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도 심장질환 치료도 하루만에 가능한 첨단 의학 시대가 활짝 열렸다.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센터장 박표원)는 하루만에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시행하고 퇴원하는 ‘당일 입퇴원 관상동맥 중재시술 제도’를 시행해 협심증 및 심근 경색증 환자 치료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이 제도는 환자가 아침에 입원하여 입원 당일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시행하고 시술 당일 오후에 퇴원하는 제도로, 수술 전날 입원해 수술 전 조치를 받고 수술 후 퇴원까지 최소 3~4일이 소요되는 기존의 방식을 크게 개선한 것이다.
관상동맥 중재시술은 카테타를 큰 혈관에 삽입해 심장까지 도달하게 하여 막히거나 좁아진 관상동맥 부위를 넓혀주는 치료법으로 외과 수술에 비해서 간편하게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 치료 후 퇴원까지 최소 3~4일이 소요되고, 다리의 대퇴동맥에 삽입한 관을 빼낸 뒤 지혈을 위해 상처가 아물기까지 12~14시간 동안 꼼짝도 않고 누워 있어야 하기 때문에 대다수 환자들이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고 합병증의 위험이 높아 입원 기간이 길어졌다.
삼성서울병원은 당일 관상동맥 시술을 위해 기존의 다리 혈관을 이용한 카테타 삽입 방식 대신 손목혈관으로 카테타를 삽입하는 ‘경요골동맥 시술(Transradial Approach)’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경요골동맥 시술은 시술 후 환자가 바로 일어나 앉을 수 있으며, 진단을 위한 관상동맥 조영술은 시술후 2~3시간 뒤, 치료 시술인 관상동맥 중재시술은 시술 후 6~7시간 뒤면 퇴원이 가능한 새로운 시술 방식이다.
특히 기존 다리 삽입시술에 사용하던 직경 2mm 카테타보다 더 가는 1.65mm 카테타를 사용하여 환자의 불편과 합병증을 줄였다.
1996년 3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당일 관상동맥 조영술을 시작하여 현재까지 4000여건을 시행한 삼성서울병원은 2002년 1월부터 당일 중재시술로 발전시켜 지금까지 500여명의 환자 시술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
당일 입퇴원 제도는 신속한 치료와 함께 합병증 위험을 줄여 조기 사회복귀가 가능하도록 해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당일 퇴원한 환자에 대해 심혈관 센터 전문간호사가 전화로 불편함과 문제점을 상담하고 있어서 만일의 문제에 대비하고 있다.
또한 타 병·의원에서 의뢰하는 환자에 대한 시술까지 그 대상을 확대하여 이용 병원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당일 입퇴원 외부 수탁제도는 타 병원에서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의뢰하였을 때 별도의 외래 진료의 과정 없이 바로 당일 입퇴원실로 입원하여 중재시술 후 당일 퇴원하는 제도로, 7병상 규모의 당일 입퇴원 환자 전용 병실을 별도로 마련해 현재 하루 1~4명의 환자에게 적용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심장혈관센터 권현철 교수는 “관상동맥 중재시술은 적지만 시술의 합병증이 있을 수 있는 고난이도 시술이기 때문에 당일 입퇴원 중재시술은 비교적 저위험군 환자가 그 대상”이라며 “심장이나 신장 기능이 매우 나쁘거나, 시술이 복잡하여 사전 처치가 필요한 경우이거나, 시술 후 집중 관찰이 필요한 고위험군의 환자는 당일에 퇴원하지 못할 수 있으나 현재 이같은 경우는 전체의 10% 수준이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일 관상동맥 시술 제도는 입원기간과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선진국형 의료체계가 이제 국내에서도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좋은 사례”라며 “현재 시행 중인 관상동맥 중재시술의 많은 부분을 대체할 수 있어 앞으로 각 병원에서 널리 사용하게 되면 환자들의 불편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한편 현재 국내 일부 병원에서 당일입퇴원 방식으로 진단적인 관상동맥 조영술을 시행하고 있지만 치료 시술인 관상동맥 중재시술은 현재까지 국내에선 삼성서울병원 만이 유일하게 시행 중으로, 세계적으로도 시행하는 병원이 소수에 머문다.
삼성서울병원은 기존의 고난이도 검사법으로 알려져 있는 변이형 협심증에 대한 관상동맥 경련 유발 검사도 당일 입퇴원 시술로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결과는 최근 외국 SCI 논문으로 발표된 바 있다.
조현미 기자(hyeonmi.cho@medifonews.com)
2005-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