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전망 어둡다”

의협 김정하 이사, 지역의사회·동네의사 참여 유도 주문

“사업 시작할 때만 해도 전에 시행됐던 사업들에 비해 잘 될 것 같았는데…쉽지 않겠네요”

대한의사협회 김정하 의무이사가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의 성공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김정하 이사는 27일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은명대강당에서 열린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심포지엄’에 참석해 이 같은 생각을 밝혔다.

김 이사는 사업 참여에 지역의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서울시의사회와 경기도의사회의 입장을 비교했다.

그는 “그 간의 통계들을 보면 서울과 경기지역의 환자 수는 크게 차이나지 않는데 이번 사업의 참여도는 서울지역이 높았다”며 “서울시의사회가 경기도의사회에 비해 사업 참여 독려가 적극적이었던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네의원 역할 강화와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대한 내용에서는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이사는 “효율적인 의료전달체계 개선기반을 마련한다면서 병원 기반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 효과 비교 연구 같은 것을 진행한다”며 “대형병원과 의원급을 방문하는 환자군 자체가 다르다. 분명 결과는 좋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증질환에 집중하라는 상종에서 만성질환환자를 모아 연구하고, 이를 의원급에 적용하려고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김 이사는 시범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지역의사회와 동네의원의 참여 유도가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의 전망은 쉽지 않다”며 “현재 시행되고 있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이 기대대로 국민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의료공급자 측면뿐만 아니라 우리의료체계와 사회·경제·환경, 국민인식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결국 지역의사회와 동네의사들의 동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며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동네의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사업 참여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불편함과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좀 더 건설적인 형태로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발표한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추진단 박형근 단장은 고혈압과 당뇨병의 조절률이 답보상태인 점을 지적하며, 조절률 증가를 위한 적극적인 전략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혈압은 최근 10여년간 지표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당뇨병도 유병자 기준과 치료자 기준 조절율에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은 현재 치료 및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 단장은 고혈압과 당뇨병 관리 전략을 다원화하는 한편 환자와 일차의료기관, 보건서, 지역의사회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인센티브 마련, 서비스 제공인력의 역량 강화 등을 성공 전략으로 제시했다.

그는 “질환관리가 잘 되는 환자에게는 검진바우처 외 건강포인트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보건소와 지역의사회에는 민간-공공 협력 정도 등에 대해 평가 후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의원급에 대해서는 “이 사업을 하며 행위별수가제라는 것이 몸에 베어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며 “환자 관리가 잘 되는 의원에는 수가 이외의 개선된 성과기반 인센티브를 제공해 의원 질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