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수종 적응증 확대에 몰두하던 MSD의 키트루다가 임상 중단을 예고했고, 비소세포성폐암에서의 1차 치료제 임상 실패로 한동안 가라앉아 있던 BMS의 옵디보가 흑색종에서 여보이 대비 우월한 재발방지 효과를 나타내며, 두 제품의 적응증 확대 시도가 또다시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지난 7월 6일(현지시간) 제약전문 사이트 'The PMLiVE'는 FDA가 다발성 골수종에서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임상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MSD는 이전에도 다발성 골수종 치료에서 키트루다 병용 연구인 KEYNOTE-183과 KEYNOTE-185에서 환자 모집을 중단한 바 있으며, 이번 연구 중단이 세 번째다.
중단된 이 세 가지 연구에는 골수종 치료에 널리 쓰이고 있는 셀엘진의 블록버스터 약물 '포말리스트(성분명 포말리도마이드)'와 '레블리미드(성분명 레날리도마이드)와의 키트루다 병용 연구가 포함되어 있으며, 키트루다 복용군에서 다른 치료군보다 사망건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들의 취지는 면역효과를 나타내는 두 타입의 치료를 결합해 면역시스템의 능력을 강화시켜 암세포를 제어하고자 함이었다.
다만, 골수형성이상증후군(Myelodysplastic Syndromes)이나 외투세포림프종(Mantle cell Lymphoma) 치료에 쓰이는 레블리미드와의 약물상호작용에 의한 위험이나 키트루다의 효과를 방해함으로써 나타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결과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KEYNOTE-183 연구에서는 재발한 다발성 골수종 환자에서의 포말리스트/저용량의 덱사메타손과의 키트루다 병용 여부, KEYNOTE-185 연구에서는 새롭 진단 받은 다발성 골수종 환자에서의 레블리미드/저용량의 덱사메타손과의 키트루다 병용 여부에 따른 치료효과를 시험 중이었으면, MSD는 모든 키트루다 투여군의 치료를 중단할 예정이다.
이번에 중단 요청 받은 KEYNOTE-023 연구는 이전에 충분한 치료 경험이 있는 골수종 환자에서 표준치료(레블리미드, 덱사메타손 혹은 암젠의 키프롤리스(성분명 카르필조밉))와 키트루다의 병용 효과를 연구하기 위한 1상 임상연구로, 오직 키트르다/레블리미드/덱사메타손 병용치료군만 치료를 중단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는 KEYNOTE-023 연구의 초기 결과치가 발표됐으며, 키트루다 병용군에서 높은 반응률을 나타낸 바 있다.
이번 임상연구 중단에 대해 MSD의 연구개발사업부 로저 펄머터(Roger Perlmutter) 총괄 책임자는 "MSD에게는 환자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그간 이 중요한 연구에 참여해 준 연구진과 환자들에 깊이 감사 드린다"며 입장을 밝혔다.
MSD는 피부암, 폐암, 방광암을 포함한 6가지 암종 외에 30여 종의 다른 암종에서의 키트루다 연구를 진행 중이며, 이번 중단 결정은 다른 연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미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BMS '옵디보'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MSD의 그간의 노력들에 이번 임상 중단 소식은 악재가 아닐 수 없다.
한편, 같은 날 The PMLiVE는 BMS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가 동 사의 CTLA4 억제제 '여보이(성분명 이필리무맙)' 대비 진행된 고위험군의 흑색종 환자에서 재발률을 더 감소시킨다고 보도했다.
이번 잠정적인 데이타는 초기 결과이긴 하지만 곧 다가오는 관련 학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며, 이번 발표로 BMS는 그간 비소세포성폐암과 뇌암의 일종인 교모세포종(Glioblastoma)에서의 옵디보 임상 실패로 인한 성장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MSD의 키트루다, BMS의 옵디보와 같은 항 PD-1/PD-L1 면역항암제 시장이 2016년 63억 달러(약 7조 2,734억)에서 2023년 369억 달러(약 42조 6,638억 원)로 연평균 약 28.7%의 성장률을 보이며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중 키트루다와 옵디보는 이 분야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될 블록버스터로 손꼽히고 있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고 있는 이 두 제품의 적응증 확대 소식은 업계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