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무좀도 함께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피부과가 아닌 다른 과에서도 무좀클리닉을 개설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최근 무더위와 함께 무좀환자가 늘자 피부과가 아닌 정형외과나 신경외과 등에서도 무좀환자를 보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무좀은 진균(곰팡이)에 의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피부진균증으로서 곰팡이가 사람 몸에 피면 피부진균증(또는 백선), 발에 곰팡이가 피면 무좀이라고 일컫는다.
무좀환자는 국내 전체 인구의 10%로 추정될 정도로 매우 흔한 피부 질병이며 특히 20~40대에 가장 많이 발병한다.
차앤박피부과(신촌)의 한 관계자는 “하루 내원환자가 100~150명 정도이며 이 중 무좀으로 내원하는 환자는 대략 10명 정도”라고 전했다.
또 동대문구에 위치한 한 중소병원 무좀클리닉도 “요즘 같은 때는 꾸준히 5~6명 정도 무좀 때문에 내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피부과가 아닌 곳에서 무좀치료를 받을 경우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 피부과 관계자는 “무좀치료는 특별한 비급여 항목은 없어도 수익에는 꽤 도움이 되기 때문에 다른 과에서도 놓치기 싫어하는 것 같다”고 전하고 “또 다른 과에서 무좀 치료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한피부과개원의협의회 김조용 홍보이사(고운세상피부과)는 “농포성 건선이나 수장족저농포증, 아토피성 수족부 습진 등은 무좀과 쉽게 혼동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정확한 진단은 피부과전문의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무좀이 아닌 경우 무좀약을 쓰면 무좀만 더 악화되며 만성이 돼 약을 오래 복용하게 되면 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무좀약은 고가약이 많은데 잘못된 치료를 오래 받게 되면 이는 개인적으로, 또 국가적으로도 의료비의 낭비만 불러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와 함께 일부 병원에서 무좀치료에 효과가 있다며 풋 케어라는 명목으로 각질제거 등을 실시하는 사례에 대해 “무좀치료와 전혀 상관없는 이런 비급여 항목을 만들어내는 병원들은 도덕적으로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는 “무좀 환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데 무좀치료는 2차 감염 등의 우려가 있으므로 조기치료가 중요하며 무엇보다 피부과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우선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