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신고만을 앞둔 전공의노조가 최근 병협 신임회장과 대전협 회장의 만남 이후 신고가 미뤄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초 전공의노조는 지난 4월 출범할 예정이었으나, 4월 초 노조 준비위원장의 사퇴 등의 악재로 인해 노조설립 준비과정에 차질이 일어나면서 신고일정을 미룬 바 있다.
이후 조직을 재정비에 나선 노조 준비위원회는 지난달 중순 창립총회를 개최한데 이어, 이르면 12일 늦어도 이주 중에는 노동부에 노조설립신청서를 제출한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노조설립 반대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던 병협이 15일 만남에서 전공의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이를 대전협이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노조설립이 또 다시 잠정 연기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대한병원협회 김철수 신임회장은 12일 당선직후 가진 취임 일성에서 “오늘이라도 당장 대전협 관계자를 만나서 전공의노조 문제를 이야기할 용의가 있다”며 전공의노조 설립여부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실제 김 신임회장은 본격적인 회무가 시작된 15일 대한전공의협의회 이 혁 회장(전공의노조 준비위원장)과 만나 전공의 수련환경 및 처우개선에 대한 입장을 주고 받았다.
대전협 이 혁 회장은 “매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누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는 없지만 병협측에서 전공의들을 위한 긍정적인 내용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현재 대전협은 병협측이 제시한 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검토를 마무리하는 시점까지 설립신고서 제출을 미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대전협의 행보에 대해 일선에 있는 전공의들은 노조설립이 잠정적으로 연기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전공의는 “지난해 병협과의 1차 소합의서 도출을 위해 노조설립이 미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에도 이 같은 사태가 또 다시 발생하는 것이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전공의는 “올해들어 전공의노조 추진이 본격화되면서 노조설립이 조만간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왔다”며 “그러나 최근 여러가지 상황을 볼 때 노조출범이 당분간 수면에 묻힐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밝혔다.
전공의노조 출범여부에 관심이 높은 선배의사들 역시 노조설립이 계속 미뤄지고 있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한 개원의는 “전공의노조의 필요성에 대해 많은 공감을 하며, 노조가 조속하게 출범하기를 바랬다”며 “전공의노조에 대한 요구와 관심 그리고 지지 등 사회적 여론이 형성된 지금 노조가 출범하지 못하면 다시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의료계 뿐 아니라 국민의 기대와 관심을 받고 있는 전공의노조를 준비하고 있는 대전협이 이같은 우려 속에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된다.
조현미 기자(hyeonmi.cho@medifonews.com)
2006-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