검출되는 어떠한 식수원이든 정수기만을 사용해 끓이지 않고 손님들에게 접대하는 대부분의 외식 업소라든지 소위 寧薨柒라며 약수터나 우물에서 길어오는 물을 끓이지 않고 사용하는 가정은 항상 감염원에 노출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는 이러한 감염원이 너무나 흔할 뿐 아니라 관리가 충분히 되지 않고 있어 예방백신 만이 확실한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HAV에 감염되면 15일~50일(평균 4주)간의 잠복기(incubation periods)를 거쳐 급성 간염의 현증이 나타나게 된다. HAV는 이미 잠복기에 환자의 대변으로 배설되기 시작하며 입원할 무렵에는 대변에서는 HAV의 검출이 희박해 지기 때문에 격리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Fig. 3)

대부분 급성 A형 간염은 완전히 회복된다고 알려져 있으나, 회복도중 또는 회복된 후 수주 내지 수개월 후에 일시적으로 악화하거나 재발하는 예가 10% 전후에서 발생한다. 또한 일부에서는 담즙정체가 상당기간 지속되는 경우도 발생하며, 1% 미만에서는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되어 간이식이 필요한 상황 또는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치료, 예방 및 본 증례에 대한 설명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이지만 치료제로서 항바이러스제는 사용되지 않는다. 일시적이지만 대부분 심한 식욕저하, 오심, 복통, 설사, 구토와 같은 소화기 증상이 동반되어 정맥 내 영양섭취와 휴식 등의 목적으로 입원하게 되는 예가 흔하다. 식욕상실로 인해 경구섭취가 어렵지만, 급성 간염이 초래된 간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공급되어야 한다. 이러한 에너지원이 지속적으로 공급되지 않는다면 간은 더 심하게 손상될 수도 있는데, 포도당 정도로 무난하므로 5~10%의 포도당 주사를 이용한다. 그 외에 특별한 약제를 더 사용하지 않더라도 1주~10일 정도를 지나는 사이에 식욕회복과 더불어 검사실 소견의 급속한 개선이 관찰된다. 단, 심한 황달을 동반한 일부의 예에서는 회복이 다소 늦고 소양증 등 증상에 대한 대증요법이 필요하며,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개별화한 약물치료나 조치를 요할 수 있으므로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예방은 백신이 개발되어 있는데 국내에서는 GSK사의 하브릭스와 머크사의 Vaqta가 가능하다. 주사는 2번을 맞는데 첫 번째 접종 후 6개월 또는 12개월 뒤에 한 번 더 접종하게 되면 대부분 면역항체가 형성된다.

증례에서는 전 가족이 동시에 외부에서 감염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증례 2와 3이 증례 1과는 18일의 시간차를 두고 같은 날 증상이 발현된 것으로 보아 증례 1이 병원에 입원하기 전 증례 1로부터 가정에서 증례 2와 3에게 가족간 전염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본다면 평균 4주(28일) 정도로 알려져 있는 잠복기는 본 증례에서와 같이 불과 18일 정도 밖에 걸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본 증례는 중요한 임상사례로 생각된다.

 

 (출처: Dia Treat VOL.6,N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