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대받는 노인들이 연 39% 이상 급증하고 있으며, 이들을 학대한 가해자 대부분은 아들과 며느리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노인학대상담센터는 지난 2년간 전국 14개 지부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노인학대 사례가 2003년 1월부터 12월까지 939건, 2004년도 1월부터 10월까지 접수된 사례가 1,123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39%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해자 유형의 경우 2003년에는 아들 620명, 며느라 454명, 2004년에는 아들 701명, 며느리 403명으로 아들, 며느리가 가해자 유형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노인학대상담센터는 사업에 실패한 장남으로부터 3년동안 상습적인 폭행을 당해 최근 요양시설에 입소한 A씨(여·87) 사례와 돈이 필요할 때마다 아들로부터 흉기로 협박을 받고 구타를 당하는 B씨(여·76)의 사례를 들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협회장 김재정) 산하 국민의학지식향상위원회(위원장 윤방부·연세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주최로 열린 ‘노인학대의 현황과 대책’ 심포지엄에서는 노인 학대에 대한 사회적 차원의 대책과 접근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김미혜 이화여대 교수(사회복지학과)는 “그 피해영역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아동학대나 배우자학대에 비해 관심과 연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산업화, 인구고령화, 핵가족화 등의 요인들로 노인 부양의 부담을 가족에게 전담시켜 가해자를 만들고 있는 형편”이라고 지적하고 “노인학대를 개인이나 가정의 문제가 아닌 사회구조적 문제로 인식하고 적절한 사회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인학대의 대책으로 *정확한 노인학대 실태 파악 및 노인학대 판정 기준 마련 *노인학대 종합서비스 시스템 마련 *노인학대에 대한 인식교육 및 예방교육 실시 등을 제시하고 전국 16개 지역에 노인학대예방센터가 학대방지와 대처를 위한 선구자 역할을 담당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한 한동희(세계노인학대방지망) 한국대표는 “노인에 대한 부정적 선입감을 없애고 노인들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찾아가는 상담과 더불어 지역사회의 자원을 활용해 예방과 교육 개입의 다양한 접근이 시도될 때 노인학대 없는 사회로 변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노인학대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제기를 통해 사회적으로 이슈화 될 수 있도록 전문가, 시민단체, 언론과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류장훈 기자(ppvge@medifonews.com)
2006-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