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제4기 상급종합병원 45곳을 지정, 이 중 새로 지정된 4곳이 ‘심기일전’을 다짐했다.
이번에 상급종합병원으로 신규 지정된 의료기관은 울산대병원, 이대목동병원, 삼성창원병원, 강릉아산병원 4곳이다.
울산대병원과 이대목동병원은 지난 3기에서 고배를 마시고 이번 4기에 상급종합병원 라인에 다시 발을 들였다. 삼성창원병원과 강릉아산병원은 이번에 처음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9일, 제4기(2021~2023년) 상급종합병원 45곳을 지정했다. 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 신청병원의 시설, 장비, 인력, 의료서비스의 질, 환자 구성 비율 등 12개 평가 기준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3년마다 상급종합병원 지정 여부를 발표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될 경우 30%의 건강보험 수가 종별 가산율을 적용받는다.
울산대병원은 이번 4기 평가에서 경남 동·서부권으로 권역이 분리되는 불리한 점에도 높은 점수를 받으며 상급종합병원으로 재지정 됐다. 29일 병원에 따르면 평가점수는 부울경 1위, 전국 6위로 기록됐다.
이에 따라 울산대병원은 지난 3년간 광역시 중 유일하게 상급종합병원이 없어 무너졌던 지역 의료전달체계의 선순환 구조가 다시 정착되는 등 지역의료계의 다양한 긍정적 효과가 뒤따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즉, 경증 및 일반 질환 환자의 치료는 1·2차 병·의원이 담당하고, 울산대병원은 3차 의료기관으로서 암 치료와 같은 중증질환 진료 전문기관 역할수행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것.
울산대병원은 또 ▲지역의료계 신뢰도 하락 ▲지역환자 역외유출 심화 ▲병원 간 경쟁 심화 ▲의료질 하락 등 상급종병 지정 전 팽배했던 다양한 부작용도 해소돼 의료자원의 효율적 이용은 물론 울산시민의 의료비 부담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울산대병원은 국공립병원이 없는 울산 지역에서 공공의료의 구심적 역할을 하며 감염병 중환자 치료를 위한 음압하이브리드 수술실 도입 및 장애인구강진료센터 준공을 내년 상반기에 앞두고 있다. 앞서 병원은 특수(음압)중환자실을 개소해 6개(외과계·내과계·응급·신생아·외상·특수) 전문 중환자실 115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울산대병원은 교육연구 기관으로서 지역에 필요한 의료인력 양성과 지역 특성을 고려한 질병 연구 및 바이오메디컬 산업 발전에도 힘을 보탤 계획이다. 제2병원 건립과 함께 향후 국내 대표 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울산대병원 정융기 병원장은 “그동안 전국 어디에도 내놓아도 부족함이 없는 시설과 장비, 그리고 우수한 의료인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상급종합병원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저평가된 부분이 있었다”며 “이번 상급종합병원 재진입으로 지역주민과 의료계에서 더욱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로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2017년 신생아 사망 사건으로 지난 3기 지정에서 밀려난 이대목동병원도 다시 상급종합병원 라인에 발을 들여놨다.
이대목동병원은 각종 재난현장에 의료진을 파견하고 재난 중상자를 수용할 수 있는 재난거점병원으로 활약한 점이 이번 평가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병원에 따르면 중증환자 진료 비율이 강화 적용된 이번 평가 항목에서 만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목동병원은 병원 환경 개선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병원은 지난 2월부터 5개월간 대대적인 병동 개선 공사를 통해 7월 기존 637병상에서 700병상으로 병상 수를 확대했다. 기준 병실 4인실 운영, 음압격리실, 처치실, 세척실 등 시설 개선을 통해 환자만족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유재두 이대목동병원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 병원의 방역과 중증환자 진료에 매진해준 의료진과 교직원 덕분”이라며 “이대목동병원은 상급종합병원으로서 여성암, 방광암, 부정맥, 장기이식을 포함한 중증질환 연구와 진료에 앞장서고, 권역응급의료센터를 통한 응급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화여자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이대목동병원은 일부 병원만 운영하는 권역응급의료센터를 개원 27년 내내 유지하는 등 수도권 서남부 대표 의료기관으로서 묵묵히 역할을 수행했다”며 “이번 4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계기로 더욱 선도적인 의료기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병원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 삼성창원병원·강릉아산병원, 상급종합병원 라인 입성
삼성창원병원과 강릉아산병원은 처음으로 상급종합병원에 지정됐다.
두 병원 공통적이게 이번 지정으로 기대되는 점으로 고난도 중증질환 진료를 전문적으로 담당해 환자 대기 시간 감소 및 만족도 상승, 수도권 대형병원 환자 쏠림 현상 완화와 의료자원의 효율적 운영 등을 꼽았다.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상급종합병원 진입을 꾀했던 삼성창원병원은 수도권 수준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2018년부터 삼성서울병원과의 진료협력 네트워크를 활용해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을 영입해 왔다. 또 지난 3월에는 로봇수술센터, 위암센터, 유방‧갑상선암센터를 신설해 중증질환 치료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삼성창원병원 홍성화 병원장은 이번 지정에 대해 “2016년 새 본관 개원을 통해 우수한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우수 의료진을 꾸준히 영입하며 지역 의료시스템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성과라고 생각된다”며 “그동안 상급종합병원이 없던 경남 창원시는 물론, 동남권 의료수준 향상을 이끌어가는 대학병원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릉아산병원도 상급종합병원 지정 이전부터 암센터, 권역응급의료센터, 심혈관센터, 소화기병센터, 척추센터 등을 운영하면서 지역 중증환자 치료를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진료협력센터를 통해 지역 의료자원의 효율적 운영에 기여해 왔다.
강릉아산병원 하현권 병원장은 “우리 병원은 앞으로 더 나은 환자 중심의 진료 환경 시스템 구축과 환자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상급종합병원으로서 지역주민에게 더욱 신뢰받는 병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9일 강릉아산병원에 따르면 일평균 2500명의 외래환자가 진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하고 있으며, 일평균 740명의 입원환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지난 3기에 이어 4기에도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받은 병원들은 앞으로도 변함없는 병원 운영을 다짐했다.
조선대병원은 전남대병원, 화순전남대병원과 함께 4기 상급종합병원으로 선정됐다.
조선대병원 정종훈 병원장은 “상급종합병원으로의 재차 지정은 최신 의료장비 그리고 우수한 의료인력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시켜준 우리 교직원들의 노력 결과라 생각한다”며 “권역 중심병원으로서 앞으로 더 나은 환자 중심의 진료 환경 시스템 구축과 감염병 예방 및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순천향대 부천병원은 이번 4기 지정으로 2009년부터 15년간 상급종합병원의 지위를 유지하며 경기 서북부 권역의 중증환자 치료를 책임지게 됐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응진 병원장은 “최근에는 수도권 민간 상급종합병원 중에 처음으로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에 참여하는 등 국가적 재난 위기 극복에도 앞장서고 있다”며 “앞으로도 순천향의 ‘인간사랑’ 정신과 ‘의료 혁신’으로 사회적 책임과 가치를 실현하고, 최고의 의료질로 신뢰받는 중증종합병원이 되기 위해 모든 직원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