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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산부인과 간판 ‘女醫’ 표시에 男醫 불만

“방송 직격탄도 억울한데 내부 갈등까지…씁쓸”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산부인과가 최근 공중파 방송에서 미용성형의 대표적인 비전문과로 매도된 데 이어 여의사와 남자의사 간의 마찰로 또 한 번 진통을 겪고 있다.
 
산부인과를 운영하는 일부 남성 개원의들에 따르면 산부인과 여의사들이 병원 간판에 ‘여의사’라는 표시로 여자 환자들을 노골적으로 유인한다는 것.
 
실제로 모 포털 사이트에 산부인과를 검색할 경우, 스폰서 링크가 돼 있는 거의 모든 산부인과 병원에 ‘여의사가 진료한다’는 문구가 표시돼 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의 한 임원은 “실제로 ‘여의사’가 부각될 경우 효과가 있다”며 “회원 게시판에서도 그런 얘기들이 오가긴 한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안 그래도 공중파 방송에서 미용성형 시술 관련 내용이 보도되면서 산부인과가 쑥대밭이 됐는데, 이 같은 내부 마찰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뜩이나 환자도 없는데 같은 동료끼리 불미스런 얘기를 거론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이는 결국 의료제도 자체의 문제”라고 성토했다.
 
즉 사회전반적인 저출산 현상을 비롯해 타과에 비해 낮은 수가, 제한된 진료 항목 등이 산부인과를 어렵게 하는 근본적인 원인이며, 여자의사와 남자의사간의 문제 역시 그로 인해 파생됐다는 것.
 
산부인과의사회의 또 다른 임원 역시 “여의사 표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불만은 있지만 여자를 여자라고 하는데 어쩌겠냐”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어차피 여자라고 따로 표시하지 않아도 이름에서 표시가 난다”며 “우리 병원도 병원이름을 보고 여자의사가 진료하는 곳인 줄 알고 왔다가 그냥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 여자 산부인과 개원의는 “환자들이 여의사를 선호하는 것일 뿐이며, 무엇보다 간판에 여의사라고 표기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말해, 여의사들이 노골적으로 ‘여자’라는 점을 이용하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같은 여자라서 덜 조심스럽게 대한다고 오히려 남자의사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며 “여자의사라서 찾아왔다는 소리가 그렇게 달갑지 만은 않다”고 전했다.
 
이는 “의료적인 전문성이 아닌 단지 ‘여자’의사라서 온다는 의미로 들리며, 여자의사에 대한 또 다른 역차별일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와 같이, ‘남녀의사’라는 논란과 관련, 산부인과의료계에서는 한결같이 산부인과의 어려운 현실 때문에 이로 인해 내부갈등까지 불거져 나오는 것에 대해 씁쓸해 하는 분위기다.

 
최지현 기자(jhchoi@medifonews.com)