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으로 배출되는 전문간호사 등이 소위 비인기과의 수술 보조 인력으로서 투입되는 것에 대해 관계자들은 ‘우려 반 기대 반’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흉부외과, 심장외과, 외과 등 소위 기피과에 지원하려는 전공의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간호사가 이들 과에 어떤 역할을 해 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
서울백병원 외과 관계자는 “우리 병원 외과의 경우 딱히 인력이 부족하지 않아 전문간호사(경험이 풍부한 숙련 간호사)를 쓰고 있지 않지만, 다른 병원이나 흉부외과의 경우에는 전문간호사를 많이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당장 쓰지 않아도 수술에 대한 인력 수급이 원할 하지 않기 때문에 전문간호사의 필요성은 매우 높다”고 밝혔다.
가톨릭 강남성모병원 흉부외과 관계자는 “함께 일하던 전문간호사가 최근 일이 힘들어서 나갔다”며 “전문간호사를 보충하려 해도 업무 강도가 높아서 영입이 쉽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병원차원에서 전문간호사의 처우나, 업무환경 등을 개선해 주면 전공의가 없는 비인기학과의 인력 부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해 여건만 되면 전문간호사를 적극적으로 영입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흉부외과 관계자는 “생각보다 인력이 크게 모자라지 않아 전문간호사를 쓰고 있진 않다”며 “인력이 부족하다 해도 전문간호사를 무조건 쓸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인력이 정 부족하면 숙련업무 정도는 넘길 수 있지만, 의료 질 저하는 감수해야 된다는 것.
세브란스 흉부외과 과장 역시 “잠을 덜 자더라도 우리가 직접 할 것”이라는 말로 전문간호사 영입에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응급실 처치 시 전문간호사에게 맡겼다가 문제가 발생해서 고생한 적이 있다. 환자와 보호자 수준이 너무 높아져서 의사들도 잘 믿지 않는데 간호사를 믿겠냐”며 “도움 받으려다가 더 큰 피해가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수술실에서 레지던트와의 마찰도 많을 뿐더러 문제가 발생할 시 법적인 책임 소재나 한계 등이 불분명해 단순히 인력이 부족하다고 쉽게 전문간호사를 영입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된다”며 “힘들어도 견딜 수 있을 때까지 견뎌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간호사 영입을 적극 찬성한다고는 해도 당장 이들에 대한 처우나 업무 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실정이며, 반대로 영입을 최대한 미룬다고 해도 비인기과의 인력난으로 인해 실질적인 필요성은 존재하므로, 전문간호사가 과연 이들 논란의 한 가운데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지현 기자(jhchoi@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