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는 큰 대로변, 가정의학과 소아과는 유치원 밀집 지역, 피부과·성형외과는 강남, 산부인과는 출산율 높은 비강남권 및 윤락촌에 들어서야 잘된다”
개원 입지와 관련, 관계자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개원 명당’에 관한 속설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속설들이 이젠 옛말이 되고 있으며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잘 나가는 입지에 개원하는 것 보다는 경영마인드, 즉 공격적인 홍보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제기됐다.
병의원 개원 컨설팅 업체인 오픈닥터스 관계자는 “선호하는 입지가 따로 있지 않다”며 “예전처럼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병원 비밀집 지역이나 인구 밀집 지역에 개원하면 잘 된다는 예전의 상식은 이젠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급여 과목인 경우 지리적인 측면이, 비급여는 경쟁 병원 등 공급상황이 중요하다고 보지만, 이도 단순하게 볼 것이 아니라고 관계자는 지적했다.
급여, 비급여 및 진료과에서 더 나아가 구체적인 아이템을 확실히 정해야 그에 따른 입지선정 작업을 들어갈 수 있다는 것.
가령 피부과의 경우, 단순한 피부과 개원이 아닌 ‘소아 아토피’ 등 구체적인 진료 아이템을 정한다면 피부과라도 소아인구가 많은 곳이 유리할 것이라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개원문의도 “예전엔 비급여 과목이 많았지만, 요즘은 급여·비급여 구별없이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개원정보 114 관계자는 “황금 입지로 알려진 강남, 압구정 등에 개원하더라도 자본과 실력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실패하기가 쉽상”이라고 말했다.
피부, 성형외과는 무조건 강남 지역이 최고라고 알고 있지만, 최근 개원추세는 공동개원이 많아, 단독 개원의들은 아무래도 자본력이나 기술력에서 딸릴 수 밖에 없다는 것.
특히 이들 공동개원 병원들은 2000만원이 넘는 홍보비용을 들이면서 공격적인 병원 홍보에 공을 들이기 때문에 단순히 유리한 입지에 개원했다는 것만으로는 성공하기가 힘들다는 평가다.
관계자는 “강남권이라도 성공하는 병원은 절반 정도”라며 “자본력과 기술력에 밀려 도태되는데는 신규 개원 여부도 전혀 상관이 없다”고 전했다.
나아가 “도태된 병원들은 병원 문을 닫지 않는 이상 강남, 압구정 개원 경력을 인지도 삼아 광역시 단위의 지방에서 재개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성공률이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최후엔 개원을 포기하고 페이 닥터로 취업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개원 입지 선정이 이전 보다 훨씬 까다로워지고 리스크도 큰 만큼 개원에 대한 보다 면밀하고 철저한 의료인들의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여진다.
최지현 기자(jhchoi@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