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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대법 제정하고 의대정원 확대하라”

시민단체, 필수·공공의료 의사 부족 등 해소 위한 원내대표 면담 요구


의사 부족으로 인한 안타까운 죽음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지에 대한 비판과 함께 공공의대 설립 및 의대정원 확대를 통해 의사를 늘려야 한다는 외침이 쏟아졌다.

12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국회 앞에서 ▲‘공공의과대학 설립법’ 제정 ▲‘지역의사법’ 제정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을 촉구했다.

신현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중앙위 부의장
▲ 신현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중앙위 부의장
이날 신현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중앙위 부의장은 현재 우리 의사 부족은 지방과 군대, 교도소, 사회적 약자들이 살아가고 있는 지역에 의사들이 없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으며, 공공의료가 붕괴되고 있음을 호소했다.

또 현재의 의대 정원을 2배로 늘린다고 하더라도 OECD 평균에 쫓아가려면 50년 걸린다는 보고가 있음을 전하는 한편, 다른 분야는 OECD를 흉내를 내거나 비교하면서 유독 의사를 비롯한 의사인력 부분에서는 OECD 평균을 무시하고 있는 것에 대해 비판했다.

특히 신 부의장은 의사인력 문제를 사법부의 판사인력에 빗대어 설명하며,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의사 부족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를 강조했다.

신 부의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사법부가 판사 1인당 약 500건 정도 1년의 배당을 받고 있는데, 연간 500건은 하루에 2건 이상 판결문을 써야만 가능한 수치”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 의사 정원은 16만명 정도이나 연간 우리나라 진료 건수 심사 건수는 약 16억 회로 의사들이 매일 진료하더라도 일 30여 명의 환자를 진료해야 하며, 현실적으로 90%의 의사들이 240일 정도 진료를 본다고 가정할 경우에는 의사 1명당 60명 정도를 맡아야 가능한 수치임을 설명했다.

이를 근거로 신 부의장은 “현실적으로 의사 1명당 50~60여 명의 환자를 진료한다면 얼마나 성실하게 환자를 진료할 수 있을지 의문”이며, “의사 편중도 심각해 지방의 공공병원은 물론, 일반 병원도 의사가 없어 폐원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하루 빨리 공공의대 정원 확대 등을 통해 의사가 없어 죽어가는 현실을 해결해야 한다”라고 심각성을 전달했다.

김옥란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정책국장
▲ 김옥란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정책국장
김옥란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정책국장은 ‘필수의료 국가책임제’를 제시한 윤석열 정부에게 공공의료와 필수의료를 재건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과 비판을 제기했다.

김 국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은 공공의료체계의 부실성과 의료인력 부족 문제를 수면 위로 드러내기에 충분했으며, 해당 문제들은 의료체계의 고질적인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한 의사들의 의료정책 철회 요구·집단 진료 거부 등의 집단 반발 행동 등에 의해 국민들을 위협 속에 가두어 버린 것도 모자라 수도권 의사 쏠림과 공공의료 인프라 부족으로 이어지게 만들었다”라고 전했다.

또한, 진료보조인력(PA) 불법 운영과 의사 근무 여건 악화는 예견된 일이었음을 밝히며, 김 국장은 “의료계의 악화를 목격하면서도 의료 공급 체계의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외면하는 것은 국민을 저버리고 인간의 존엄성을 경시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지금이라도 의대 정원 확대 등을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강주성 간호와 돌봄 시민행동 대표
▲ 강주성 간호와 돌봄 시민행동 대표
강주성 간호와 돌봄 시민행동 대표는 의사가 부족한 현장에서 환자들이 처한 현실을 호소하며, 공공의대 설립 등을 통한 의사 증원을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강 대표는 간호사가 환자 바이탈 체크라도 하면은 의사들이 불법을 운운하는데, 불법이면 병원·의사들이 시키지 않으면 될 일임에도 불구하고 시킬 거 다 시켜놓고 나중에 사고가 나면 간호사 등에게 뒤집어씌우고 있으며, 이를 해결할 대안도 이야기하지 않는 이중적인 태도에 대해 비판했다.

또 한 의료기관에서는 의사가 없어 연봉 3억5000만원에 계약직으로 83세의 의사를 영상의학과 교수로 채용한 사례를 언급하면서 이러한 상황이면 의사를 수입하는 것이 맞는 일이 아니냐고 분노했다.

무엇보다 강 대표는 “더 이상 병원 안에서 쓰러져도 살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라면서 “이제는 공공의대 설립 및 관련 법 제·개정을 통해 의사들의 밥그릇을 깨뜨려서라도 의사 확충을 통해 공공의료와 필수의료 등의 보건의료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라고 맹렬히 투쟁의 의지를 불태웠다.

나순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위원장
▲ 나순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위원장
마지막으로 나순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최근에 발표한 실태조사를 근거로 사립대병원과 국립대병원 등 대학병원에서도 의사들이 부족한 상황이며, 지역 책임의료기관인 지방의료원과 보건소까지 의사 부족으로 인해 필수의료 기능조차 수행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강조했다.

특히 의료계에서는 얼마 안 있으면 냉장 수술조차도 수술을 받지 못해서 사망에 이를 것이라는 이런 자조 섞인 얘기까지 나오고 있으며, 의사 부족으로 인해 PA 간호사들이 의사들의 의료행위들을 대신하는 등 불법이 의료기관에 난무하는 상황들이 펼쳐지고 있음을 호소했다.

이어 “의사 인력 확충 없이는 그 어떠한 공공의료 확충 및 지역 의료 격차 해소, 환자 안전 향상 등은 더 이상 진전이 불가능하다”라며 “더 이상 이 문제를 복지부와 의협 간에 협상 대상으로만 보아서는 안 되며, ”9·2 노정 합의에 따라 직종협회와 환자단체, 노동시민단체, 지방정부 등 여러 사회단체들이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를 즉각 추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