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노사가 보건복지부 이관에 이어 ‘EMR 외주운영’을 놓고 또 한번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대병원은 2004년부터 EMR(전자의무기록)을 도입, 의료정보업체인 이지케어텍에 위탁 운영해오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대병원 노조는 당시부터 공공병원으로서의 서울대병원과 EMR 외주 운영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해 왔다.
올해 노사 협상에서도 의료공공성이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는 만큼 EMR 운영 문제 역시 피해 갈 수 없는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노조에 따르면 국립대병원 가운데 현재까지 전산업체를 외주에 주고 있는 병원은 서울대병원이 유일하다.
노조측은 “만일 작동이 안 되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 환자는 물론 진료자체가 속수무책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측은 외주를 고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이 같은 병원측의 입장에는 핵심 경영진이 사업을 직접 추진한 연유로 객관적인 비교 평가를 할 수 없는 형편이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즉 자신들이 벌인 일을 거두기 보다는 그대로 끌고 가고자 외주라는 지금의 입장 고수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노조측은 “환자들의 정보가 보험회사 등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여느 정보와는 차원이 다른 매우 심각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병원측은 정확한 운영 현황은 공개하지 않은 채 나름대로 안전 장치가 있으니 걱정할 것 없다라고만 응답할 뿐”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서울대병원의 핵심 역량은 진료이지 전산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관계자는 “정보관리와 진료를 철저히 이원화해서 운영했기 때문에 서울대병원이 오늘과 같은 명성을 쌓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환자 정보 유출 위험에 대해서도 “책임은 병원이 지는 것이지 외부 업체가 지는 것만은 아니다”라며 “업체로부터 운영상황을 수시로 보고 받고 있으며, 문제점이 발견되면 병원측에서 지적하는 등 모니터링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대병원으로서 환자 정보와 관계된 부분을 외부에 맡기는 것이 공공성에 위배되는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은행 같은 기관에서 전산업무를 직접 운영하고 있느냐”고 반문하며 “공공성과 결부시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병원계의 EMR 도입이 주로 외부업체를 통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EMR 운영에 관한 서울대병원 노사간의 입장대립이 병원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지현 기자(jhchoi@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