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21 (토)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기관/단체

[대체의학①] 학문적 개념과 정체는?

국민건강권 보호차원서 의료계 적극 나서야


[기획분석] 극도로 악화되고 있는 의료기관 경영에 새로운 돌파구로 등장하고 있는 보완대체의학의 실체는 무엇이고 향후 제도적 위상은 어떻게 될 것인가? 본지는 보완대체의학의 개념과 국내외 현황, 향후 전망 등을 집중 조명하고 그 대처방안을 총 3회에 걸쳐 기획분석한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고 있는 50대 주부 황정임씨. 황씨는 가족의 아침식사로 선식을 준비하고, 출근하는 가족들에게 글루코사민을 챙겨준다. 일주일에 3번은 구민회관에서 요가강습을 듣고, 저녁에는 목욕을 하거나 잠잘 준비를 하면서 조용한 음악과 함께 로즈마리, 베르가못 오일 등 다양한 오일을 사용한다.
 
황씨는 폐경기에 대비해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복합제제를 사용하다 얼마전부터는 달맞이꽃 종자유에서 추출한 생약을 복용하고 있다. 또한 친구들과 함께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태반주사와 비타민주사 시술을 받고 있으며, 이따금 전신마사지도 받고 있다.
 
내 자신이 혹은 내 주변에서 흔히 접하고 있는 이 같은 내용은 몇년전부터 유행처럼 시작된 ‘참살이(웰빙) 운동’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번쯤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치료법들이다.
 
병의원 역시 이 같은 시술들에 관심을 가지며 실제 임상에 도입하고 있는데 위의 모든 것들이 최근 의료계 내부적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는 ‘보완대체의학(CAM·Complementary Alternative Medicine)’이다.
 
보완대체의학은 식물의 추출물과 같은 건강기능식품에서부터 카이로프랙틱과 같은 수기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가 광범위하며, 연간 시장규모도 10~20조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될 만큼 규모가 크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보완대체의학에 대한 개념 및 체계정립이 정확히 되어있지 않아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국민건강권 수호 차원에서 대체의학으로 포용해야 할 부분과 폐기처분 해야 할 분야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시급하다.
 
그럼 보완대체의학이란 무엇일까? 지난해 12월 의학회와 의협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출범한 대한보완대체의학회(이사장 이성재·가천의대)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사회에서 인정되고 있는 정통의학, 주류의학, 제도권의학, 정규의학에 속하지 않은 모든 보건의료체제 및 이와 동반된 이론이나 신념, 그리고 진료나 치료에 이용되는 행위와 제품 등의 치유자원 전체를 통칭하는 말’로 정의된다.
 
미국 국립의료원(NHI) 산하에 있는 보완대체의학센터(NCCAM) 역시 ‘정통의학(conventional medicine)의 한 부분으로 여겨지지 않는 다양한 보건의료 행위나 보건의료 제품, 보건의료 체계들의 집합’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한의학을 정통의학이 아니라고 간주해 보완대체의학으로 분류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한의학을 주류·제도권·정규의학에 속한다고 보기에 보완대체의학에 포함하지 않기도 해 보완대체의학 범위에 대한 견해차이를 보이고 있다.
 
비단 미국과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보완대체의학에 대한 정확한 개념이나 명확한 범위는 아직 확립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보완대체의학이 자리를 잡은 미국에서는 NCCAM 차원에서 *대체의료체계(Alternative Medical System) *심신중재(Mind-Body Interventions) *생물학기반치료(Biologically Based Therapies) *신체기반치료(Manipulative& Body Based Methods) *에너지치료(Energy Therapies) 등으로 분류하고, 이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최근에서야 관심과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국내에서는 대한류마티스학회(2002년), 신경정신의학(2003년), 기본간호학회지(1999년), 대한보건협회학술지(1999년), 한국대체의학회 논제(1997) 등이 각각의 분류법을 제시할 분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태다.
 
보완대체의학회 전민호 총무이사(울산의대)는 “국내에서 보완대체의학이 체계화되지 못하면서 학회와 학술지의 성격에 따라 6개에서 15개까지 분류하는 기준이 제각각이었다”며 “이에 따라 학회에서는 실무위원회를 구성하여 국내 상황에 맞춘 분류작업을 통해 6가지 영역으로 보완대체의학을 분류했다”고 설명했다.학회는 국내 보완대체의학을 *대체의료체계 *심신중재 *생물학기반치료 *수기치료 및 신체기반치료 *에너지치료 *미분류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를 다시 살펴보면 ‘대체의료체계’에는 아유르베다, 동종요법, 자연요법, 중의학 등이, ‘심신중재’에는 음악·미술·댄스요법, 요가, 기도, 명상, 최면 등이 포함되며, ‘생물학기반치료’는 허브를 이용한 아로마요법과 주스·소식·절식 등을 이용한 식이기반요법, 태반·흉선추출물·요로를 이용한 요법 등을 포함하고 있다.
 
‘수기치료 및 신체기반치료’는 카이로프래틱, 정골요법, 마사지 등을, ‘에너지치료’는 기공, 레이키 등의 생체장요법, 빛·색깔·자기장요법 등의 생체자기기반치료 등을 포함하며, 이밖에 IMS, 생혈액분석, 봉침, 수지침, 산소요법 등은 보완대체요법들을 모아 ‘미분류’로 구분했다.
 
그러나 의협의 측면 지원에도 불구하고 학회 내부에서나 개원가에서 아직까지 보완대체의학회의 정의 및 분류가 100% 실효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보완대체의학에 포함되는 치료법의 내용과 가짓수는 고정적이지 않다는 점도 이와 같은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100여가지 정도가 국내에서 도입·사용되고 있다고 보지만, 우리나라의 민간요법, 자연요법 등을 포함하면 수백 종에 이른다는 것이 의료계의 통설이다.
 
또한 보완대체의학은 끝없이 새로운 치료법을 받아들이고, 때로는 보완대체의학 내 속해있던 요법이 정통의학 범주로 들어가기도 하기 때문에 정확한 분류나 정의를 내리기가 쉽지 않다.
 
전민호 총무이사도 “보완대체의학은 정통의학을 보완하고 대체하는 의학에 머무르지 않는다”며 “보완대체요법들이 임상연구를 통해 그 ‘근거’와 ‘인과관계’가 밝혀지면 정통의학의 범주에 들어온다”고 말해 대체의학과 정통의학과의 구분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처음에는 보완대체의학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정통의학 분야에서 논의되고 있는 치료법으로는 태반주사나 보톡스, 통증을 치료하는 근육 내 자극치료(IMS) 등이 있으며, 이같이 정통의학에 들어갈 치료법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건식에서부터 다양한 수기요법, 민간요법에 이르기까지 대체의학으로 포용하기 위해 검증해야 할 부분이 너무나 많기에 각각의 과학적 효능과 효과를 입증해 내기까지는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1차의료보다 더 가깝게 국민들에게 노출되어 있기에,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대체의학이기에 정확한 분류와 명확한 체계정립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이뤄져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대체의학②] 선진국 “교육·제도 강화”
[대체의학③] 의료시장의 블루오션 부상
 
 
조현미 기자(hyeonmi.cho@medifonews.com)
2005-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