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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기본의학교육평가, 연내도입 ‘불투명’

기술완비 불구 참여저조로 지연…17개 의대만 참여

획기적인 선진형 의대생 평가체계 개발로 기대를 모아온 기본의학교육평가가 올 9~10월 첫 시행될 것이라는 기존 전망과 달리 의대들의 갑작스런 참여율 저조와 반론 등으로 시기가 다소 늦춰져 연내 도입이 불투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산하 기본의학교육평가사업단 이무상 단장은 “개발에 착수했으나 현재 각 의과대학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사업추진이 일정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이는 거의 모든 의대들이 평가체계 개발에 나서기로 했던 초기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기본의학교육평가사업단 발족 직후 전국 41개 의과대학 중 39개 대학이 참여의사를 밝힐 정도로 평가사업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기술적 부분에 대한 개발을 추진한 결과 원래 계획했던 지필검사 방식(PBT)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다음 단계인 컴퓨터화검사(CBT)부터 도입할 수 있도록 일정을 대폭 앞당겼던 상태였다.
 
따라서 기본의학교육평가의 궁극적 형태인 컴퓨터적응검사(CAT)의 도입도 앞당겨질 것으로 관심을 모아왔다.
 
그러나 각 의대들이 부담해야 할 개발비 내역이 구체화되자 참여를 희망했던 의대들이 ‘입장보류’ 또는 ‘불참’으로 돌연 입장을 바꿨으며, 특히 기본의학교육평가를 두고 도입목적에 대한 의문 등 반론이 제기됐던 것.
 
이에 따라 참여의사를 밝혔던 의대는 39개에서 현재 17개 의대로 반 이상 감소했으며, 3개 의대는 ‘불참’, 3개 의대는 ‘보류’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한 나머지 18개 의대들은 참여의사를 확인하는 공문에 대해 아직 회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현재 개발비 부담을 전제로 참여의사를 밝힌 대학은 건국의대, 경북의대, 경희의대, 계명의대, 고려의대, 고신의대, 관동의대, 단국의대, 동국의대, 동아의대, 순천향의대, 울산의대, 원광의대, 중앙의대, 충북의대, 포천중문의대, 한림의대, 고신의대, 관동의대 등 17개 학교이며, 부산의대, 전북의대, 조선의대는 의사보류 입장을, 성균관의대, 서남의대, 을지의대는 불참의사를 밝히고 있다.
 
또한 임상, 기초 각 500문항씩 기출문제를 받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한 곳만이 제출을 완료한 상태다.
 
이 같은 결과는 28일 개최된 제8차 기본의학교육평가위원회 회의에서도 보고됐다.
 
이날 회의에서 위원회는 사업참여를 확인한 17개 의대를 대상으로 진행계획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이번 평가사업에 대해 의과대학들이 *1000만원 사업 분담금 외 5만원의 추가응시료에 대한 부담 *자율참여라는 의도와 별도의 불이익에 대한 우려 *추후 국시의 기초과목 포함에 대한 대비 *통합교육에 역행하는 평가방법 *예산책정의 어려움 등의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기본의학교육평가사업에 대해 의대들이 각종 우려를 거론하며 반론을 제기하고 있는 것.
 이와 관련 이무상 단장은 “이사회의 의사결정을 거쳐 기본의학교육평가사업단이 구성되고 평가체계 개발에 나선 것인데 의대들이 개발 목적을 곡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강조하고 “특히 한국의과대학장협의회에서 세력다툼 이미지를 풍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의대학장협의 구체적인 반응을 묻는 질문에는 “왜 기본의학교육평가사업을 의평원에서 하느냐 말이 많다”고 언급하고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일각에서는 기본의학교육평가사업을 의평원에서 진행하는 것을 두고 현재 컨소시엄 형태로 개발중인 평가체계에 불참한 대학들의 경우 불이익을 받게 되거나 이번 평가가 의사국시에 포함될 경우 어떤 형태로든 의대들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고 실기시험센터 선정권에도 작용할 수 있어 당초 ‘의학교육의 질 향상’이라는 당초 취지가 변질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 바 있다.
 
즉, 평가체계가 향후 의평원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도구로 작용할 수 있는 데 대한 우려가 의대들의 참여 여부 결정에 작용하고 있다는 것.
 
실제 기본의학교육평가사업에 ‘불참’ 의사를 밝힌 한 대학의 경우 “대부분 의대교수들은 이번 평가사업에 대해 의평원이 나중에 변질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의평원이 현재 힘은 없지만 나중에 이번 사업을 계기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우려를 밝힌 바 있어 현재 이번 평가 도입을 지연시키고 있는 요인이 의평원과 의대들간의 신경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와는 대조적으로 기술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기본의학교육평가사업단 안덕선 간사(고려의대 교수)는 “8차 회의에서 CBT 프로그램을 시연해본 결과 프로그램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며 “앞으로 이에 조금 더 보완할 예정이며 지금으로도 기술적 요소는 모두 갖췄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번에 선보인 프로그램은 허선 교수가 선보인 한림의대의 프로그램으로 현재 Flash animation CBT를 완성해 Internet-based CBT로 사용하는 데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현재 문항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웹에서 바로 고전검사이론 및 문항반응이론에 따른 문항분석을 마치는 작업을 추가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새로운 학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향후 기본의학교육평가의 표준화 프로그램 모델로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 교수는 “한림의대의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보완해야 할 사항을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고 향후 도입시기에 대해서는 “원하는 대학이 있다면 올해 안에 실시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 올해 9~10월 경 처음 시행할 것이라는 앞선 계획보다는 조금 늦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평가체계를 선도할 의학교육 평가체계 개발’이라는 목적을 갖고 야심차게 출발한 기본의학교육평가 개발이 순조로운 기술개발에도 불구하고 의대들의 반론으로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어떻게 의대들로부터 공감대를 형성하고, 당초 일정대로 조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류장훈 기자(ppvge@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