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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고혈압 기준 ‘140/90’ 학계서 “양론”

‘예방의학차원에서 낮춰야’ vs. ‘득보다 실 많아’

통상적인 고혈압치료제 투여 기준인 140/90mmHg의 적합성 여부에 대해 국내 학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서구 선진국의 고혈압수준 변화와 관련해 한국인에 맞는 고혈압기준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과 기준치를 낮췄을 경우 그 효과에 대한 근거가 미약할 뿐만 아니라 득보단 실이 많다는 주장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는 것.
 
연세대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는 최근 대한고혈압학회 춘계학술 대회에서 현 고혈압수준 적합성 여부와 관련해 고혈압 기준을 현행 140/90보다 더 낮출 것을 제안했다.     
 
지 교수는 이는 “수축기혈압과 이완기혈압의 수준별 심·뇌혈관질환발생 위험도에 대한 연구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대상은 1992년부터 1995년까지 당시 공무원 및 사립학교 교직원 의료보험 가입자와 그 가족 중 한번이라도 건강검진을 받은 117만8138명(남자 80만4937명, 여자 37만3201명, 흡연력 및 음주력이 불분명하고 암치료와 심혈관질환 치료를 받았던 사람을 제외).
 
연구 내용을 살펴보면 수축기혈압과 이완기혈압을 1)100~119(수축기혈압) 혹은 70~79(이완기 혈압) 2)120~139 혹은 80~89구간 3)140~159 혹은 90~95구간 4)160 이상 혹은 100mmHg 이상 구간 등 4개의 군으로 나눠 분류한 뒤 각 구간에서 심·뇌혈관질환의 발생률 및 비교위험도, 기여위험도를 계산했다.
 
그 결과 120~139(수축기혈압) 혹은 80~89(이완기혈압) 구간이 유병률 40%로 가장 높게 나타나 예비고혈압 구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보다 낮은 구간 1)을 비교군으로 심·뇌혈관질환발생 위험도를 비교했을 때 예비고혈압군에서 발생률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심·뇌혈관질환발생의 기여위험도 역시 각 구간 중 2)구간이 13.2%로 가장 높았다.
 
지 교수는 “이는 비록 예비고혈압이 비교위험도는 낮지만 유병률이 매우 높아서 심·뇌혈관질환발생에 대한 기여도가 가장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 같은 연구결과가 주는 정책적 의미는 대단히 크다”고 강조했다.
 
지 교수에 따르면 140/90mmHg의 고혈압 환자의 위험도는 익히 잘 알려진 것이지만, 실제로는 예비고혈압군이 갖는 인구집단 기여위험도가 매우 크다는 것이며 이는 예비고혈압군의 예방 및 관리의 필요성을 암시한다는 것.
 
따라서 “예비고혈압군이 더 이상 고혈압군으로 발전되지 못하도록 관리를 하고, 예비고혈압군의 혈압수준을 120/80이하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고혈압예방정책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지 교수는 말했다.
 
무엇보다 지 교수는 “140/90의 고혈압환자를 치료하는 것 뿐만 아니라 예방의학적측면에서 예비고혈압을 예방·관리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판단, 이를 위해 현행 140/90의 고혈압 기준치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백상홍(순환기 내과) 교수는 최근 대한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관련 연구를 통해 현재 고혈압 투여 수준을 낮추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먼저 “고혈압 환자의 15% 미만이 자신의 혈압을 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더 낮은 목표기준혈압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기는 하지만 고혈압 기준치를 보다 강하게 통제할 경우 발생할 이익에 대한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백 교수는 “보다 강력한 항고혈압 조절과 관련된 비용추가와 증가가능성이 있는 부수 효과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임상학자들의 경우 <140mm Hg SBP 도달을 위한 시도를 하면서 엄청난 도전에 처하게 된다는 점도 고혈압 기준을 낮추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아울러 고혈압 기준을 낮게 조정할 경우 “아테롬성 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과 관련해 공존하는 위험 요인들을 정의하고 취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백 교수는 덧붙였다.
 
한편 고혈압의 기준과 관련, 대한고혈압학회는 2004년 12월 “*정상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20mmHg미만이고 확장기 혈압이 80mmHg 미만인 경우로,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40mmHg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80mmHg 미만인 경우로, *고혈압 전단계는 정상혈압과 고혈압의 사이”라는 내용의 국내 고혈압 진료지침을 마련한 바 있다.

 
관련기사: 우리나라 고혈압지침 새로 마련
 
최지현 기자(jhchoi@medifonews.com)
2006-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