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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정호, 심평원 소독수가 원가산정 결과 ‘수용불가’

환자감염 안전관리 중요…항목 신설, 별도 기금 활용 등 주장

소화기내시경학회가 소화기내시경 소독수가에 대한 심평원의 원가산정 결과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회는 2차 상대가치점수 개정에서 심평원 원가조사 결과의 관행수가 30% 수준이 아닌 학회 조사결과의 최소 50% 수준은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한정호 보험이사는 20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54회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세미나에서 기자와 만나 소화기내시경 소독수가 산정에 대한 학회의 입장을 설명했다.

 

한 이사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소화기내시경 소독 비용은 소화기내시경 상대가치점수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한 이사는 현재 상부소화관내시경검사의 경우 의원은 44390, 병원은 41770원을 받고 있지만 학회에서 검토한 결과 상대가치점수에 소독비용은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수술할 때 사용하는 칼 등을 예로 들어 타 멸균소독과 대응되는 소독법으로 분류해 부서공통비용으로 결정하는 것은 소화기내시경의 세척 및 소독 과정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소화기내시경의 세척 및 소독은 타 부서에서 전혀 이뤄지지 않는 행위이며 타 멸균소독에 대응하지도 않는다는 것.

 

한 이사는 소화기내시경 소독은 멸균 소독이 아니며 고가의 소독액과 자동세척소독 장비를 따로 구입해야 한다또한 사용량과 사용시간이 명확해 소독액 및 구입장비의 가격 역시 명확하므로 세부 항목 및 비용을 정확히 산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심평원은 뒤늦게 소독비용이 점수에 포함되지 않은 것을 인정하는지 서울의 모 대학병원을 현지 실사해 원가를 계산했다학회에 보내온 답변에 따르면 하루에 수백건의 내시경을 하는 대학병원에서 1회 내시경 소독원가를 6400원으로 산출했는데 이는 학회 산출결과와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학회가 산출한 내시경 세척의 원가는 인건비(9760)와 소요재료(2000), 자동세척소독기(500), 소독액(5600) 등을 합해 총 17860원이다. 심평원의 결과와 3배가량 차이가 난다.

 

한 이사는 일각에서는 심평원이 관행수가를 6400원으로 보고 30%1900원을 상대가치점수 개정에 반영한다고 한다이는 의사가 손해를 감수하던지 편법이나 불법을 하라는 이야기나 마찬가지이다. 국민건강권 측면에서 봐도 환자 감염 문제를 전혀 생각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최소 8000원 이상의 수가가 책정돼야 의료기관의 내시경실 운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 이사는 학회는 10여년 이상 소독수가 반영을 요구해 왔지만 그 때마다 심평원은 이런저런 이유로 미뤄왔고, 최근에는 상대가치 개정작업 시 고려한다고 답해 기다려 왔지만 이런 수준(1900)으로 책정이 된다면 내시경실은 계속해서 적자가 누적된다학회는 심평원에 최소 8000원에서 1만원 정도의 소독수가 책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소독수가의 적정 상대가치점수 책정을 다른 수가에서 뺏어와 해결할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한 이사는 타과나 타행위의 상대가치점수 하향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덜 중요한 의료행위가 있을 수 있겠나. 반영이 어려우면 소화기내시경 소독수가를 신설하는 방안도 있다소독은 환자의 감염 안전과 연계되는 사안이다. 세월호나 메르스 때처럼 다른 안전 기금에서 비용을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향후 학회는 적정 소화기내시경 소독수가 책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최선의 결과를 얻기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한 이사는 지난 11월 출범한 신임 집행부는 이 문제를 국민 안전 및 내시경실 유지를 위한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생각하며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오는 9월 상대가치점수 재개정이 정말 1900원 수준으로 마무리 된다면 지금껏 해온 적 없는 학회차원의 특단의 대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집행부는 적정 소독수가 책정에 정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재차 강조하며 특히 인건비가 원가에 많은 부분을 차지함에 따라 간호사계와도 만남을 갖고 있다. 힘을 합쳐 한목소리를 낼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의료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장비, 기구에 대한 별도보상이 충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한 이사는 의료를 산업화하려면 장비, 기구를 개발하고 판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라며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재료들에 대한 별도보상을 충분히 해주지 않으므로, 업체들이 만들어봐야 판매를 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말로만 정부에서 의료를 신성장동력으로 한다고 하고 의료정책에서는 계속 발이 묶여 있다는 이야기다.

 

끝으로 한 이사는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보면 소화기내시경 가격이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이다. 예전에는 나라가 어렵고 못살아 감염문제를 소홀히 할 수 있겠지만 이제는 국가 발전 수준에 맞는 환자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라며 내시경 세척비용 보장 없이는 감염병으로부터 국민을 지키지 못한다. 내과의 위기는 대한민국 건강의 위기이며, 소화기내시경의 부당한 급여체계는 내과 몰락의 시작과 끝이 될 수 있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