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국산 의약품의 점유율이 60%밖에 되지 않는 현실에서 '우리약 살리기'의 방안으로 국산 제네릭 의약품 활성화가 주요 논점으로 제시되어 이에 대한 다양한 보건산업 관계자들의 의견 개진이 있었다.
국산 제네릭 의약품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 제네릭 의약품의 신뢰도를 향상하는 방안과, 최종적으로 처방과 조제에서의 제네릭 의약품 사용을 제도적으로 독려하는 방안, 정부가 제네릭 의약품의 안전성을 사용자에게 교육하고 홍보하는 정책적 지원 방안 등이 제시되며 국가의 제도 및 정책지원에 대한 제언들이 도출됐다.
지난 6일 오후 2시 의약품산업 활성화를 위한 '우리약 살리기' 정책토론회가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의 주최로 개최된 이번 정책토론회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는 제약산업 대비 국산 의약품 사용이 부진한 상황을 인식하고 국산 의약품 사용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대한병원협회 홍정용 회장, 대한약사회 조찬휘 회장,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 한국의약품유통협회 황치엽 회장 등 대한민국 보건산업에 연관된 단체의 주요 임원들이 대거 참석하며 대한민국 제약산업 활성화를 위해 각 단체를 대변한 다양한 의견을 한 자리에 담아냈다.
우선 용철순 영남대 약학대학 교수가 '국산 제네릭 의약품의 동등성 효과에 대한 고찰'을 주제로 발표를 시작하며, '우리약 살리기'의 방안으로 국산 제네릭 의약품 활성화를 제안했다.
용 교수는 "국산 제네릭 의약품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네릭 의약품 평가에 핵심인 생동성 시험에 대한 신뢰도 향상이 기반되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국시장은 전 세계 의약품 시장의 1.4% 정도로 결국 국산 제네릭 의약품 활성화는 수출로 이어져야 한다"며, "수출을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인정 받는 평가제도 도입 등으로 국내 제네릭 의약품 생동성 시험을 국제 수준으로 표준화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평가를 담당하고 있는 정부 부처에 제도적인 보완과 의약품동등성시험 기준의 명확화를 요구했다.
또한 "제네릭 의약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생동성 평가 결과가 곧 치료 결과와 동일함을 입증함으로써 생동성 시험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것으로, 현재 FDA가 시행 중인 시판 후 추적조사 제도 등을 통한 데이터 구축도 좋은 방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부언했다.
하지만 용 교수는 발표 마지막에 "제네릭 의약품의 활성화는 저가 의약품 대체로 인한 국가 재정의 절감 효과가 핵심인 만큼 제네릭으로 인해 절감되는 약제비와 국가가 제네릭을 관리하기 위해 소요하는 비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비교하여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배보다 배꼽이 커지면 안 된다는 얘기다.
현재 고령화 인해 국내 총 약품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6년에는 국내 건강보험 약품비가 15조 원을 돌파하며 전년대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약제비 증가는 자연스럽게 건강보험 재정의 타격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고령화 시대에 접어든 현 상황에서 비교적 비용 효율성이 높은 제네릭 의약품의 활성화는 전 세계적인 트랜드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병원 처방의약품의 90%가 제네릭 의약품이고, 10%만이 오리지널 의약품이라고 한다. 하지만 한국의 상황은 정반대다. 병원급의 제네릭 처방율은 겨우 20%, 나머지 80%는 오리지널 의약품이 처방된다고 한다. 의원급은 30% 대 70%이다.
국산 제네릭 의약품 활성화 방안은 결국 국내 제네릭 의약품 처방 건수 증가와 대체조제 건수 증가 그리고 수출로 귀결된다.
토론회 패널로 참가한 이모세 대한약사회 보험위원장은 약국에서의 제네릭 의약품 사용의 장애요인으로 대체조제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인 인식과 생동성 시험에 대한 정부의 홍보 미흡, 동일성분조제 후 사후통보 문제, 성분당 과다한 제네릭 유통과 상품명 처방으로 인한 혼란 등을 언급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대체조제' 용어의 변경, 사후통보 절차의 간소화, 제네릭 의약품 안전성 홍보, 대체조제 시 처방의사에 수가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약사에 현행 인센티브 폭을 현실화 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또한 이날 소비자를 대표하여 토론회에 참석한 문은숙 소비자정책연구소 대표는 "2011년 의협신문 조사에서 64%의 의사가 제네릭 의약품의 효능에 반신반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런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부정적인 의사의 인식은 소비자에 그대로 반영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 대표는 "정부가 홍보나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해 제네릭 의약품의 질에 대한 의사와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박상애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약효동등성과장은 "국내 제네릭 의약품 생동성 시험의 국제 조화를 위해 현재 국제 수준 이상의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신뢰성 관리를 위해 의협과 공동 실사를 시행하는 등 철저한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고, 수출 지원 차원에서는 국제조달의약품 시장진출 지원, 주요 수출국 규제 정보 제공 등 국산 제네릭 의약품 활성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