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울증 초기 치료에 매우 중요한 재방문율과 초기평가·재평가 등 평가시행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우울증 초기 진료 질 향상과 대국민 홍보·안내 등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1차 우울증 외래 적정성 평가’ 결과를 심사평가원 누리집을 통해 공개했다.
이번 평가는 우울증 유병률이 7.7%로 높고, 사회적 편견 및 적절한 조기 치료 부족 등으로 인해 자살 등의 정신보건 문제가 지속되면서 우울증 환자의 의료서비스 접근성과 질 향상에 대한 사회적·정책적 요구가 증대됨에 따라 우울증 환자의 의료 접근성·치료 지속성을 높이고, 객관적인 평가척도를 활용한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시행됐다.
평가는 2021년 1~6월 동안 이뤄진 총 4224기관을 방문한 만 18세 이상 우울증 외래 신규 환자(건강보험, 의료급여, 보훈) 외래 진료분 48만3078건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평가지표는 총 4개로 ▲치료지속성을 평가하는 ‘첫 방문 후 3주 이내 재방문율’과 ‘첫 방문 후 8주 이내 3회 이상 방문율’ ▲근거기반 환자평가 및 치료계획을 평가하는 ‘우울증상 초기평가 시행률’과 ‘우울증상 재평가 시행률’ 등으로 구성됐다.
모니터링 지표로는 치료지속성을 평가하는 ▲항우울제 84일 이상 처방 지속률 ▲항우울제 180일 이상 처방 지속률 등 총 2개다.
평가결과, 우울증 외래 적정성 종합점수는 평균 43.2점을 기록했으며, 의료기관 종별로는 상급종합병원 64.0점, 종합병원 42.9점, 병원 31.4점, 요양병원 30.6점, 정신병원 48.6점, 의원 43.9점으로 전반적으로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평가항목별로 살펴보면, 첫 방문 후 3주 이내 재방문율은 39.4%로 10명 중 약 4명, 첫 방문 후 8주 이내 3회 이상 방문율은 21.5%로 10명 중 약 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 종별로 첫 방문 후 3주 이내 재방문율·8주 이내 3회 이상 방문율 지표 평가결과를 살펴보면, 의료접근성이 용이한 의원에서 높게 나타났는데, 종합병원 이상은 내원주기가 긴 대형병원의 진료환경 영향으로 결과가 낮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울증상 초기평가 시행률은 전체 환자의 31.4%이며, 이중 재평가를 시행한 환자는 22.6%으로 분석됐다.
의료기관별로 살펴보면, 우울증상 초기평가·재평가 시행률 모두 의료기관별 편차가 크게 나타났는데, 이 중 초기평가를 시행한 기관은 전체 4224개 기관 중 1799개 기관(42.6%)로 낮았다.
더불어 심평원은 국민과 의료기관이 이해하기 쉽게 평가결과를 1~5등급으로 구분해 공개했다.
1등급을 받은 의료기관은 총 651개 기관으로 전체 의료기관 중 15.4% 만이 1등급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5등급을 받은 의료기관은 710개소로 전체의 16.8%가 5등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의원이 589개 기관으로 가장 많았으며, 종합병원 30개소(4.6%), 상급종합병원 18개소(2.8%), 정신병원 12개소(1.8%), 병원 2개소(0.3%) 순으로 집계됐다. 요양병원 중 1등급을 받은 의료기관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병원급 이상(정신병원 미포함)의 의료기관 중 1등급을 받은 의료기관의 지역별 분포를 살펴보면, 우선 서울 지역에서는 상급종합병원 7곳, 종합병원 10곳, 병원 1곳 등 총 18개 의료기관이 ‘우울증 외래 적정성’ 1등급을 획득했다.
이어서 인천에서는 상급종합병원 3곳과 종합병원 2곳 등 총 5개 의료기관이, 경기도에서는 상급종합병원 3곳과 종합병원 8곳 등 총 11개 의료기관이 각각 ‘우울증 외래 적정성’ 1등급을 받았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계명대 동산병원이 상급종합병원 중 유일하게 ‘우울증 외래 적정성’ 1등급을 받았으며, ▲종합병원으로는 동국대 경주병원과 순천향대 구미병원 등이 ‘우울증 외래 적정성’ 1등급 기준을 충족했다.
부산·경남 지역에서는 동아대병원이 상급종합병원 중 유일하게 ‘우울증 외래 적정성’ 1등급 의료기관 타이틀을 거뭐졌으며, ▲종합병원으로는 동남권원자력의학원과 인제대 부산성모병원, 창원경상국립대병원 등이 ‘우울증 외래 적정성’ 1등급 의료기관으로 평가됐다.
충청권(충북·충남·대전)에서는 상급종합병원으로는 단국대병원과 순천향대 천안병원이, 종합병원으로는 아산충무병원과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대전을지대병원 등 3곳이, 병원으로는 호암병원이 ‘우울증 외래 적정성’ 1등급을 획득했다.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광주에 위차한 전남대병원(상급종합병원)과 신가병원(종합병원) 등 2곳 만이 ‘우울증 외래 적정성’ 1등급을 획득했으며, 전북과 제주, 강원, 울산에서는 ‘우울증 외래 적정성’ 1등급을 획득한 의료기관 중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과별로 살펴보면, 1등급 의원의 진료과 대부분은 정신건강의학과이며, 일부 신경과 등도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정부는 내과 등 비정신과 전문의에 대해 교육, 홍보 등으로 우울증 환자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 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우울증 초기 치료는 지속적인 재방문, 평가척도를 활용한 치료계획 및 재평가가 매우 중요하므로, 심평원은 가까운 의원급 우수기관을 자주 방문할 수 있도록 요양기관 및 대국민 홍보 안내를 수행할 예정이다.
정영애 평가실장은 “국민들이 우울증상 초기에 가까운 우수병원을 방문해 지속적으로 치료받는데 도움이 되도록 이번 평가결과를 공개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평가는 우울증 진료에 있어서 기본적인 내용을 담았으며, 아직은 첫 평가로 결과가 다소 낮게 나온 측면이 있다”라면서 “심평원은 2차 평가를 2023년 1월부터 수행할 예정이며, 이후 평가를 진행하면서 결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요소가 있는지 보완해 나감과 동시에 질 향상 활동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