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빅3 대학병원을 비롯해 대형병원들이 ‘서브인턴제(Sub-internship)’을 적극 도입하고 있어 대학병원 전반에 파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브인턴제’는 현행 의과대학의 임상실습(견학)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켜 직접 지도 교수 입회 아래 환자를 진료하는 것으로, 미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되어 있다.
국내에서 이 제도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의학전문대학원의 늘어나는 교육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의 하나로 보기 때문이다.
국내 서브인턴제는 현행 졸업 후 인턴 수련과정(1년)을 대학원 4학년 교육과정에 포함시켜 의사(전문의) 양성교육기간을 1년 단축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대형병원들이 의대생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의 하나로 서브인턴제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서브인턴제를 시행하고 있는 곳은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아주대병원 등 크게 4곳이다.
보통 방학기간인 1~2월과 7~8월에 전국의대생 의학과 2학년과 3학년을 대상으로 2주간 실시되고 있는 서브인턴제는 의대생의 호응이 높아 경쟁률이 최고 3대 1을 넘어서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수료생들의 만족도가 높아, 본인의 실습병원에 인턴이나 레지던트로 오는 수료생들도 있다.
<서울아산병원>
이 제도를 국내에서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은 서울아산병원으로 1995년 첫선을 보였다.
여름과 겨울방학에 이 제도를 시행중인 서울아산병원은 모교병원과 다른 임상실습 및 연구보조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여 진로결정에 도움을 주고자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서울아산병원은 30여개 과정에 70여명의 학생을 선발, 2주간 교육기회를 제공하며, 교육이 중심이 된 만큼 일부 과정의 경우 의대생 3학년만으로 대상자를 제한한다.
여름에는 2개조로 나누어 교육을 실시하고 겨울에는 인턴 및 레지던트 시기와 맞물려 1개조만 편성해 실시한다.
국내에서 처음 도입한 만큼 의대생의 인지도도 높아 지원자들의 경쟁률도 가장 높은 편으로 3대1을 훌쩍 넘는다.
만족도 또한 높아 일부 수료생의 경우 서울아산병원을 수련병원으로 결정하기도 하는 경우도 있다.
교육수련부 남기천 팀장은 “수료학생 중 인턴이나 레지던트로 들어오는 수료생도 있는데, 일부 학생의 경우 수련하고자 정한 병원을 미리 경험하는 차원에서 지원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은 임상기회 제공과 함께 병원의 교수진과 첨단 의료시설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이 제도를 도입했다.
다른 병원과는 달리 교육보다는 견학을 중심으로 2~3주간 운영하는 삼성서울병원서브인턴제는 25여개 과정에 100여명의 학생을 선발한다.
교육수련부 임승호 담당자는 “올해 여름에는 더 많은 의대생에게 문호를 개방하기 위해 152명을 선발했는데 39개 의대 359명이 지원해 2.4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며 다시 한번 서브인턴제의 높은 인기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산서울병원과 마찬가지로 여름에는 2차례의 실습기회를 제공하나, 겨울에는 1차례만 시행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은 의사와 환자·의료지원인력·병원과의 관계를 미리 경험하여 진로선택과 향후 인턴을 수행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2003년부터 ‘Student Intern’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다른 병원과는 달리 의학과 3학년만을 대상으로 겨울방학에만 실시되고 있으며 50여개 과정에 100여명을 선발, 2개조로 나누고 각각 2주간 교육을 실시한다.
“겨울에만 시행하다 보니 학기가 끝나지 않은 학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25여개 의대생들이 지원하는 등 호응이 높다”며 “의도하지 않았지만 프로그램 수료생 중 서울대병원에서 인턴이나 레지던트 과정을 밟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아주대병원>
2004년 서브인턴제를 도입한 아주대병원은 병원 이미지 향상과 우수한 인재확보를 목적으로 이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아주대병원은 매년 여름방학에 의학과 2학년 및 3학년을 대상으로 교육중심의 3주간 프로그램을 운영 중으로, 15여 과정에 60여명의 학생을 선발한다.
병원들이 서브인턴제에 관심을 갖고 속속 이 제도를 도입하는 것과 더불어 의대생들의 관심과 호응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의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한 전공의는 “서브인턴제에 참가하면서 전국 의대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그때의 임상경험이 병원에서 환자를 대할 때 알게 모르게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서브인턴제를 수료한 한 학생은 “평소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사례를 직접 볼 수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특히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배우고, 진로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간이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서브인턴제가 병원과 의대생 양쪽의 호응을 얻으면서 최근 포항에 있는 선린병원도 이 프로그램을 도입했으며, 한림대의료원도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현미 기자(hyeonmi.cho@medifonews.com)
2005-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