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의 대립을 보이던 세종병원 사태가 결국 최악의 폭력사태로 얼룩지고 있다.
단체협약 일방 해지 철회 등을 요구하며 세종병원에서 4차 집중투쟁을 전개하던 500여명의 조합원들은 14일 새벽 병원측이 고용한 용역업체 직원들과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육탄전을 벌였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14일 “총력투쟁 첫날 병원이 노조의 평화적인 집회를 폭력으로 가로막고, 병원 사업장에서 전무후무한 초강경 탄압을 휘둘렀다”고 전하고 “영하 10도를 웃도는 꽃샘추위임에도 조합원들에게 소화기와 물대포를 쏘아대며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탄압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이날 노조 관계자들은 “세종병원 주차장은 조합원들의 비명 소리와 여기 저기 솟구쳐 오르는 물대포, 소화기 분말 가루 연기로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병원측이 고용한 용역업체 직원들은 여성 조합원들에게 소화기를 뿌려대고, 심지어 소화기로 현관문을 부수는 폭력을 휘둘렀다.
특히 자정을 넘기자 용역업체 직원들은 병원 로비에서 소화전을 이용해 물대포를 쏘아댔으며 또한 지도부 농성장을 강제 철거했다.
현장에 있던 노조 관계자는 “용역업체 직원들의 폭력적 난동에 많은 조합원이 집단 폭행을 당했으며, 소화기 분말 가루를 뒤집어 쓴 조합원들은 구토 증세와 어지럼증을, 물대포를 정면으로 맞은 여성 조합원은 호흡 곤란 증세를 보여 근처 성가병원 응급실로 실려 갔다”고 증언했다.
노조측은 “한양대 신용우 조합원이 각막이 파열됐으며 한양대 이미경 조합원은 치아가 부러지는 등 많은 조합원들이 부상을 당했다”고 강조했다.
세종병원의 사태가 이처럼 심각한대도 현재 노동부와 경찰은 사태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노조는 “노동부와 경찰의 이 같은 소극적인 태도가 세종병원의 폭력사태를 부추기고, 수많은 부상자를 발생시키고 있다”고 격분하고 있다.
아울러 “병원이 노조탄압파업에 눈이 멀어 이성을 상실했음에도 사태 해결 위한 교섭 촉구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세종병원 내에서 폭력적 노사관계가 아닌 민주적 노사관계가 수립되는 그 날까지 총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노조는 14일에도 부천역에서 세종병원까지 삼보일배 투쟁을 전개하는 등 강도높은 투쟁을 지속할 계획이다.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
2006-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