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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C형간염 위험인식 낮지만, 검진 필요 인식 96%로 높아”

만56세 대상 C형간염 환자 조기발견 시범사업 결과 발표
점증적비용효과비 816만원-임계값 3583만원, 비용-효과적

C형간염이 간경화,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위험인식은 낮은 반면, C형간염 검진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C형간염 선별검사가 적절한 치료로 이어질 시 진행성 간질환 발생을 현격히 줄이고, 비용-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 C형간염 국가검진 도입의 필요성이 커졌다.

대한간학회와 한국간재단에서 주최한 제22회 ‘간(肝)의 날’ 기념식이 20일 더플라자 호텔에서 개최됐다. 


이 날 작년 간의 날 기념식에서 있었던 ‘C형간염 퇴치 선포식’ 이후 재단과 학회는 국내 C형간염 종식을 위해 정부기관과의 협력활동, 대정부 정책 제안과 홍보활동에 힘써왔다. 특히 올해 기념식에서는 작년 질병관리청 주도로 만56세(1964년생) 일반 건강검진 수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C형간염 환자 조기발견 시범사업’의 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2020년 9~10월 두 달간 만56세 수진자를 대상으로 일반건강검진 시에 설문조사 하고, 체혈 시에 C형간염 항체검사를 함께 실시했으며, C형간염 항체 양성자에게서 C형간염 RNA 검사까지 실시했다. 

설문조사로는 과거 C형간염 검사, 진단, 치료경험, 위험인자, 인식도 조사 등을 시행했고 비용-효과 분석까지 진행했다.

시범사업에 10만 4918명이 검진에 참여해 792명(0.75%)에서 C형간염 항체 양성이 확인됐다. 이 중 189명(0.18%)에서 C형간염 RNA 양성이 확인됐다. 

지역별로는 부산과 울산에서 C형간염 항체와 RNA 모두 양성률이 높았다.

시범사업 참여자 중 6580명(6.27%)이 ‘C형간염 검사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C형간염 질환자 60% 이상은 C형간염 검사 경험이 없었다.

C형간염 진단검사 경험에서는 전체 0.36%(381명)가 ‘진단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C형간염 질환자 70% 이상은 현재 본인의 C형간염 상태를 모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신, 피어싱, 비위행적 침술, 혈액투석 수혈, 손톱깎이 및 면도기 공유, 네일아트, 기타 수술 및 시술 등 C형간염 위험인자 경험에 대해서 설문했을 때 C형간염 양성률과 유의미한 결과를 보이는 인자는 없었고, 수혈경험자에서 C형간염 양성률이 전체 평균보다 높긴 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또한, C형간염 양성 여부에 따라 위험인자 빈도에서도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월 소득별 C형간염 양성률을 분석했을 때 월 소득이 299만 원 이하인 수진자에서 C형간염 항체 및 RNA 양성률이 평균 이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고, 월 소득 구간이 증가할수록 전반적으로 C형간염 양성률이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C형간염 치료 이행률(치료경험/진단경험)은 70.38%였고, C형간염이 간경화,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위험인식에 대해서는 수진자 29.8%만이 인식하고 있어 C형간염 위험인식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C형간염 검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수진자(96.11%)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또 비용-효과 분석에서 모든 대상자를 1회 검진하는 ‘스크린 올(Screen-all)’ 전략이 검진을 시행하지 않은 ‘노 스크리닝(No screening)’ 전략에 비해 점증적비용효과비(ICER)가 816만원으로 임계값인 3583만원보다 훨씬 적어 비용-효과적으로 나타났다.

대한간학회 장영 의료정책간사는 “국내 56세 인구 대상의 C형간염 선별검사는 적절한 치료 연계 시 진행성 간질환 발생을 현격히 줄일 것으로 추정되며 매우 비용-효과적인 것으로 분석됐다”라며 “사용하는 모수와 분석방법에 따라서 연구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며, 현재 C형간염 국가검진 비용-효과성의 타당성 분석 연구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또 학회는 이번 시범사업을 발판 삼아 더 많은 국민이 C형간염 검진을 받게 하고 최종적으로 국내에서 C형간염을 종식시킨다는 계획이다.

대한간학회 장재영 의료정책이사는 “1차 년도 사업 할 때 예산이 8억 5000만원이었고 이 안에서 최대 받을 수 있는 수검자가 6만 명 정도라고 봤는데 10만 명 넘게 의외로 많은 분이 검사를 받으셔서 예산이 10억 원 오버됐다. 이 때문에 질병청에서도 당황하고 학회도 당황했다”라며 “그러나 결국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고 그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산은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10만 명 정도가 검사를 받았으면 18억 원 정도가 필요한데 RNA 검사까지 하고 우편도 두 차례 발송해서 추가비용이 많이 늘어났다”라면서 “국가적인 시범사업의 경우 많은 예산을 투자해서 많은 사람이 수검을 받게 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간재단 서동진 이사장은 “이번 결과를 발판삼아 국가적 검진시스템을 갖춰 C형간염의 진단율과 치료율을 2030년까지 90% 이상으로 높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한국인 간질환 백서 개정판 발간

시범사업 결과 발표와 함께 지난 수십 년간 우리나라 간질환의 흐름을 정리하고 간질환 극복에 대한 비전이 담긴 ‘한국인 간질환 백서’ 개정판이 8년 만에 새롭게 발간돼 이에 대한 주요 내용 소개도 이뤄졌다.

간질환 백서는 학회 회원뿐만 아니라 간질환과 관련된 다양한 직종의 당사자들이 국내 간질환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지난 2013년 처음 발간됐다.

백서 안에는 급성 및 만성 간염, 알코올 관련 간질환, 지방간, 간경변증, 간암 및 간이식 등 간질환과 관련된 모든 질환이 개정돼 폭넓게 실렸다.

개정에 참여한 학회 장재영 정책이사는 “백서 개정을 막상 해보니까 중요한 일이었던 것 같다. 앞으로 백서는 조금 더 업데이트 될 때마다 개정에 나서면 정책적인 제안 등에 있어서 한 번씩 되돌아보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생각했다. 이한주 이사장님의 큰 결정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번 개정을 주도한 대한간학회 이한주 이사장은 “이번에 개정된 백서는 국내 의학자와 의료인들이 간질환 극복을 위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동참의 메시지”라며 “향후 국가적 간질환 관리정책의 지침이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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