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신·목소리·홧병 등 이색클리닉 “주목”

대학병원, 사회적 각종질환 특수클리닉 신설

사회가 다양화되면서 질환에 대한 연구와 치료도 다양화, 세분화되고 있다. 최근 대학병원들은 새롭게 부각되는 질환이나 간과되고 있는 질환에 대한 전문클리닉을 개설해 새로운 치료영역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인에게만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 중 하나로 꼽히는 ‘홧병’. 국내에서는 홧병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홧병은 영어로 ‘Hwabyung’이라고 표기되며 문화결함증후군의 하나로 등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정신과협회에서는 1996년 정신질환의 일종으로 공인한 바 있다.
 
이같이 한국인의 독특한 질병인 홧병을 진료하기 위해 이대동대문 병원은 지난달부터 소화기센터내에 ‘홧병클리닉’을 개설했다.
 
홧병클리닉에서는 가슴앓이, 즉 홧병의 원인이 심리적인요인 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이상으로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 및 검사를 통하여 원인을 찾아 치료하고 있다.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가 스스로 곧 깨어나 정상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있다. 실시 혹은 졸도라고 불리는 이 질환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건강한 젊은 사람에서는 자율신경의 조절 장애가 가장 흔한 원인이다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는 이 같은 실신의 원인을 규명하여 적절한 치료 방침을 결정하기 위해 ‘실신크리닉’을 운영 중이다.
 
실신클리닉에서는 실신을 유발 환경이나 상황의 회피와 자세 조절에 대해 치료를 실시하고 재발할 경우에는 약물 치료를 제시하고 있다.
 
최근 과도한 인터넷 사용으로 ‘병적 컴퓨터 사용장애’ 즉, ‘인터넷 중독’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신체적, 심리적, 대인관계적, 경제적, 사회적 기능에 손해나 지장이 생기는 경우 역시 늘어나고 있다.
 
인터넷중독이라는 병명은 1994년경에 등장했는데 아직 정확한 진단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는 않은 정신질환으로 대학병원에서는 ‘인터넷중독클리닉’을 개설해 증세와 치료를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서울지역의 경우 지난해 9월부터 중앙대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한양대병원 4개 대학병원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건양대병원에서는 인터넷게임 중독만을 전문으로 한 ‘게임중독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수술을 앞둔 환자에게 마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이나 조건이 있는 경우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환자 개인적으로는 시간적 손실과 경제적 손실을, 병원으로는 입원실과 수술실의 효율적 운영이 어렵게 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영동세브란스병원 ‘수술전 마취자문 클리닉’을 개설해 효율적인 마취와 수술을 돕고 있다.
 
수술전 마취자문 클리닉에서는 전문의가 수술 예정환자를 면담해 수술전에 마취와 관련된 사항을 상담 및 평가하고 환자가 알아야 할 주의사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마취 담당의는 환자의 상태를 잘 파악할 수 있고, 환자는 불안을 얼마간 해소할 수 있으며 보다 안전한 마취관리가 가능하게 된다.
 
한편 다양한 클리닉이 성업 중인 개원가에서는 목소리 전문클리닉이 새로운 영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최초의 목소리클리닉이 개설된 예송이비인후과는 아시아 최대 규모와 첨단 장비를 갖추고, 일반인은 물론 목소리 전문 사용자들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목소리클리닉에서는 분야를 세분화해 성 전환자를 위한 음성성형 클리닉, 목소리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음성관리 프로그램, 공연예술인을 위한 공연예술의학 클리닉 등을 운영 중이다.
 
조현미 기자([e-mail])
2006-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